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자명 전현건 기자
  • 입력 2021.05.02 14:31
서울 강남 아파트 단지 전경 <사진=뉴스웍스 DB>
서울 강남 아파트 단지 전경. (사진=뉴스웍스 DB)

[뉴스웍스=전현건 기자] 서울의 20년 초과 노후 아파트 가격 상승률이 5년 이하 아파트 상승률을 웃도는 것으로 나타났다. 특히 재개발·재건축 기대감이 큰 서울 동남권(강남 4구)의 노후 아파트 가격이 눈에 띄게 상승했다.

2일 한국부동산원이 공개한 주간 아파트 연령별 매매가격지수 통계를 살펴보면 서울의 5년 이하 아파트 매매가격 상승률(4.20.~4.26.)은 전주보다 0.01%p 오른 0.02%, 20년 초과 노후 아파트의 상승률은 전주보다 0.02%p 오른 0.14%다.

서초구·강남구·송파구·강동구 등 이른바 '강남 4구'가 위치한 서울 동남권의 경우에는 20년 초과 아파트의 매매가격 상승률이 0.22%로 전주보다 0.04%p 오른 반면 5년 이하 아파트는 전주의 -0.01%에 이어 0%를 기록했다. 5~10년차 아파트 또한 5년 이하와 마찬가지로 0%의 상승률을 기록했다.

강남 4구 노후 아파트의 매매가격 상승률이 0.22%를 기록한 것은 지난 2019년 12월 셋째 주(0.38%) 이후 약 1년 4개월(72주) 만에 가장 높은 수준이다.

이는 오세훈 서울시장이 연일 공공개발이 아닌 민간 주도의 재건축·재개발을 연일 강조하고 있는 것에 대한 기대감이 고스란히 드러난 결과로 풀이된다. 

4월 한 달 동안의 강남 4구의 아파트 매매수급동향을 보면 4월 첫 주 98.9로 100을 넘지 못했던 수치가 둘째 주 103.6, 셋째 주 102.5, 넷째 주 106.4를 기록했다. 서울 타 지역의 4월 넷째 주 매매수급지수를 보면 강북지역 101.3, 서남권 102.4로 모두 강남 4구에 미치지 못한다. 서울 지역 전체의 매매수급지수는 102.7이다.

매매수급지수가 기준점인 100을 넘으면 매수자가 매도자가 많다는 것인데, 강남 4구 지역 아파트의 매수자가 늘어나고 있는 추세를 보이고 있는 셈이다.

다만 재개발·재건축에 대한 이같은 기대감은 다소 꺾일 가능성도 있다. 오 시장은 지난 29일 부동산 관련 긴급 브리핑을 열고 "신축 아파트에 대한 수요가 공급을 초과하는 상황에서 이를 해결할 방법은 재개발·재건축뿐"이라고 강조하는 동시에 "갭 투자를 노린 투기적 수요가 재개발·재건축 시장의 중심에서 국민경제를 어렵게 하는 현상을 절대 좌시하지 않겠다"고 강조한 바 있다. 

재개발·재건축의 필요성을 꾸준히 강조해 온 오 시장이 부동산 시장 교란행위를 지적하며 '속도 조절'을 시사한 셈이다.

오 시장이 "최근 발생하는 비정상적인 행위들은 자연스러운 시장원리에 따른 것이 아니라, 시장 가격의 왜곡에 가깝게 가격 상승을 부추기며 시장을 교란시키는 현상"이라고 질타한 만큼 노후 아파트의 가격 상승에도 다소 영향을 미칠 것으로 보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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