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입력 2016.12.01 13:36

북한을 옭아매고 있는 가장 강력한 올가미는 ‘수령제’다. 정치, 경제, 문화, 사회의 전 영역에서 수령은 신(神)의 위치 정도라고 생각하면된다. 

이 수령제를 정당화시키고 있는 것이 ‘당의 유일사상체계확립의 10대원칙’이다. 이것은 1974년에 제정됐으며 김일성의 후계자로 올라 선 김정일에 의해 완수 됐다. 북한에서 10대원칙은 헌법보다 위에 있다. 즉 수령과 당에 대한 충성심의 잣대를 헌법으로 규정하는 것이 아니라 10대원칙으로 하고 있다. 헌법은 그 주변에서 단순한 도우미 역할 정도다.

수령제로 인해 북한사회는 세계 어느 곳에서 찾아볼 수 없는 경직된 구조에서 벗어나질 못하고 있다. 수령제를 뒷받침하는 핵심 이념은 ‘주체사상’으로서 여기서 파생된 것이 ‘자립’과 ‘우리식대로’라는 북한식 생존 법칙이다. 주체사상은 수령의 권위에 대한 인민의 태도를 결정 지으며 결국 김씨 가문을 왕권, 또는 신권으로 규정한다. 그들 이외 어떤 대안세력도 북한을 통치할 수 없다는 것을 강조한다.

다음으로 북한사회의 정치문화를 규정짓는 수단은 김씨 일가에 대한 업적을 상상조차 할 수 없는 문장을 동원해 과장과 거짓으로 포장하고 있다. 우선 김일성의 항일무장투쟁의 지도자상 형상화에서 그것은 두드러지게 나타난다. 여기서 핵심은 김일성이 항일투쟁을 주도했다는 것이며 일제에게서 조국을 해방한 민족의 영웅으로 그 어떤 이도 할 수 없었던 항일투쟁을 독자적으로 수행했다는 것이다.

또 15년간의 항일투쟁에서 한번 도 패한 적 없이 승리했으며 이것으로 김씨 일가가 북한을 통치할 수 있는 유일한 가문임을 정당화시키려고 한다. 이를 위해 북한의 문학, 영화, 김일성의 연설문 등 전 방면에 걸쳐 그의 영도력과 지도력에 대한 과장과 거짓으로 꾸며진 형상화 작업이 날마다 진행되고 있다.

2000만 인민의 손에 세계사와 그 속에 존재했던 인물들에 대한 책 대신 김일성일가에 대한 날조로 가득한 역사책만이 들려질 수 있게 만들었다.

프랑스혁명, 나폴레옹, 미국의 개척과 민주주의발전, 세계자본주의 발전사, 전쟁사, 그 속에 있었던 위인들을 북한사람들은 잘 모른다.

또한 김씨 일가에 대해 무오류의 지도자상을 강조하는 것에서 그것은 정점을 찍는다고 할 수 있다. 무오류의 지도자상에 대한 강조는 김씨 일가의 대를 이은 카리스마 구축에서 가장 중요한 논리를 구성한다. 우선 김씨 일가에는 ‘정책의 무오류성’이 부각되면서 이들의 지시와 명령은 곧 법이 된다. 이 과정에서 자신이 제시한 정책결정은 모두 옳은 것이며 다른 사람들의 주장은 오류로 취급된다.

이것은 김일성리더십의 유일성을 부각시키고 김일성이외 다른 대안적 지도자가 없다는 이미지 구축작업이 강화되면서 그의 후계자는 자연적으로 그의 아들 김정일이 물려받을 수밖에 없는 환경을 만들었다.

1983년 북한정권 수립기념일인 9월1일 김정일(오른쪽) 북한 국방위원장이 아버지 김일성 주석과 나란히 서서 대중집회를 보며 대화하고 있다.<자료사진=통일부>

이를 위해 ‘수령의 후계자론’이라는 성립되기 어려운 이론이 이를 뒷받침하기도 했다. 김일성의 가계를 몇 대 조상에서부터 이 가계만이 유일하게 민족의 자주와 독립을 위해 투쟁했다는 것으로 역사를 허위로 개작한다.

그것은 구체적으로 1866년의 셔먼호 침몰사건이 김일성의 증조할아버지 김응우에 의해 주도된 것에서 시작되면서 반외세, 반제국주의 선봉에 김씨 가문이 등장하는 시초가 된다. 1919년 3.1운동, 항일 빨치산운동, 건국, 6.25전쟁 승리, 전후복구의 승리, 사회주의 공업화, 사회주의 대 건설 승리 등 모든 것을 김일성 단독의 업적으로 기술하고 있다. 여기서 북한 인민들의 업적은 빠져 있으며 북한건국과 전쟁과정에서 북한의 목숨을 유지시켜준 소련과 중국의 역할은 모두 배제된다.

다음으로 김씨일가에 대해 인민을 위하는 아버지와 같은 지도자상을 강조하는 것으로 북한의 수령제는 철저히 정당화된다. 이들 김씨일가는 이신작칙(以身作則)의 원칙으로 전국의 방방곡곡을 누비며 끊임없는 현지지도를 통해 인민들의 생활형편을 살피는 지도자상을 강조하면서 ‘인민의 아버지’상은 북한사람들에게 세뇌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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