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자명 우성숙 기자
  • 입력 2022.02.05 19:00
(사진=픽사베이)
(사진=픽사베이)

[뉴스웍스=우성숙 기자] 서울 강동구에 거주하는 60대 A씨는 최근 시내에 볼일이 있어 공영주차장에 주차했다가 곤혹을 치렀다. 무인정산 단말기에서 주차비를 정산하려 1만원을 꺼냈지만 현금으론 결제할 수 없는 상황이 발생해서다. 신용카드를 집에 두고 온 관계로 어려움을 겪다가 결국 인근 빌딩에 근무하는 아들을 불러내 주차비를 정산하는 불편을 겪은 것이다.

코로나19 확산세로 인한 비대면 거래 증가와 신용카드·휴대폰 등을 이용한 간편 결제가 대중화되면서 카페, 무인 주차장, 식당, 편의점 등에서 현금으로 결제하는 것이 불가능해진 사례가 증가하고 있다. 우리 사회에 '캐시리스(Cashless) 사회' 현상이 빠르게 확산되고 있는 것이다.

그래서일까. 이런 추세를 입증해 주는 통계자료가 나와 눈길을 끌고 있다. 올해 카드 승인액이 사상 처음으로 1000조원을 넘어설 것이라는 전망이 바로 그 것.

여신금융협회에 따르면 지난해(2021년) 전체 카드 승인건수는 233억8000만건으로 전년(2020년)보다 7.6% 증가했다. 승인금액은 885조7000억원에서 977조1000억원으로 10.3% 늘었다. 이 가운데 신용카드 승인금액은 762조5000억원, 체크카드는 210조9000억원으로 전년대비 각각 11.0%, 9.1% 증가했다. 개인카드는 804조2000억원, 법인카드는 173조5000억원으로 1년 전보다 각각 9.7%, 13.3% 증가했다. 전체 평균승인 금액도 4만1794원으로, 전년(4만759원)보다 2.5% 늘었다.

지난해 분기별 승인금액은 1분기에 223조8000억원으로 전분기 보다 8.7% 증가했고, 2분기에는 244조6000억원(9.9% 증가), 3분기에는 248조원(8.6% 증가) 등 전분기 대비 10% 안팎으로 늘었지만, 4분기에는 259조4000억원으로 증가폭이 확대되며 두 자리가 넘는 증가세를 보였다. 이는 시간이 흐를수록 증가폭이 확대되고 있다는 뜻이다. 연도별로 봐도 2018년과 2019년의 전체 카드 승인액이 810조7000억원, 856조6000억원으로 매년 최소 5% 이상 증가하는 모습을 보이고 있다.

카드업계는 이런 증가 추세를 고려하면 올해 카드 승인액이 1000조원을 무난히 돌파할 것으로 보고 있다. 이처럼 카드 승인액이 늘어나는 것은 정보기술(IT) 발달로 현금 대신 카드 사용이 일반화되고 코로나 사태까지 터지면서 비대면 결제 문화가 중장년층 및 노년층까지 확산하고 있기 때문으로 풀이된다. 또 재래시장 물품까지도 온라인 카드 결제로 바로 구매해 배달받을 수 있는 등 현금을 쓰는 경우가 줄어들고 있는 것도 영향을 미친 것으로 보인다.

실제 지난해 비대면 및 온라인 구매 증가 등의 영향으로 도매 및 소매업의 카드 승인액은 512조2000억원으로 2020년 대비 14.5%나 급증했다.

이런 현상은 앞으로도 지속될 것으로 보인다. 무엇보다 코로나가 확산세가 지금처럼 이어진다면 증가폭은 더욱 가팔라질 것으로 예상된다.

이제 '캐시리스 사회'가 우리 앞에 성큼 다가왔다. 현금으로 결제할 수 있는 곳이 점점 줄어드는 시대가 왔다는 것이 실감이 나지 않겠지만 부인할 수 없는 현실이다. 지금도 그런데 코로나 이후 어떻게 변할지는 누구도 모른다. 우리 사회가 너무 빠르게 변화되는 것 같아 두렵기도 하지만 받아들어야 한다. 시대 변화만큼 빨리 적응력을 키우려는 노력이 필요한 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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