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자명 고종관 기자
  • 입력 2021.04.29 14:52

최근 2년간 849건 시술, MD앤더슨 등 미국 주요 암센터보다 크게 앞서

사진은 가톨릭혈액병원 네트워크인 여의도성모병원 혈액병동
사진은 가톨릭혈액병원 네트워크인 여의도성모병원 혈액암 환자 병동

[뉴스웍스=고종관 기자] 서울성모병원이 단일병원으로는 조혈모세포이식을 세계에서 가장 많이 하는 병원으로 나타났다. 선진의료를 들여온 지 30여 년 만에 혈액질환 분야에서 세계를 선도하는 병원으로 떠오른 것이다.

가톨릭의대 서울성모병원 가톨릭혈액병원은 최근 조혈모세포이식 9000례 달성을 계기로 자료조사가 가능한 2018~2019년 동종 조혈모세포이식 건수를 굴지의 병원들과 비교한 결과, 이 같은 성과를 확인했다고 29일 밝혔다.

조혈모세포이식은 백혈병이나 악성림프종, 다발골수종 등 혈액암 환자에게 건강한 혈액을 생산하는 모(母)세포를 이식해 주는 시술이다. 환자의 암세포 제거와 건강한 사람의 조혈모세포 이식, 그리고 감염차단을 위한 무균병실 입원, 면역거부반응 극복 등 고난도의 의료기술과 첨단시설이 있어야 가능하다.

가톨릭혈액병원이 집계한 2년 간 동종 조혈모세포이식건수는 849건으로, 이식분야를 이끌고 있는 미국 주요병원 실적의 100~300건을 크게 앞서고 있다. 예컨대 시티오브홉 국립병원의 이식건수는 749건, 브리엄&여성 암센터 717건, MD앤더슨 암센터 637건, 메이요클리닉 565건, 시애틀 암케어연합 524건 순이다.

가톨릭혈액병원은 1983년 김춘추 교수에 의해 국내 최초로 동종조혈모세포 이식에 성공했다. 이후 1985년엔 자가조혈모세포이식을, 1995년 타인간 조혈모세포이식, 1996년 제대혈이식, 1998년 비골수제거조혈모세포이식, 2001년 혈연간 조직형 불일치 조혈모세포이식 등을 잇달아 성공시키며 혈액암 분야의 선두주자로 성장했다.

세계 주요병원의 조혈모세포이식수술 건수 비교
세계 주요병원의 조혈모세포이식수술 건수 비교

이를 바탕으로 2013년엔 조혈모세포이식 5000례, 2017년 7000례, 2019년 8000례를 달성하고, 최근 9000례를 돌파해 1만례 고지를 눈앞에 두고 있다.

조혈모세포이식은 크게 가족이나 타인에게 조혈모세포를 제공받는 동종이식과 자기 것을 냉동보관했다가 사용하는 자가이식 두 가지로 나뉜다. 자가이식은 동종이식보다 기술적 어려움이 적고, 거부반응과 이식편대숙주병 등 면역합병증이 별로 없다는 장점이 있다. 하지만 재발률이 높다.

올 3월 기준, 가톨릭혈액병원이 시행한 조혈모세포이식 9000례를 분석해보면 난도가 높은 동종 조혈모세포이식건수가 74.3%를 차지하고 있다. 동종이식 6712건을 분석해 보면 제대혈 이식 280건, 가족간반일치이식 962건, 비혈연이식 2,261건, 형제이식 3209건 순이다.

현재 가톨릭혈액병원은 질환별로 6개 전문센터로 운영되고 있으며, 혈액내과 18명, 감염내과 3명, 소아청소년과 7명 등 28명의 교수진이 진료와 연구활동을 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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