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자명 김남희 기자
  • 입력 2021.05.08 06:00
(자료제공=아이투자 인더스트리워치 서비스)
(자료제공=아이투자 인더스트리워치 서비스)

[뉴스웍스=김남희 기자] 경기 회복의 선행지표로 불리는 구리 가격이 사상 최고치를 기록했다. 구리 가격 인상은 앞으로도 이어질 전망이다.  

7일 업계에 따르면 지난 6일 런던금속거래소 구리 가격이 톤당 1만201.5달러로 역대 최고가를 기록했다. 구리 가격이 1만달러를 넘어선 것은 10년 만이다.

글로벌 경기 회복에 힘입어 구리 가격 상승은 최근 특히 가파르게 진행됐다. 지난 4월 초 톤당 8930달러였던 런던 금속거래소의 구리 가격은 한달 만에 9940달러까지 올랐다가 상승세를 이어가며 사상 최고가를 찍었다. 지난해 초와 비교할 때는 두 배가량 상승한 가격이다.

현재 개발 중인 구리 광산이 소수고, 세계 1위 구리 생산국인 칠레가 최근 정치적 문제로 구리 생산에 투자를 줄이고 있는 등, 원할한 공급이 이뤄지지 않는 것도 급격한 가격 상승에 일조했다. 

구리는 통신, 전자, 건설 등 다양한 기초 산업에서 필수재로 쓰인다. 따라서 구리 수요가 높아져 가격이 상승하면 통상 경기가 회복되고 있다고 판단하는 등, 경제 회복의 바로미터로 여겨진다. 아울러 구리는 반도체, 전기차, 풍력 터빈, 태양광 에너지 설비 등 미래 산업에도 중요한 재료여서, 전 세계가 경기 부양책과 탄소중립을 위한 에너지 전환을 시행하고 있는 현 상황을 고려할 때 수요가 더욱 늘어날 것으로 예상된다.

미국 경제전문매체 CNBC는 "구리 가격이 톤당 1만3000달러까지 치솟을 것이며, 오는 2025년에는 톤당 2만 달러에 도달할 것"이라고 전망하기도 했다. 

구리 가격의 상승에 관련 업계는 수익성 회복의 기대감이 높아지고 있다. 포스코인터네셔널의 경우 올해 1분기 매출액이 구리를 포함한 원자재의 판매 호조로 전년 동기 대비 약 24% 증가했다. 

반면, 급격한 구리 가격 인상에 따라 수익성 하락을 걱정하는 목소리도 있다. 원자재 값 상승으로 인한 기업의 제조 비용 부담이 제품 가격에 반영되면 물가가 상승하며 경제 회복에 부정적인 요인이 될 수도 있다. 또한 제조 기업들의 경우 원자재 가격 부담 및 물량 확보에 어려움을 겪을 수 있다. 

이에 정부는 지난 4일 5월 중 조달청이 비축하고 있는 구리를 할인된 가격으로 방출하겠다고 밝힌 바 있다. 앞으로 계속 이어질 것으로 보이는 구리 가격 상승에 선제적으로 대응하기 위한 것으로 풀이된다. 

한편, 최근 구리 이외의 철광석, 니켈, 납, 알루미늄, 천연가스 등 다른 원자재 가격도 급등하고 있어 업계에선 원자재 슈퍼사이클에 들어선 것이 아니냐는 관측이 이어지고 있다. 지난 4일 기준 블룸버그 원자재 현물 지수는 2012년 이후 최고치인 192.93을 기록했다.

저작권자 © 뉴스웍스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