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자명 허운연 기자
  • 입력 2021.05.06 17:07
(자료제공=한국은행)
(자료제공=한국은행)

[뉴스웍스=허운연 기자] 일반적으로 경기침체기에는 남성의 고용이 더 큰 충격을 받는 경향이 있으나, 코로나19 이후에는 오히려 여성고용이 더 악화됐다는 조사 결과가 나왔다.

한국은행이 6일 발간한 '코로나19와 여성고용' 보고서에 따르면, 팬데믹에 의한 사회적 거리두기가 시행되면서 제조업, 건설업 등 남성 비중이 높은 산업이 큰 충격을 받았던 과거 경기 침체기와 달리 대면서비스업 등 여성 비중이 높은 산업을 중심으로 취업자 수가 크게 감소했다.

보고서에 따르면, 남성 취업자 수가 코로나 이전 대비 최대 2.4% 감소에 그친 반면 여성 취업자수는 최대 5.4%까지 줄었다. 외환위기와 금융위기 시에는 남성 고용률이 더 크게 하락하고 남성 실업률이 더 큰 폭으로 상승했으나 코로나 이후에는 반대 양상을 보이고 있다는 것.

구체적으로 코로나 확산 이후 1년 동안 여성 고용률이 남성 고용률보다 0.9%포인트 더 하락했고 여성 실업률은 남성 실업률보다 1.7%포인트 더 상승했다. 이는 여성일자리 중에서 감염병에 취약한 비필수직, 고대면 접촉일자리가 차지하는 비중이 남성 일자리에 비해 높은데 주로 기인한다.

또 방역 대책으로 인해 학교 및 어린이집이 폐쇄됨에 따라 육아부담이 큰 기혼여성의 노동공급이 상당폭 제약된 것도 영향을 미쳤다. 실제 팬데믹 이후 1년간 여성취업자 수(30~45세 기준) 감소 중 기혼여성의 기여율은 95.4%인 반면, 미혼여성의 기여율은 4.6%에 불과하다. 자녀수가 많은 경우, 초등학생 자녀를 둔 경우에 고용률이 더 큰 폭으로 하락했다.

보고서는 "코로나 이후 단기적으로 큰 충격을 받은 여성고용의 향후 회복과 관련해서는 긍정적인 면과 부정적인 요인이 모두 상존한다"며 "긍정적 측면으로는 감염병 확산이 초래하고 있는 사회적 통념 및 근로조건의 변화가 장기적으로 여성의 경제활동 참여를 늘리는 계기가 될 수 있다"고 내다봤다.

다만 "팬데믹 이후 사라진 여성 일자리가 일정부분 자동화로 대체되면서 팬데믹 이전의 고용수준을 회복하기 어려울 가능성도 제기된다"며 "여성의 경력단절이 장기적으로 인적자본 손실, 잠재성장률 하락으로 이어질 수 있다는 점에서 부부 맞돌봄 문화 확산, 유연근무제 확대를 위한 정책적 지원이 필요하다"고 언급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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