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자명 김남희 기자
  • 입력 2021.05.12 17:49
12일 열린 '제18회 자동차의 날' 기념식에서 정만기 자동차협회 회장이 발언하고 있다. (사진제공=자동차협회)
12일 열린 '제18회 자동차의 날' 기념식에서 정만기 한국자동차산업협회 회장이 발언하고 있다. (사진제공=한국자동차산업협회)

[뉴스웍스=김남희 기자] 올해 '자동차의 날' 행사가 침울한 분위기 속에서 열렸다.  

한국자동차산업협회와 한국자동차산업협동조합이 주최한 '제18회 자동차의 날' 기념식이 문승욱 산업통상자원부 장관과 자동차 산업 관계자들이 참석한 가운데, 12일 서울 서초구 자동차회관에서 개최됐다. 

자동차의 날은 1999년 자동차 수출 1000만대 돌파를 기념하고, 자동차 산업의 지속적 발전을 독려하기 위해 지난 2000년 제정됐다. 그러나 이날 행사에서는 자동차 산업의 성과를 자축하기 보다는 업계의 불안한 대내외 여건에 대한 우려의 목소리가 더 많이 나왔다.

정만기 한국자동차산업협회 회장은 기념식에서 "최근 우리는 다른 어려움에 직면하고 있다"면서 최근 자동차 업계가 시달리고 있는 차량용 반도체 공급 부족과 노조 리스크에 대해 지적했다. 

정 회장은 "반도체 수요에 공급이 따라가지 못하면서 오픈마켓에서 2~10배 오른 가격으로 구매하거나, 기존 거래선에 급행료를 지불하고 구매하고 있다"면서 "물량을 제대로 확보하지 못하는 상황"이라고 문제의 심각성을 언급했다.

현재 완성차 업체는 웃돈을 더해도 반도체를 구하기 어려워 차량 생산에 차질을 빚고 있다. 현대자동차는 지난달 자사 첫 전용 전기차인 '아이오닉5'을 울산1공장에서 1만대가량 생산하려 했지만, 부품 공급 차질로 2600대만 생산했다. 이에 전기차 보조금이 빠르게 소진되는 가운데 아이오닉5 예비 고객들은 출고 지연에 따른 보조금 공백까지 우려하고 있다. 자동차 부품 업체 역시 반도체 구매가 상승과 더불어 완성차 생산량 변동에 따른 일감 부족과 불규칙성으로 이중고를 겪고 있다.

정 회장은 "외국인 투자 완성차 업체가 생산과 판매가 계속 줄면서 심각한 적자를 보이고 있다"고 언급했다. 그러면서 "무엇보다 각 기업의 글로벌 생산거점 간 생산물량 확보를 위한 경쟁에서 이기는 것이 중요한데, 국내 공장들은 품질, 비용, 시간, 생산성 모든 평가 측에서 순위가 악화되고 있어 시간이 갈수록 경쟁에서 밀리고 있다"고 지적했다.

정 회장은 그 원인으로 노사 갈등을 꼽았다.

한국지엠의 경우 지난 2월부터 제주 부품센터와 창원 물류센터의 폐쇄를 두고 노사가 대치 중이다. 조만간 진행할 2021년도 임금 및 단체협약 협상도 난항이 예상된다. 업계에 따르면 한국지엠 노조는 기본급 9만9000원 인상, 1000만원 이상의 일시금 지급 등의 내용이 담긴 협상안을 마련했으나, 사측은 부정적 입장을 보인 것으로 알려졌다.

르노삼성자동차는 2020년도 임단협을 아직 마무리 짓지 못하고 있다. 지난 5일에는 노조의 8시간 전면 파업에 사측이 직장 폐쇄로 맞대응하면서 노사 간 갈등은 더 커지고 있다. 지난 10일 르노삼성차 노조는 부산공장에서 약 350명이 참여한 파업 집회를 열었다.

정 회장은 "잦은 파업과 노동 경직성 등이 대두되는 상황에서 경영층, 근로자 그리고 협력 업체가 한 팀이라는 인식 아래 적극적인 협력 관행을 만드는 게 중요하다"고 강조했다. 이어 그는 "정부 역할도 중요하다"면서 "차량용 반도체 확보를 위한 국제 협력 노력, 유동성 애로 해소 대책, 탄력근무시간제 확대 등 생산 유연성 제고를 위한 제도 개선이 적극 검토돼야 한다"라고 제언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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