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자명 문병도 기자
  • 입력 2022.11.26 00:15
사탕수수 두꺼비. 1930년대 호주에 도입됐지만 왕성한 번식력으로 환경위해종으로 지정됐다. (사진제공=게티이미지)

[뉴스웍스=문병도 기자]  전 세계 두꺼비 중에서 가장 거대한 것은 사탕수수두꺼비다. 몸길이가 평균 10~15㎝에 이른다. 

여기에 생명력도 양서류중에서도 으뜸이다. 중남미에서 널리 분포하는 데 적응력과 생존력이 뛰어나다. 올챙이는 염분이 높아도 버틸수가 있으며, 고온과 건조에도 강하다. 그러면서 알도 한번에 8000개에서 25000개나 낳는다. 

더구나 이 두꺼비는 맹독을 가졌다. 위협을 받으면 피부에서 맹독성 독을 분비하는데, 대부분의 동물들은 심장마비로 죽게 만든다. 악어도 죽일만큼 독성이 매우 강하다. 

호주에서는 최악의 외래종으로 꼽힌다. 1935년 사탕수수를 해치는 딱정벌레를 퇴치하기 위해 들여왔는데, 번식력이 너무 좋아서 퀸즐랜드와 뉴사우스웨일스의 해안 지방에서 골칫거리가 됐다. 

천하무적 처럼 군림하던 사탕수수두꺼비에게 천적이 등장했다. 사탕수수 두꺼비를 통째로 삼켜도 멀쩡한 새가 나타난 것이다. 

26일 영국BBC에 따르면 환경 자선단체 워터검에서 침입종 프로그램을 운영하는 에밀리 빈센트 씨는 따오기가 이 두꺼비를 공중으로 던지는 것을 발견했다. 그리고는 젖은 풀밭에서 두꺼비를 닦은 뒤 근처 물에서 헹궜다. 두꺼비를 통째로 삼키기 전에 독소를 제거하기 위한 행동이다. 스트레스 주기를 통해 독을 뿜게 한뒤 세척하는 과정을 반복한 것이다. 이렇게 독이 사라진 두꺼비는 따오기에게 맛있는 먹잇감일 뿐이다. 

새들이 사탕수수두꺼비를 잡아 먹는 것이 발견된 것은 이번이 처음이 아니다.

매와 까마귀 같은 새들이 독샘 분비선을 건드리지 않고 두꺼비를 잡아먹는 방법을 찾아내기도 했다. 두꺼비를 뒤집고 내장을 꺼내 먹었다.

릭 샤인 맥쿼리대 교수는 "새들은 뱀이나 포유류 또는 악어와 같은 다른 동물들보다 독에 덜 취약한 것으로 보인다"며 "하지만 그들 역시 너무 많이 잡아먹으면 죽을 수 있다"고 말했다. 샤인 교수도 따오기처럼 두꺼비를 통째로 먹는 것을 확인한 것은 이번이 처음이다. 따오기와 같은 동물들이 두꺼비를 안전하게 먹는 방법을 알아냈기 때문에 두꺼비 개체수가 통제될 가능성이 열렸다. 빈센트씨는 "따오기가 맹독성 두꺼비를 먹는 아주 영리한 방법을 찾아냈다"고 말했다. 

우라나라도 한 때 황소개구리로 홍역을 치른 적이 있다. 그런데 지금은 적정 수준에서 유지되고 있다. 

1990년대 중반께 생태계 파괴 사례로 황소개구리가 자주 언급됐지만 2000년대 중반 이후에는 잘 보이지 않게 됐다. 토벌의 진정한 공신은 기러기, 고니 등을 포함한 오리류나 황새,  왜가리들이다. 오리들이 황소개구리 알과 올챙이들을 거의 씨가 마를 정도로 먹어버렸기 때문이다. 사탕수수두꺼비도 황소개구리의 전철을 밟게 될 것이란 기대감이 높아지고 있다.

따오기가 맹독을 가진 사탕수수두꺼비를 통째로 삼키고 있다. (사진제공=빈센트 에밀리 트위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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