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자명 장진혁 기자
  • 입력 2021.05.06 15:41

전경련, 반도체 산업 전문가 100명 설문조사…"고급 인력 수급 가장 우려"

서울 여의도 전경련회관. (사진제공=전경련)
서울 여의도 전경련회관. (사진제공=전경련)

[뉴스웍스=장진혁 기자] 국내 반도체 전문가들은 선진국 대비 우리나라의 인공지능(AI)·차량용 반도체 경쟁력 수준이 100점 만점에 60점 수준에 불과하다고 진단했다.

전국경제인연합회는 한국반도체디스플레이기술학회와 공동으로 반도체 산업 전문가 100명(학계 60명·산업계 40명)을 대상으로 한 설문조사 결과를 7일 발표했다.

주요 반도체 기술 및 밸류체인 분야별로 최고의 선도 국가의 수준을 100으로 볼 때 우리나라 반도체의 기술 경쟁력을 비교한 결과, 인공지능 반도체 소프트웨어(56), 인공지능 반도체 설계(56), 차량용 반도체 설계(59) 부문 등 4차 산업혁명 핵심기술로 꼽히는 분야가 가장 낮은 수준으로 조사됐다. 이어 장비(60), 부품(63), 소재(65) 등 이른바 반도체 후방산업으로써 반도체 생산성과 품질을 좌우하는 요소들의 기술 수준도 낮게 평가됐다.

메모리·시스템·인공지능 등 모든 조사대상 반도체 분야에 걸쳐 설계는 공정보다 상대적으로 경쟁력이 취약한 것으로 진단됐다.

분야별 우리나라 기술 경쟁력 및 인력 수급 수준
분야별 우리나라 기술 경쟁력 및 인력 수급 수준. (자료제공=전경련)

우리나라 반도체 산업에서 가장 우려되는 점으로는 '반도체 고급 기술 인력 수급 및 양성 시스템 부족(14.0%)'이 가장 높게 나타났다. 전문가들은 주요국의 자국우선주의 심화로 인한 글로벌 밸류체인 불안정(13.5%), 국내 반도체 소재·부품·장비의 글로벌 경쟁력 미비(12.3%)도 우려된다고 꼽았다.

박재근 한국반도체디스플레이기술학회장은 "세계 각국의 자국 반도체 경쟁력 향상을 위한 정부 주도의 지원에 대응해 우리나라 정부도 '반도체 산업 발전법'을 발의하고 중장기적으로 국내 반도체 소자·설계·소재·부품·장비 등 전 분야에 걸쳐 글로벌 경쟁력을 향상시켜야 한다"고 강조했다.

또한 "특히 미국 정부와 동일한 수준의 생산시설 투자 인센티브 지급, 환경·안전·건설의 인허가 패스트트랙 운영, 전기·용수·폐수 처리의 신속한 인프라 지원, 중대재해기업처벌법·화관법·화평법·근로기준법 등 4대 산업법 규제 완화, 차량용 반도체 신규 팹 설치, 연구개발 및 설계 분야의 우수한 인력 양성 프로그램이 필히 포함돼야 한다"고 덧붙였다.

유환익 전경련 기업정책실장은 "우리 반도체 기업들은 메모리 기술 격차를 벌리고 시스템반도체 분야에서 경쟁 기업을 따라잡는데 역량을 총동원해야 하는데 반도체 산업 주도권을 둘러싼 국제정치적 리스크까지 직면하게 됐다"면서 "이제라도 정부와 국회가 반도체 산업 육성에 의지를 표명해 다행이지만 용두사미가 되지 않도록 기업이 체감할 수 있는 지원책을 강력하게 마련하고 빠르게 실행해야 한다"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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