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자명 유광종기자
  • 입력 2016.10.13 17:26
주군을 향한 충절, 빼어난 전략으로 이름이 높은 중국 삼국시대 인물 제갈량(諸葛亮). 공자와 맹자, 손자 등이 태어났던 산둥(山東)에 뿌리를 둔 또 다른 유명 인물이다.

이처럼 호칭에 ‘자(子)’를 붙이는 경우에 주목하자. 이런 호칭은 아무에게나 주는 게 아니다. 어느 한 분야에서 일가(一家)를 이루는 것은 아주 최소한의 ‘기본’이다. 그 일가를 이룬 데 이어 사방팔방으로 그 영향력을 뻗쳐야 함은 물론이고, 시대를 초월해서 영원토록 다른 사람들이 그 업적을 인정해야 붙는 호칭이다.

공자는 중국을 대표하는 가장 상징적인 사상체계, 즉 유교 철학의 창시자다. 맹자 또한 그 법맥(法脈)을 이어받아 유학의 사상을 키웠다. 증자는 그 중간에서 유학적 사고를 제대로 자리 잡도록 이끈 인물이다. 손자는 또 어떤가. 그는 중국 병법을 최초로 체계화한 인물로 꼽힌다. 아울러 중국의 병법 사상은 그로써 완성을 이루는 단계에까지 이른다.

모두 ‘희대의 천재’에 해당한다. 그런 사람에게나 겨우 붙일 수 있는 호칭이 바로 그 ‘자’다. 산둥의 제로문화가 배출한 또 하나의 ‘자급(子級)’ 천재는 바로 묵자(墨子)다. 유학의 법통에 섰던 사람들은 그를 비난하지만, 그 역시 박애(博愛)의 개념인 ‘겸애(兼愛)’의 논리를 펼치면서 중국 사상사에 활력을 불어넣었던 인물이다.

비록 그 ‘자급’의 천재는 아닐지라도, 우리에게 너무나 친숙한 제갈량(諸葛亮)도 산둥이 낳은 인물로 알려져 있다. 손자(본명 孫武)의 ‘진짜 손자(孫子)’인 손빈(孫臏)도 조상 할아버지 못지않은 병법을 선보인 천재로, 당연하게 역시 산둥 출신이다. 강태공 역시 뛰어난 정치사상가로 활동하며 산둥에 빛을 더했던 인물이다.

이렇게 산둥은 천재의 고향이다. 천재는 머리만 뛰어난 사람이 아니다. 하늘이 그에게 무엇인가를 주었다고 보일 만큼 시대를 초월한 예지력과 사물 또는 현상의 전후좌우를 꿰뚫을 수 있는 통찰력을 갖췄으며, 자신의 사고가 시대의 한계를 뛰어넘게끔 완결성에까지 이른 초인적인 능력과 의지력의 소유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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