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자명 윤현성 기자
  • 입력 2021.04.28 13:53

"그들의 불행은 개인적 불운 아닌 법률상 구제돼야 할 사법적 부정의일 수 있어"

천대엽 대법관 후보자가 28일 열린 인사청문회에서 인사말을 하고 있다. (사진=MBC뉴스 캡처)
천대엽 대법관 후보자가 28일 열린 인사청문회에서 인사말을 하고 있다. (사진=MBC뉴스 캡처)

[뉴스웍스=윤현성 기자] 천대엽(57·사법연수원 21기) 대법관 후보자가 사회적 약자와 소수자를 위한 사법부의 역할을 강조했다.

천 후보자는 28일 국회에서 열린 인사청문회 인사말을 통해 "다수의 부당한 편견으로부터 고통받고 법원 외에 의지할 곳 없는 사회적 약자와 소수자의 피난처인 사법부의 역할도 잊지 않겠다"고 밝혔다.

그는 "어떤 경우에도 형평의 저울이 기울어지는 일 없이, 공정한 절차를 통해 올바른 시대정신과 공동체의 가치가 구현될 수 있도록 미력을 다하겠다"며 "개인의 작은 삶이야말로 국가가 보호해야 할 가치로운 부분"이라고 역설했다.

그러면서 "일선 법원에서 재판할 때나 대법원에서 재판 연구관으로 근무할 때나 작은 사건이라도 이웃인 당사자에게는 삶의 전부일 수 있음을 잘 알기에 정성을 다하고자 했다"며 "재판 과정에서는 항상 균형 잡힌 시각과 경청하는 자세로 노력했다"고 밝혔다. 

또 천 후보자는 "사회·문화·경제적 구조에 누적된 불공정으로 말미암은 사회적 약자와 소수자의 불행은 오롯이 홀로 감당해야 할 개인적 불운이 아닌 법률상 구제돼야 할 사법적 부정의일 수도 있음을 재판을 통해 깨우쳤다"며 "그 해소를 위해 노력하는 것이 헌법이 부여한 사법부의 신성한 소명임을 명심해 공정한 법의 지배 원리 하에 이를 실천하고자 노력했다"고도 했다.

천 후보자는 사법연수원을 21기로 수료했으며, 1995년 서울지법 동부지원 판사로 임관됐다. 이후 부산고법 부장판사, 서울중앙지법 부장판사, 서울고법 부장판사 등을 지내며 26년 동안 재판 업무를 담당해 실무 능력이 뛰어나다는 평가를 받고 있다.

대법원 재판연구관, 대법원 산하 양형위원회 상임위원으로도 활동하며 형법뿐만 아니라 민법에도 두루 해박한 것으로 알려졌다.

특히 천 부장판사는 성폭력 피해자인 아동이나 지적장애인이 주요 피해 부분에 대해 일관된 진술을 하고 있다면 나머지 사소한 부분에 대한 진술이 다소 부정확하더라도 그 신빙성을 함부로 부정해서는 안 된다는 판결을 내려 주목을 받은 바 있다.

또 그는 지난달 공개된 2020년 정기재산 변동사항에서 144명의 고위 법관 중 가장 재산이 적은 것으로 나타나 청렴하다는 평을 받기도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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