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자명 고종관 기자
  • 입력 2021.05.10 18:40

강동경희대병원 비뇨의학과 최태수 교수

증상이 비슷해서 다른 질환으로 오인하는 경우가 종종 있다. 치료효과를 전혀 볼 수 없는 환자는 여러 병원을 전전하며 고통을 겪는다.

비뇨기질환도 예외는 아니다. 비뇨기 분야에는 허리통증을 동반하는 질환이 꽤 있어 자칫 허리디스크인 줄 잘못 알고 정형외과를 방문하기도 한다.

관련 질환으로는 신우신염과 요로·요관결석을 들 수 있다. 소변 흐름에 방해를 받으면 허리통증이 발생할 수 있는 중증 전립선비대증과 방광요관역류도 마찬가지다. 따라서 이때는 허리 통증과 함께 배뇨통, 혈뇨, 발열이 동반되는지를 살펴보고 비뇨의학과를 찾아야 한다.

우선 신우신염을 보자. 왼쪽이나 오른쪽으로 묵직한 허리 통증이 동반된다. 이때는 잔뇨감과 빈뇨·절박뇨, 배뇨통이 일어나는지, 또 치골상부에 통증이 동반되는지를 살펴야 한다. 또 전신증상으로 발열이나 무력감, 근육통도 나타난다.

신우신염은 여성에게 많다. 건강보험심사평가원에 따르면 2020년 급성 신우신염으로 진료받은 환자는 모두 17만6179명인데 이중 여성이 15만720명이다. 무려 5.9배 가량 많다. 이는 여성 비뇨기의 해부학적 특성에서 비롯된다. 남성에 비해 요도가 짧고, 질 혹은 항문과 가까워 세균에 의한 하부요로감염이 생길 가능성이 높기 때문이다.

다음으론 신우신염과 증상이 비슷한 요로결석을 꼽는다. 급작스럽게 허리가 끊어질 듯한 심한 통증이 좌측과 우측에 나타난다. 하부요관에 결석이 있으면 요로감염과 비슷하게 전에 없던 빈뇨, 절박뇨, 잔뇨감도 발생한다. 혈뇨도 발생한다. 날카로운 결석이 요관 상피를 긁으며 내려와 혈액이 누출되는 것이다. 결석으로 소변이 정체되면 신우신염까지 동반할 수 있으니 주의해야 한다.

요로결석은 남성이 더 많다. 국민관심질병통계에 따르면 2019년 요로결석증은 남성이 20만4621명, 여성은 10만3317명이 발생해 치료받은 것으로 집계됐다다.

쓸만한 자가진단법이 있다. 등쪽 늑골 밑부분을 손으로 툭툭 쳐보는 것이다. 이때 움찔할 정도의 통증이 느껴진다면 신장염증이나 결석을 의심할 수 있다.

요로결석과 신우신염은 면밀한 문진과 신체검진이 우선이다. 이후 혈액검사와 소변검사를 받는다. 혈액검사를 통해 전신의 염증 정도, 신장기능, 전해질, 간기능 수치를 확인하고, 빈혈 수치나 출혈 성향을 확인한다. 소변검사에서는 혈뇨와 농뇨의 정도 및 원인균을 파악한다. 마지막으로 CT 혹은 초음파, 경정맥 신우조영술 등 영상진단을 받아 확진한다.

CT검사는 요로결석 진단율이 95~98%에 이를 정도로 정확하다. 임산부는 방사선 노출 위험이 있는 CT검사 대신 초음파 검사를 통해 진단한다. 신장 및 요관, 방광염증에 의한 변화가 관찰되는지 확인해 신우신염을 진단하고. 결석 동반 여부를 판단해 추가시술이나 수술을 결정한다.

요로결석은 염증이 동반되지 않으면 통증 조절 후 자연배출이나 체외충격파쇄석술, 요관내시경을 시행하는데 이때 결석 크기나 위치, 개수 등을 감안해 결정한다.

신우신염은 항생제와 수액투여를 통해 염증을 조절해야 하므로 입원이 필요하다. 신우신염과 결석이 동반된 경우엔 요관부목 삽입술이나 경피적 신루설치술과 같은 시술을 통해 정체된 소변을 배액해 염증조절을 원활하게 한다. 또 염증에서 회복된 이후에는 적극적인 결석치료를 통해 신우신염이 재발하지 않도록 한다.

요로감염과 결석을 예방하는 가장 손쉬운 방법은 수분을 충분히 섭취하는 것이다. 신우신염은 요도를 통해 원인균이 유입돼 방광과 요관을 거쳐 신장까지 침입해 발생한다. 따라서 수분을 충분히 섭취하면 소변을 통해 균이 씻겨 내려가는 효과를 볼 수 있다. 요로결석 또한 신장에서 배설되는 소변의 미세한 찌꺼기들이 결정되는 만큼 이들을 희석하는 수분 섭취는 필수다.

올바른 식단도 중요하다. 육류, 가공육, 생선 등 지나친 고지방식은 피하고, 짜게 먹는 습관(하루 1500㎎ 이하 나트륨 섭취 권장)을 고쳐야 결석 발생을 줄일 수 있다. 결석이 무섭다고 우유나 멸치 등 칼슘이 포함된 음식을 의도적으로 피하는 것은 장기적으로 건강에 도움이 되질 않으니 균형잡힌 식사를 하는 것이 좋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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