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자명 이숙영 기자
  • 입력 2021.06.06 07:55

비대면 구매한 뒤 공유 통해 수익 올리거나 중고로 팔아

명품 판매 플랫폼 머스트잇에서는 가방, 화장품 등 다양한 명품을 다루고 있다. (사진제공=머스트잇)

[뉴스웍스=이숙영 기자] MZ세대(밀레니얼+Z세대)가 국내 명품 시장에 '큰손'으로 떠오르고 있다. 코로나19로 해외여행 등 자유로운 이동이 어려운 가운데, 답답함을 비싼 물품 구매로 해소하고자 하는 욕구와 SNS를 통해 자신의 성공이나 부를 과시하는 '플렉스' 문화가 합쳐져 명품 구매로 이어지는 양상이다. 

시장조사업체 유로모니터에 따르면 지난해 코로나19로 인해 전세계 명품 매출이 전년 대비 19% 감소했으나, 국내 명품 매출은 약 14조9960억원으로 전년과 비슷한 수준을 기록한 것으로 나타났다. MZ세대의 명품 소비 증가가 국내 시장에 영향을 미친 것으로 보인다. 

MZ세대의 명품 구매는 오프라인에서 온라인 플랫폼으로 확장되고 있다. 디지털에 익숙한 MZ세대가 명품 시장에 진입하며 트렌비, 머스트잇 등 명품 판매 전문 플랫폼이 확대되는 추세다. 또한 중고 명품 거래 서비스, 명품 대여 서비스 등 명품 판매 관련 다양한 서비스가 등장하고 있다. 

MZ세대는 명품 제품을 바로 구매할 수 있다는 편리성에 주목한다. 앱으로 명품을 구매한 27세 직장인은 "명품을 사기 위해 매장 앞에서 긴 줄을 기다리지 않아도 되서 편하다"며 "직원에게 묻지 않아도 제품 설명부터 가격까지 손쉽게 확인할 수 있어 좋았다"고 말했다.  

그간 비싼 물품은 직접 눈으로 보고 확인한뒤 구매하는 것이 일반적이었으나, 코로나19로 인해 비대면 규매에 익숙해진 소비자들이 늘어났다. 명품 판매 플랫폼들은 오프라인 매장에 가기 어려웠던 지난해 철저한 정품 인증 절차 홍보와 가짜 제품(가품·假品)으로 확인되면 구입 가격 이상 추가 보상해주는 정책을 내놓으며 소비자의 눈길을 끌었다. 

또한 명품 판매 플랫폼들은 달마다 열리는 각종 이벤트와 세일 행사로 오프라인에 비해 저렴한 가격을 구현했다. 이에 해외 여행을 통해 면세가로 명품을 구매하던 사람들도 온라인으로 옮겨가게 됐다. 

이상욱 트렌비 마케팅 총괄은 "최근 비대면 소비 트렌드가 빠르게 확대되면서 온라인 명품 쇼핑 환경에 대한 신뢰도가 높아졌다. 이로 인해 40대 이상의 유입도 급격한 증가하고 있다"며 "올해 초 론칭한 정품 캠페인이 특히 주효했던 것으로 파악된다"고 말했다.

(사진=트렌비 공식 유튜브 캡처)
배우 정려원이 트렌비를 홍보하고 있다. (사진=트렌비 공식 유튜브 캡처)

◆트렌비, 가품 유통 시 200% 보상 정책 통해 신뢰 얻어 

지난 2017년 첫 서비스를 개시한 실시간 명품 검색 플랫폼 트렌비는 '트렌비거나 아니거나, 완벽:정품체인'이라는 슬로건을 내세우며 정품 인증 명품 판매 플랫폼으로 자리잡고 있다. 

트렌비는 가품 유통 시 200% 보상 정책과 배우 정려원, 이제훈 등을 앞세운 광고와 브랜드 캠페인을 통해 모든 유통 구조에 대해 정품 인증 절차를 철저히 시행하고 있음을 홍보했다. 

트렌비 관계자는 지난 3월 "트렌비는 해외지사를 통해 전 세계 브랜드의 공식 온·오프라인 매장에서 직접 상품을 소싱하고, 자체 감정사의 검수 프로세스를 운영한다"며 "현재까지 단 한 건의 가품도 제공한 바 없다"고 밝힌 바 있다. 

트렌비는 첫 서비스 후 3년 8개월 만에 월간 활성 사용자수가 450만명을 돌파하고, 누적 투자액 400억원을 달성하는 등 고속 성장하고 있다. 지난해 12월에는 플랫폼 사용자가 전년 대비 171% 증가했으며, 특히 35-44세와 25-34세 사용자는 각각 131%, 92% 증가했다.

지난 2011년 설립된 온라인 명품 커머스 머스트잇 또한 주목할 만한 명품 판매 플랫폼이다. 머스트잇은 지난해 거래액 약 2500억원을 달성해 2019년 1500억원 대비 66% 성장률을 기록했다. 

머스트잇은 타 플랫폼에 비해 오랜 역사로 축적된 리뷰들이 성장세를 이끌고 있다. 지난 5월 머스트잇은 누적 리뷰 수가 53만 건을 돌파하며 업계 최다 리뷰 수를 기록했다고 밝힌 바 있다. 이는 지난해 12월 43만 건의 누적 리뷰를 달성한 이후 약 4개월 만에 이뤄낸 성과다.

지난 3월에는 역대 월 최고 거래액인 290억원을 달성했으며, 4월 거래 건수 역시 월 기준 최고치인 8만건을 기록하는 성과를 거뒀다. 최근에는 카카오인베스트먼트와 케이투인베스트먼트파트너스로부터 130억원 규모의 브릿지 라운드 투자를 유치하기도 했다. 

머스트잇 관계자는 "머스트잇의 리뷰 시스템은 양적이나 질적 측면에서 모두 독보적인 수준을 자랑하고 있다"며 "최근 투자 유치는 현재까지 고객 경험 향상에 초점을 맞춰 질적 성장을 이뤄온 머스트잇의 가치와 성과를 인정받은 결과"라고 말했다. 

트렌비 주요 서비스 피쳐(Feature) (사진제공=트렌비)
트렌비 주요 서비스 피쳐(Feature) (사진제공=트렌비)

◆클로젯셰어, 1회 1만2000원~6만9000원에 명품 대여

안쓰는 명품은 중고로 사고 파는 명품 리세일와 명품 공유(셰어) 및 대여 서비스도 MZ세대에서 인기다. 

트렌비는 기존 신상품 판매 서비스에 더해 지난 1월 중고 명품 거래의 전 과정을 대행하는 '리세일 서비스'를 정식 오픈했다. 이 서비스는 중고 명품 시세 확인부터 정가품 및 중고가 감정, 판매, 배송까지 원스톱으로 제공한다. 

온라인으로 판매를 원하는 가방, 지갑 등 제품을 사진과 함께 의뢰하면 1시간 이내에 정품 인증을 포함한 판매가 견적을 받을 수 있다. 판매 결정 시 트렌비가 직접 제품을 수거한 후 자체 검수, 판매가 확정, 사진 촬영 등을 거쳐 트렌비 모바일 앱과 홈페이지에 업로드한다. 

트렌비 측은 "지난해 9월부터 4개월간 (리세일 서비스) 시범 운영을 실시한 결과 거래액이 3.5배 이상 성장할 정도로 큰 호응을 얻은 바 있다"며 "개인 간 직거래 시 발생할 수 있는 정가품 여부, 가격 책정 등의 문제를 해결하고 누구나 신뢰할 수 있는 중고 명품 거래 환경을 조성하고자 이번 서비스를 론칭하게 됐다"고 밝혔다. 

공유 옷장을 표방하는 '클로젯셰어'는 명품 공유 및 대여 사업을 펼치는 대표적인 기업이다. 클로젯셰어 플랫폼을 통해 한 번 입기 아까운 비싼 브랜드 옷이나 가방 등을 빌려주거나 빌릴 수 있다.

명품을 다른 사람에게 빌려주고자 할 경우 '셰어러'는 앱을 통해 자신의 물품을 공유하고 수익을 얻을 수 있다. 클로젯셰어로 물건을 보내면 정품 여부, 오염 여부 검수를 거친 뒤 플랫폼을 통해 다른 사람에게 물건을 빌려준다. 

결혼식, 사진·영상 촬영 등 특별한 일로 비싼 가방이나 옷이 잠시 필요한 사람들은 클로젯셰어를 통해 1회 1만2000원~6만9000원의 합리적인 가격으로 명품을 대여할 수 있다. 월 2회 의류, 가방 등을 빌릴 수 있는 정기권도 준비돼 있다. 

명품 대여 서비스를 이용한 한 사용자는 "렌트를 하기 전에는 제품 품질이 안 좋을 것 같아 걱정했는데, 실제로 받아보니 옷이나 가방 상태가 새 것 같았다"며 "비싼 명품을 직접 구매하기 전에 비슷한 제품을 사용해 착용감을 확인할 수 있는 점도 좋았다"고 후기를 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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