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자명 전다윗 기자
  • 입력 2023.03.28 11:31

총 부채 337억엔…전체 직원 380명 중 280명 해고
OLED 경쟁서 日 탈락…韓 독주에 中 추격 양상으로

JOLED 생산공장. (사진=JOLED 홈페이지)
JOLED 생산공장. (사진=JOLED 홈페이지)

[뉴스웍스=전다윗 기자] 일본 OLED 업체 JOLED가 결국 파산 절차에 들어갔다. 시장 선두 업체들을 추격하기 위해 내놓은 잉크젯 프린팅 방식 OLED 패널이 낮은 수율로 수익성을 내지 못한 탓이 컸다. 코로나19 여파로 인한 전 세계적인 수요 감소 역시 경영 정상화를 막는 요소로 작용했다.

JLOED는 OLED 제조·판매를 포기하고, 연구 인력과 지식재산권 등은 다른 기업에 넘기는 방식으로 사업을 정리할 예정이다.

28일 니케이아시아 등 일본 현지 언론에 따르면 JOLED는 최근 도쿄 지방 법원에 회생 절차를 신청했다. 악화된 재무건전성으로 더 이상 사업을 영위하기 어렵다는 판단에서다. 이 회사의 총 부채는 337억엔(약 3342억원)으로, 지난해 3분기 매출액 56억엔(약 555억원)의 6배가 넘는다. 

JOLED는 일본 생산 거점인 공장 두 개를 폐쇄하면서 전체 직원 380명 중 280명을 해고할 예정이다. 나머지 100여 명이 속해있는 기술개발 부문은 일본 LCD 패널 업체 재팬디스플레이에 매각하기로 했다. 재팬디스플레이 측은 "성장 전략을 확장하고 가속화하기 위해 JOLED의 지적 재산과 노하우를 인수하기로 합의했다"고 설명했다. 

JOLED는 2015년 소니와 재팬디스플레이, 파나소닉 등 일본 기업과 민관공동투자펀드(INCJ)가 합작해 설립한 회사다.

OLED 시장을 선점하고 있는 한국 기업을 추격하는 것을 목표로 만들어졌다. OLED 소자를 진공 상태에서 뿌려 힙히는 증착 방식 대신 잉크젯 프린팅 기술로 차별화를 꾀했다. 잉크젯 프린팅은 기판에 OLED 소자를 직접 인쇄하기 때문에 삼성·LG디스플레이의 증착 방식과 비교해 공정이 간편하고 소자를 절약할 수 있다. 잉크젯 프린팅 방식을 활용하면 일반적으로 증착 방식 OLED 패널 대비 20~30% 저렴하게 같은 품질의 OLED 패널을 만들 수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다만 기술 장벽이 높고 수율 확보가 어렵다는 단점이 있다. 잉크젯 프린팅 방식은 증착 방식보다 OLED 소자를 전체 기판에 균일하게 입히는 게 더 까다롭다. 인쇄 노즐 관리가 어렵다는 단점도 있다. 기판의 크기를 늘리는 데도 한계가 있다는 평가를 받는다. 

JOLED는 모니터부터 자동차용 디스플레이, 초대형 TV에 이르기까지 전 제품군을 잉크젯 프린팅으로 생산할 계획이었으나, 생산 안정화에 애를 먹으며 오랜 시간과 막대한 비용을 쏟아붓게 됐다. 이런 상황에서 코로나19 팬데믹 사태가 시작되며 2020년부터 대량 생산을 시작하려는 계획까지 무산됐다. JOLED의 생산라인은 2021년 봄까지 열리지 않았다. 코로나19로 촉발된 세계 반도체 수급난과 OLED 수요 급감, 원자재 가격 상승 등도 악재로 작용했다.

JOLED는 그간 외부 자금을 수혈해 버텨보려 했지만 역부족이었다. 2018년 덴소와 도요타 통상, 스미모토화학 등 일본 기업으로부터 470억엔(약 4661억원)을 투자받았다. 2020년에는 중국 가전 제조업체 TCL에 지분 10.76%를 매각하는 조건으로 지원금을 확보했다. 하지만 만성적인 손실은 메꿀 수 없었고, 지난해 3월 부채가 자산을 초과하는 상태가 됐다. 지난해 상반기부터는 수년째 이어오고 있는 영업손실에 시설 투자 비용 상환 부담이 커지며 사실상 파산 상태에 빠졌다.   

JOLED가 파산 절차를 밟게 되면서, 글로벌 OLED 시장은 한국과 중국의 2파전 양상으로 굳어지는 모양새다. 현재 중소형 OLED 시장은 삼성디스플레이가, 대형 OLED 시장은 LG디스플레이가 글로벌 1위를 차지하며 주도하는 가운데 중국 기업들의 약진이 매서운 상황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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