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스웍스=허운연 기자] 코로나19 바이러스 확산의 부정적인 영향이 저소득층에 집중되면서 가구소득 불평등이 확대된 것으로 나타났다.

한국은행이 10일 발간한 '코로나19가 가구소득 불평등에 미친 영향' 보고서에 따르면 2020년 2~4분기중 가구소득은 근로소득(-2.9%)과 사업소득(-1.2%)이 감소하면서 전년동기 대비 3.2% 줄었다.

가구소득 감소율을 소득분위별(1~5분위)로 보면 소득분위가 낮을수록 감소율이 더 큰 가운데 1분위의 감소율(-17.1%)이 다른 분위에 비해 두드러졌다.

특히 소득하위 10% 대비 중위소득배율은 2019년 2~4분기 평균 5.1배에서 2020년 같은 분기에 5.9배로 상승했다. 이처럼 중위소득의 증가보다 하위소득의 감소에 더 큰 영향을 받은 것으로 분석됐다.

코로나 이후 가구소득 불평등이 확대된 것은 고용충격(실업·비경활증가)과 소득충격(저소득 취업가구의 소득감소)이 복합적으로 작용한 데 주로 기인한다.

1분위(하위20%) 소득감소분의 3분의 1 정도(36.2%)는 고용충격 요인으로 설명 가능했다. 핵심노동연령층(30~54세)으로 분석범위를 좁혀보면 이 요인의 기여도가 절반 수준(46.3%)까지 상승해 핵심노동연령층의 실직이 하위소득 감소에 큰 영향을 미친 것으로 보인다.

가구특성별로 고용충격과 소득충격의 크기를 가늠해 보면 고대면일자리 가구 중 고용상태가 불안정한 임시·일용직 가구, 양육부담이 큰 여성·유자녀 가구가 고용 충격에 취약했다.

실제 소득1분위 중 고대면일자리에 종사하는 자영업 가구와 여성·유자녀취업 가구의 소득이 각각 29.1%, 23.1% 감소했다.

보고서는 "코로나로 인한 가구소득 불평등 확대 현상이 고착화되지 않도록 유의할 필요가 있다"며 "자영업의 경우 폐업까지 소요되는 시간을 감안하면 추가적인 고용조정이 현실화될 수 가능성에 유의해야 한다"고 지적했다.

이어 "여성·유자녀 가구의 경우 고용충격과 소득충격에 모두 취약했다"며 "여성가구의 경력단절로 이어져 장기적으로 성별소득 불평등을 확대시키는 방향으로 작용할 수 있으므로 육아부담을 경감시킬 수 있는 정책을 적극적으로 마련해야 한다"고 주문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