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자명 이동헌 기자
  • 입력 2021.05.01 03:04
옥래윤 (사진제공=ONE Championship)
옥래윤 (사진제공=ONE Championship)

[뉴스웍스=이동헌 기자] 옥래윤(30)이 UFC 챔피언을 이긴 2번째 한국인이 됐다. 어쩌다 나온 이변이 아니라 기회를 반드시 잡겠다는 의지, 철저한 분석을 바탕으로 충분히 이길 수 있는 자신감이 더해진 준비된 승리였다.

싱가포르에서 지난 4월 29일 열린 원챔피언십(ONE Championship) 165번째 대회 코-메인이벤트에서 한국 종합격투기 역사가 새로 쓰였다. 옥래윤은 전 UFC 라이트급 챔피언 에디 알바레즈(37·미국)에게 만장일치 판정승을 거뒀다.

1라운드 옥래윤은 다운을 뺏는 등 알바레즈를 압도했다. 기자회견에서 ‘심판이 TKO승을 선언하지 않은 것에 대해 어떻게 생각해?’라는 질문이 나왔을 정도로 판정까지 가기 전에 경기를 끝낼 수도 있는 내용이었다.

흔히 말하는 ‘럭키펀치’가 아니다. 옥래윤은 4월27일 원챔피언십165 미디어데이에서 “신체조건과 거리 싸움은 내가 더 좋다. 알바레즈는 나이가 적지 않고 많은 경기를 해와서 그런지 턱이 약해졌다. 이 약점을 공략하겠다”며 예고한 것을 그대로 보여줬을 뿐이다.

맞대결 이틀 전 옥래윤은 “내가 잽과 킥으로 원거리 타격전에서 우위를 점하면 알바레즈는 거리를 억지로 좁히려 할 것이다. 이때 받아치겠다. 이 단계에서 경기를 끝낼 수도 있을 것”이라고 전망했다.

옥래윤은 미디어데이를 통해 “내가 경기 초반 타격으로 KO를 시키지 못하면 알바레즈가 레슬링 싸움을 걸어올 것이다. 태클 디펜스는 내가 잘하는 영역이다. 오히려 (판정승에 필요한) 점수를 따낼 수 있을 것”이라며 그래플링 공방에 대한 자신감도 보였다.

알바레즈는 전열을 가다듬고 케이지 끝으로 상대를 몰아세웠다. 옥래윤은 밀려나긴 했으나 바닥에 등을 대고 넘어지는 일은 없이 버텨냈다. 누가 그래플링을 주도했냐고 물어보면 알바레즈겠지만 옥래윤에게 이렇다 할 피해를 주진 못했다.

차트리 싯요통(50·태국) 대표도 “원챔피언십은 누가 오래 클린치 싸움을 주도했는지보다 상대에게 승패를 좌우할만한 실질적인 공격을 얼마나 더 많이 가했는지를 중요시한다. 굳이 예를 들자면 1라운드 10-8, 2라운드 10-10, 3라운드 10-9로 옥래윤이 알바레즈를 확실히 이긴 경기 내용”이라고 설명했다.

옥래윤은 올해 4월에만 전 원챔피언십 페더급 챔피언 마라트 가푸로프(37·러시아)에 이어 UFC 라이트급 챔피언 출신 알바레즈를 꺾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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