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자명 문병도 기자
  • 입력 2021.05.10 11:08

UNIST·맥길대·MIT 연구진…기존 이론 뒤집는 무질서 암염 소재 설계 원리 찾아

무질서-암염 양극재의 결정 구조와 합성된 망간 기반의 무질서-암염 양극재 입자 사진 (사진제공=UNIST)

[뉴스웍스=문병도 기자] 차세대 전기차 배터리 소재로 주목받는 '무질서 암염 물질'의 설계 원리가 새롭게 제시됐다.

서동화 울산과학기술원(UNIST) 에너지화학공학과 교수 국제공동연구팀은 고성능 무질서 암염 전극 설계 원칙으로 여겨지던 '리튬 과잉 조성' 원리가 특정 무질서 암염 소재엔 적용되지 않는다는 사실을 최초로 밝혀냈다.

리튬 비율을 고가의 전이금속 대비 35%이상 높게 설계하는 리튬 과잉 조성은 전극 성능은 높이지만 동시에 전지의 수명을 줄인다고 알려졌었는데, 연구진이 이 원칙을 뒤집는 물질을 찾아낸 것이다.

코발트, 니켈 같은 고가 희귀금속이 다량 포함된 양극재는 전기차 배터리 셀 가격의 20% 이상을 차지한다.

때문에 값싸고 매장량이 풍부한 망간, 철 등이 많이 포함된 무질서-암염 소재가 새로운 양극재로 주목받고 있다. 상용소재 대비 용량도 30~50% 이상 커 전기차 뿐만 아니라 신재생에너지 발전 전력을 저장할 대용량 배터리 소재로도 적합하다.

하지만 무질서 암염 양극재의 짧은 수명은 상용화의 걸림돌이었다.

이 양극 소재의 고용량 성능을 끌어내기 위해서는 일반 양극재보다 리튬 함량을 높게 설계해야만 했다. 소재 내 리튬 함량이 높으면 불안정한 산소가 전극 밖으로 잘 새나가 전지 수명이 주는 문제가 있다.

공동연구팀의 연구에 따르면 망간, 바나듐과 같은 특정 금속 기반 무질서 암염 소재는 리튬 함량을 줄여도 고용량 전극의 성능을 그대로 유지할 수 있으며, 수명은 기존 보다 2배 이상 좋아졌다.

반면 니켈이나 코발트 금속 기반 무질서 암염 소재는 기존 이론대로 리튬 함량을 높을수록 전극 성능이 좋다.

연구진은 리튬 함유량이 다른 두 종류의 망간 기반 무질서 암염 소재를 이용한 실험과 밀도범함수 이론 기반의 양자역학 모델링 기법을 통해 기존 이론에 배치되는 이 같은 사실을 밝혀냈다.

이진혁 교수는 "리튬 함량은 줄이면서도 고성능을 유지할 수 있는 무질서 암염 소재가 새롭게 밝혀져, 고가의 배터리 양극소재를 값싼 무질서 암염소재로 대체할 수 있는 길이 열렸다"라고 설명했다.

한국연구재단의 이공분야기초연구사업과 해외우수연구기관유치사업의 지원을 받아 이뤄졌고 한국과학기술정보연구원의 슈퍼컴퓨터를 지원받아 수행되고 이진혁 캐나다 맥길 대학교 재료공학부 교수, 쥐 리 미국 MIT 교수가 함께 참여한 이번 연구결과는 에너지재료분야 국제학술지인 어드밴스드 에너지 머터리얼즈에 지난 6일자로 공개됐다.

서동화 교수 (사진제공=UNIST)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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