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자명 고종관 기자
  • 입력 2021.05.07 12:58

강남세브란스 문인석 교수팀, 정신과에서 활용하는 경두개자기자극술로 탁월한 효과 입증

[뉴스웍스=고종관 기자] 이명은 생명을 위협하지는 않지만 삶의 질을 현격히 떨어뜨리는 질환이다. 문제는 뚜렷한 치료법이 없다는 점. 국내 의료진이 난치성 이명에 탁월한 효과를 보이는 새 치료법을 개발해 관심을 모은다.

강남세브란스병원 문인석 교수와 세브란스 배성훈 교수(이상 이비인후과)팀은 약물에 반응이 없는 6개월 이상 만성 이명환자에게 ‘경두개자기자극술’과 ‘경두개직류자극술’을 적용한 결과, 이명 증상이 크게 개선된다는 사실을 확인했다고 7일 밝혔다.

이명은 외부 자극이 없는데도 본인의 귀에 소리가 들리는 질환이다. 성인의 21%가 평생 한번 이상 이명증상을 겪지만 아직 정확한 원인과 치료법이 없어 어려움을 겪고 있다.

경두개자극술은 신경과나 정신건강의학과에서 시행하는 치료법이다. 하지만 지금까지 이명치료에 활용된 사례나 연구는 없었다.

연구팀은 이명이 귀 자체의 문제로 시작되지만 만성화하면 오히려 청각피질을 비롯한 대뇌의 이상 활성까지 초래된다는 사실에 주목했다. 이에 따라 연구팀은 대뇌의 신경세포 활성을 조절하기 위해 경두개자극술을 이명치료에 활용했다.

연구팀은 만성 이명환자 69명을 33명과 36명 두그룹으로 나눠 경두개자기자극술과 경두개직류자극술을 각각 적용했다.

경두개자기자극술은 머리 표면의 전자기 코일에서 발생한 자기장이 신경세포를 자극하는 방식이다. 또 경두개직류자극은 두피 위에 설치한 전극에서 뇌 표면으로 약한 직류자극을 보내는 방식으로 신경세포를 활성시킨다는 원리는 같다.

연구팀은 시험군에 5일 동안 매일 10분씩 치료를 진행 한 뒤 치료 전과 치료 직후, 치료 1개월 후 시점에서 이명의 증상변화를 비교했다. 설문은 이명증상 평가에 널리 사용하는 ‘THI-Tinnitus handicap inventory’ 방식과 시각 아날로그 평가척도(VAS-Visual Analog Sale)를 사용했다.

연구 결과, 전경두개자기자극술을 받은 그룹 중 17명(47%)이, 그리고 경두개직류자극술을 받은 12명(36%)에서 치료 전 대비 20% 이상 이명 증상이 개선된 것으로 나타났다. 흥미롭게도 치료 1개월 후 이명 증상이 더 호전되는 결과를 보였다. 또 교수팀은 5일간 치료로 길게는 수개월 동안 효과가 지속된다는 사실도 밝혀냈다.

문인석 교수는 “지금까지 약으로도 치료가 안되는 이명환자는 이명에 적응하거나 자연스럽게 증상이 없어질 때까지 고통받아야 했다”며 “새 치료법이 짧은 치료기간에도 효과를 장기간 유지한다는 점에서 이명환자들에게 새로운 희망이 될 것”이라고 기대했다.

연구팀은 후속 연구를 통해 치료 프로토콜을 정립하는 등 경두개자기자극술과 직류자극술을 활용한 이명치료를 대중화할 계획이다.

이번 연구내용은 의학학술지인 ‘Journal of clinical medicine’ 최근호 게재됐다.

저작권자 © 뉴스웍스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