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자명 문병도 기자
  • 입력 2021.04.22 12:50
 압전 센서와 액추에이터 (사진제공=ETRI)

[뉴스웍스=문병도 기자] 한국전자통신연구원(ETRI)이 원격에서 물체를 만져보고 느껴볼 수 있는 촉감 기술을 개발했다. 

연구진은 텔레햅틱 기술을 사용해 최대 15미터 원격에서도 금속이나 플라스틱, 고무와 같은 촉질감을 느끼는 기술개발에 성공했다. 

멀리 떨어진 곳에서도 긁었을 때 상대방이 금방 재질이 단단한지, 거친지, 부드러운지 느낄 수 있게 되었다는 뜻이다.

연구진은 한국에 있는 애완견을 미국에서 쓰다듬으며 털의 부드러움까지 느낄 수 있는 기술개발에 도전한다.

원격에서 사물의 촉질감을 느끼려면 센서, 액추에이터, 통신, 구동 드라이버가 필요하다. 

연구진은 실험실 수준에서 블루투스 통신을 사용했고 획득 및 재현된 신호가 약 97% 일치했다. 데이터 신호의 전달과정에서 지연이 거의 없어 실시간으로 감각을 느낄 수 있다. 

ETRI 연구진은 촉감까지 주고받는 촉각 커뮤니케이션을 구현, 센서로는 촉각 정보를 수집하고 액추에이터는 수집된 정보를 동일한 감각으로 복제·재현해낸다.

압전 액추에이터의 빠른 응답성과 높은 출력, 변위 특성은 촉감을 생생하게 재현하도록 만드는 최대 요소이다.

연구진은 약 30 마이크로미터(㎛) 두께의 압전복합체 센서를 유연 기판 위에 인쇄 형성해 최대 13채널까지 패터닝한 압전센서를 만들었고, 최소 1㎜ 사이즈의 다양한 압전 액추에이터를 어레이로 제작하여 센서에서 수집된 촉질감 데이터를 그대로 재현했다. 

연구진은 'E T R I'라는 글자를 모스 부호로 전달하여 원격으로 메시지를 전달하는 시연도 성공했다. 

압전소재 특성상 저전력으로도 사람이 인지하지 못할 만큼 빠르게 반응하며 구부리거나 누르면 전하가 발생해 전원이 없어도 100 볼트 이상의 순간전압을 생산할 수 있다는 장점도 있다.

김혜진 지능형센서연구실장은 "가상·증강현실용 텔레햅틱 기술은 매장을 방문하지 않고도 제품의 질감을 느낄 수 있다"라며 "자동차나 장애인의 재활, 메타버스 등에 활용될 수 있도록 기술고도화에 노력하겠다"라고 말했다. 

과학기술정보통신부 '고압전성 복합소재 및 초저전력 적층형 압전 센서·액추에이터 복합모듈 기술 개발'로 수행되고 ETRI 주관으로 양태헌 국립한국교통대학교 교수와 김진용 텍사스주립대학교 교수팀의 공동 연구로 진행한 이번 연구결과는 어드밴스드 펑셔널 머티리얼즈에 지난달 게재됐다. 

김윤정(왼쪽) 연구원과 진한빛 연구원이 센서를 이용해 촉질감 감지 실험을 수행하고 있다. (사진제공=ETRI)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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