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자명 문병도 기자
  • 입력 2021.12.29 10:26
태양빛과 물만으로 이산화탄소를 탄화수소로 전환시키는 이산화티타늄 촉매 메커니즘 (사진제공=IBS)
태양빛과 물만으로 이산화탄소를 탄화수소로 전환시키는 이산화티타늄 촉매 메커니즘 (사진제공=IBS)

[뉴스웍스=문병도 기자] 국내 연구진이 별도의 화합물 첨가 없이 물과 빛만으로 이산화탄소를 유용한 연료로 전환할 수 있는 새로운 촉매를 개발했다.

현택환 기초과학연구원(IBS) 나노입자 연구단장연구팀은 인수일 DGIST 교수팀, 김형준 KAIST 교수팀과 공동으로 이산화탄소를 메탄·에탄 같은 유용한 탄화수소 에너지로 전환하는 광촉매를 개발하고, 그 작동 원리를 규명했다.

광촉매는 태양광 에너지를 화학연료로 직접 전환할 수 있는 친환경 시스템이다. 연구에서는 단원자 구리·이산화티타늄 광촉매가 이산화탄소와 원자 단위에서 상호작용하는 메커니즘을 규명하고, 이를 바탕으로 태양광과 물만 이용하여 이산화탄소를 화학연료로 전환시키는 촉매 개발에 성공했다.

연구진은 안정화된 구리 원자와 이산화티타늄 광촉매 사이에서 일어나는 금속-지지체 상호작용에 주목했다. 금속-지지체 상호작용은 지지체와 그 위에 올려진 금속촉매 사이에서 일어나는 화학작용을 말한다. 

연구진은 금속-지지체 상호작용을 원자 단위에서 조절하면 이산화탄소가 효과적으로 전환될 수 있는 활성점이 생긴다는 사실을 발견하고, 이에 기반하여 단원자 구리·이산화티타늄 촉매를 설계했다. 최적화된 광촉매는 기존 이산화티타늄 광촉매에 비해 60배 이상 높아진 효율로 이산화탄소를 메탄, 에탄과 같은 탄화수소 연료로 전환시킬 수 있었다.

현택환 단장은 "탄소중립 사회를 위해서는 탄소 사용을 줄이는 동시에 배출된 이산화탄소를 다시 화학연료로 바꾸는 과정이 필요하다"며 "추가 연구를 진행한다면 광촉매를 이용해 이산화탄소를 에탄올, 프로판올 등 더 고부가가치의 화학물질로 전환시키는 것도 가능할 것"이라고 말했다.

나노입자 연구단은 나노 입자의 합성과 그 응용에 연구의 초점을 맞추고 있다. 특히 나노 입자의 의료, 에너지 분야로의 무궁무진한 가능성을 집중적으로 연구하고 있다. 

화학적 방법을 이용하여 나노 입자를 합성하고 나노 입자의 화학적, 물리적 특성을 규명하는 동시에 나노 입자의 형성 기작을 탐구함으로써 근본적인 나노 입자의 형성 원리와 성질을 밝히는 연구에 매진하고 있다. 또 합성된 나노 입자들을 배열하고 개질하는 연구를 진행하여 다기능성 나노구조물을 제조하고, 이를 의학적 진단과 치료 등의 의료 분야와 전기화학 소재나 촉매 등 에너지 분야에 응용하고자 한다. 

현택환 연구단장은 균일한 나노 입자를 저렴하고 손쉽게 대량생산 가능한 합성기술을 세계 최초로 개발한 과학자로, 한국인 학자 중 나노 분야 피인용 횟수 상위 0.1% 논문을 최다 보유하고 있다. 2010년 화학분야 세계 최고 권위 학술지인 ‘미국화학회지’에 한국인 최초로 부편집장으로 선임됐다.

연구결과는 에너지 환경과학 분야 세계적 권위지인 ‘에너지와 환경과학 지난 9월 20일자 온라인 판에 게재됐다.

현택환(왼쪽부터) 단장, 인수일 교수, 김형준 부교수 (사진제공=IBS)
현택환(왼쪽부터) 단장, 인수일 교수, 김형준 부교수 (사진제공=IBS)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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