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자명 유광종기자
  • 입력 2016.10.31 17:36
동서울터미널과 이어져 있는 역이 2호선 강변역이다. 그래서 동서울터미널이라는 역명으로도 불린다. 역명 '강변'은 유장한 강의 흐름과 함께 많은 상상을 던지는 단어다.

동서울터미널이 있어 이 이름으로도 불리는 역이다. 한강처럼 긴 강의 물이 닿는 양쪽 언덕 또는 둔치에 만들어지는 땅을 보통은 강변이라고 한다. 정서적으로 이 말을 눈에 띄게 읊은 현대 시인은 김소월이다. “엄마야, 누나야 강변 살자/ 뜰에는 반짝이는 금 모래빛~”으로 적었던 그 아름다운 시어詩語에 강변의 정서가 퍽 아름답게 살아 움직인다.

강과 내, 그래서 결국 지표地表를 흐르는 대표적인 물의 흐름을 하천河川으로 적는다고 앞의 역을 지날 때 이미 설명했다. 그와 관련이 있는 여러 용어도 함께 살폈다. 따라서 이 역에서는 이름을 이루고 있는 두 글자 중의 나중 글자, 邊(변)을 알아보자.

이 글자는 가장자리, 측면側面, 끝 등의 새김을 지닌 한자다. 이등변二等邊 삼각형이면 삼각형 중 두 측면이 같은 길이를 지닌 것을 말한다. 처음 이 글자가 어떤 의미로 먼저 새김을 세웠는지는 방배역을 지날 때 자세히 풀 예정이다. 아무튼 이 글자는 전쟁 때 포로로 잡은 사람의 시신을 나무 등에 걸쳐 놓아 지역의 경계를 표시했다는 맥락으로 먼저 등장한다.

이 글자와 관련해서 우리가 새겨 볼 한자가 하나 있다. 사람이 맑고 깨끗해 부정과 비리를 멀리 할 때 우리는 그를 “청렴하다”고 말한다. 공직자에게 특히 강조할 수 있는 덕목의 하나다. 이 단어의 한자 표기는 淸廉이다. 앞의 글자 뜻은 아주 분명하다. 물이 맑아 깨끗함을 이루는 상태를 가리키는 글자다.

그러나 뒤의 글자 廉(렴)이 아무래도 마음에 걸린다. 우리는 그저 ‘청렴하다’ ‘깨끗하다’의 새김으로만 받아들인다. 원래 그랬을까. 의문이 슬쩍 찾아드는 글자다. 이 글자는 원래 건축에 관한 용어다. 집을 지을 때 한 건물의 가장자리, 즉 변邊을 가리키는 명사다. 커다란 집채가 있다고 생각해 보자. 번듯한 건물을 일컫는 당堂 또는 청廳이다. 이 당과 청의 변을 일컫는 글자가 廉(렴)이라고 생각하면 좋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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