기자명 고종관 기자
  • 입력 2021.04.20 16:35

서울성모병원 장기육 교수팀, 비침습측정으로 위험도·비용·시간 크게 줄여

(왼쪽부터) 장기육, 황병희, 이관영 교수
(왼쪽부터) 장기육, 황병희, 이관영 교수

[뉴스웍스=고종관 기자] 협심증이나 심근경색 같은 심장질환의 중증도를 영상과 혈류를 분석해 치료가이드를 제시하는 새로운 검사법이 개발됐다. 혈관 속에 철선을 넣는 기존 검사방식의 위험도와 비용을 크게 줄일 수 있어 주목된다. 

서울성모병원 심뇌혈관병원 장기육·황병희·이관영 교수팀(순환기내과)은 자신들이 개발한 비침습측정기법(Quantitative Flow Ratio, QFR)의 유용성을 확인하기 위해 실제 환자 915명을 대상으로 기존의 관상동맥내 압력측정술(Fractional Flow Ratio, FFR)과 비교·분석한 결과, QFR 예측값이 실제 FFR결과값에 근접해 진단가치를 입증했다고 20일 밝혔다.

QFR 측정법은 관상동맥조영술 영상을 기반으로 혈관의 협착정도 및 혈류 저하를 정량화해 예측하는 프로그램이다. 서로 다른 각도의 조영술 영상을 바탕으로 혈관을 3D로 재구성해 협착 전후의 압력비를 컴퓨터 수식 계산으로 분석한다. 따라서 기존의 압력철선을 관상동맥에 집어넣거나 추가적인 약제를 사용할 필요가 없다.

연구팀은 2012년부터 2017년까지 협심증 및 심근경색으로 진단받은 환자 915명(혈관수 1077개)을 대상으로 관상동맥 스텐트삽입술 시행 여부의 기준(FFR≤0.8)이 되는 환자군의 QFR 정확도를 평가했다.

그 결과, 협심증 그룹은 95.98%, 심근경색 그룹은 92.42%로 진단 정확도를 보였다. 다만 심근경색 그룹 중 경계선 FFR 구역(0.75<FFR≤0.85)의 정확도는 83.93%수준에 머물렀다.

연구팀은 “임상에서 FFR 검사결과는 환자의 여러 조건(기저질환, 심장의 미세혈관 저항, 심근경색 여부, 측정장비 등)에 따라 약간씩 달라질 수 있다”며 “따라서 경계선 FFR 구역결과 해석에는 임상의사의 판단이 필수적”이라고 설명했다.

관상동맥 스텐트삽입술은 관처럼 생긴 스텐트로 막힌 혈관을 넓혀주는 시술이다. 이때 시술전 혈관의 협착 정도를 파악하는 진단 과정이 필수다. 기존에는 이 같은 판단을 위해 압력 철선을 삽입해 막힌 혈관 전후의 압력을 쟀다. 이른바 관상동맥내 압력측정술(FFR)이다. 하지만 철선을 넣는 시술의 복잡성과 이때 사용하는 약물의 위험성, 그리고 비용 등으로 지금까지 대중화하는데 어려움을 겪고 있다.

반면 QFR 측정법은 환자의 시술부담과 약물 부작용을 줄일 수 있는데다 컴퓨터 계산으로 4~7분 만에 FFR값을 예측해 시간을 다투는 관상동맥질환자들에게 매우 유용할 것으로 기대된다.

이번 연구 결과는 네이처 자매지인 ‘Scientific Reports’ 2월 4일자로 온라인판에 게재됐다.

한편 장기육 교수팀은 지난 2월 인공지능 학습모델 기반의 심혈관질환 진단기술을 제이엘케이(JLK)와 공동으로 개발해 특허를 등록했다. 관상동맥조영술 영상을 활용해 컴퓨터 시뮬레이션으로 혈류를 분석, 관상동맥 협착 정도와 심근허혈 여부, 추후 진행 위험도 등 종합정보를 제공하는 AI 기술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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