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자명 박명수 기자
  • 입력 2024.03.29 11:52
베냐민 네타냐후 이스라엘 총리. (사진=베냐민 네타냐후 페이스북 캡처)

[뉴스웍스=박명수 기자] 이스라엘 초정통파 유대인의 징집 면제를 둘러싼 이스라엘 내 갈등이 격화하며 베냐민 네타냐후 총리의 연립정부를 흔들고 있다.

28일(현지시간) CNN 등에 따르면 이스라엘 대법원은 이날 군 복무 의무를 이행하지 않고 신학대에서 공부하고 있는 징집 연령의 초정통파 유대교 신학생에 대한 정부 지원금 지급을 4월 1일 자로 중단하라는 잠정 명령을 내렸다.

대법원의 결정은 이스라엘 연정을 유지하기 위해 샤스당, 토라유대주의연합(UTJ) 등 2개 초정통파 유대교 정당에 의지하고 있는 네타냐후 총리에게 타격을 가한 조치로 평가된다.

이들 두 정당은 초정통파 유대인에 대한 징집 면제가 계속되기를 원하고 있지만, 전시내각에 참여해온 중도파 야당 국민통합당의 베니 간츠 대표와 요아브 갈란트 국방부 장관은 이에 반대하고 있다. 초정통파 유대교 정당들이 연정에서 나오게 되면 이스라엘은 선거를 새로 치러야 하게 된다. 

네타냐후 총리 정부는 지난해 10월 7일 팔레스타인 무장정파 하마스의 기습공격에 제대로 대비하지 못했다는 책임론 속에 지지율이 크게 떨어진 상태다.

이스라엘에서 대부분의 유대인 남성은 3년에 가까운 군 복무와 이후 수년간의 예비군 의무를 지고 여성도 2년간 의무 복무한다. 그러나 전통적 유대교 율법을 엄격히 따르며 세속주의를 배격하는 초정통파 유대교도는 1948년 이스라엘 건국 이후 병역 대상에서 제외돼왔다.

'하레디'로 불리는 초정통파 유대교도는 현재 이스라엘 전체 인구의 13%가량으로 추산된다. 그러나 이 같은 군 면제는 법률에 정식으로 규정되지 않은 채 정부 명령으로 이행돼왔다.

이스라엘 대법원은 2017년 9월 하레디의 군 면제를 위헌으로 판결하고 대안을 마련할 것을 명령했지만, 초정통파 유대교 정당 등의 반발로 이스라엘 정부가 그동안 새로운 방안을 제시하지 못한 상태에서 정부가 부여한 군 면제의 효력이 이달 말 만료된다.현재 이스라엘의 여론은 하마스와 벌이는 전쟁으로 군 복무 기간 연장까지 추진되는 상황에서 하레디의 병역 면제를 더는 허용해서는 안 된다는 쪽으로 기울고 있다.

 

저작권자 © 뉴스웍스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