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자명 백진호 기자
  • 입력 2023.04.05 19:00

극한 환경 이겨내는 반도체 관심 높아…"IP 공용 사용할 분야와 협력해야"

지난해 8월 5일(한국 시각) 한국 첫 달 탐사선 '다누리'가 미국 '스페이스X'의 '팰컨9' 로켓에 실려 발사되고 있다. (사진=항우연 유튜브 캡처)
지난해 8월 5일(한국 시각) 한국 첫 달 탐사선 '다누리'가 미국 '스페이스X'의 '팰컨9' 로켓에 실려 발사되고 있다. (사진=항우연 유튜브 캡처)

[뉴스웍스=백진호 기자] 우리나라는 지난해 6월 21일 '누리호' 발사에 성공했다. 이어 12월 26일 첫 달궤도선 다누리가 달 임무궤도인 100㎞에 안착하면서 세계에서 7번째로 달 탐사국이 됐다. 

'두 차례에 걸친 이벤트로 한국은 우주강국에 다가서게 됐고, 본격적으로 시작된 우주시대에 들어섰다. 우주경제시대에 우주강국으로 우뚝서려면 뛰어난 발사체를 보유해야겠지만, 이에 못지않게 중요한 것이 있다.

발사체를 우주까지 보내고 문제 없이 제 역할을 하도록 하는 것이다. 이를 위해서는 발사체에 들어가는 '반도체'가 뒷받침돼야 한다. 발사체의 반도체가 우주 속 극고온, 극저온, 고전력, 고압, 고충격, 고방사선 환경을 견뎌내야만 한다.

◆우주항공용 반도체 수요 커져

반도체 중에서도 우주항공산업용 완제품에 들어가는 것을 우주항공용 반도체라고 한다. 최근 저궤도 위성서비스 중심의 뉴 스페이스 시대가 도래하며 우주항공산업에서도 고성능, 고집적, 저전력 반도체 수요가 늘어날 것으로 예측된다.

한국산업기술평가관리원(KEIT)은 최근 '우주항공용 반도체 산업 분석 및 R&D 전략'을 통해 우주용 반도체 시장의 가능성을 높게 봤다.

보고서에서 KEIT는 "뉴 스페이스 시대를 맞이해 우주 산업은 2040년에 1조1000억달러 규모까지 성장할 것으로 전망한다"며 "저궤도 위성시장의 급격한 성장할 것이고,  이에 따라 특화된 우주용 반도체 수요도 증가할 것"이라고 말했다. 보고서는 이어 "뉴 스페이스 시대에는 위성의 가격경쟁력이 중요한 만큼 우주 전용이 아닌 일반 상용화 부품이 널리 쓰일 것으로 예상되기에 자연스럽게 해당 부품에 들어가는 반도체 수요도 증가할 것"이라고 예측했다.

나아가 보고서는 "우주항공용 반도체는 극한의 신뢰성을 요구하기 때문에 원자력, 의료처럼 고신뢰성이 요구되는 첨단산업에 확대하면 추가적인 사업성을 확보할 수 있다"며 "해당 산업군과 우주항공산업의 수요가 결합하면 의미 있는 시장이 생길 것"이라고 밝혔다.

◆뉴 스페이스 시대 맞아 '내방사선 패키징 기술' 등 필요

뉴 스페이스 시대에 크게 발전할 저궤도 군집위성을 활용한 서비스는 고기능 위성체 제어, 고성능 통신기술, 고해상도 시각이미지 처리, 위성항법시스템 고도화 기술이 필요하다.

하지만 저궤도 군집위성의 수명이 2~3년 정도라 낮은 생산 단가를 유지해야 한다. 많은 양의 상용제품을 혼용해서 사용하고 있는데, 상용부품은 기존의 고가 위성 전용 부품보다 낮은 제어 속도·높은 오작동률·높은 에너지 소모를 보여 이를 대체할 수 있는 전용 반도체가 필요하다.

우주용 반도체의 가장 중요한 능력은 우주에서 높은 수준의 방사선을 견디는 것이다. 현재까지 우주로 보낸 반도체 소자의 고장 원인 중 30%가량이 방사선 때문이다.

이를 극복하기 위해 우주 선진국들은 내방사선 패키징 기술 개발을 추진하고 있다. 방사선 차폐를 납처럼 무거운 재료가 아닌 고분자 복합필름을 적용하는 연구로 대체하고 있다. 대표적으로 일본우주항공개발기구(JAXA)는 도레이사와 함께 고밀도직물, 특수필름, 트리코를 배치한 3층 복합소재를 방사선 차폐 복합소재로 개발했다.

◆KEIT "차량용 반도체 등 IP 공용으로 사용할 분야와 협력해야" 

한국산업기술평가관리원(KEIT)은 지난 3월 발간한 '우주항공용 반도체 산업 분석 및 R&D 전략'을 통해 한국의 R&D 전략을 제시했다.

"우주항공산업은 국가전략산업이지만, 우주항공용 반도체는 전체 반도체 시장에서 차지하는 비율이 1% 수준"이라며 "우주항공용 반도체는 미국과 유럽의 시스템 반도체 기업이 선점하고 있으므로 한국 기업은 국내 수요를 바탕으로 우선 개발을 진행해야 한다"고 조언했다.

보고서는 이어 "우리나라는 시스템 반도체 산업 육성에 투자를 진행하고 있으므로 차량용 반도체 등의 IP를 공용으로 사용할 수 있는 분야와 협력해 개발 진행하는 것이 필요하다"며 "현재 국내 팹리스 기업은 특정 분야에 편중돼 있으므로 국내 우주항공 분야 수요를 기반으로 업체에게 새로운 제품군 진입 기회를 제공하는 것도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또 "기존의 팹리스 반도체 업체에게 개발 난도가 높은 우주항공용 반도체 개발을 지원해 질적 성장을 유도하고, 우주항공부품업체에게는 국산 반도체를 활용할 제품 개발을 지원해 글로벌 항공시장에서 양적 성장을 도모하면 양쪽 업계가 모두 성장할 것"이라고 충고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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