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자명 차상근기자
  • 입력 2015.09.22 14:38

감소폭 예상치 커지는 상황...후발국 추격에 경쟁력 약화 등 복합 병증

올해 수출이 3년만에 다시 마이너스 성장할 것으로 보인다. 중국을 포함한 주요 수출시장의 수요 위축이 1차 원인으로 꼽힌다. 하지만 원화 약세 속에서도 회복탄력이 더욱 위축됨에 따라 한국 산업의 원천 경쟁력이 고 있다. 

22일 무역업계 등에 따르면 올 3분기 수출액은 1300억달러선으로 분기기준 2010년 4분기의 1278억달러 이래 5년만에 최저를 기록할 것으로 예상되고 있다. 지난 7,8월 분 858억달러에 9월20일까지 276억달러를 고려한 수치다.

올 들어 수출액은 지난달까지 8개월간 내리 뒷걸음질쳤다. 8월 수출액은 393억달러로 전년 대비 14.7% 감소해 6년 만에 최대 감소폭을 보이기도 했다.

올해 한국 수출액은 작년보다 4∼6% 줄어들 것으로 예상되고 있다.

LG경제연구원은 올해 수출이 상반기 5.0% 줄어든데 이어 하반기에 감소폭이 7.4%로 더 커져 연간으로는 6.3% 정도 줄어들 것으로 보고 있다.

한국은행은 지난 7월초 수출증가율 전망치를 -4.3%로 내놓았지만 다음달 하향조정할 가능성이 크다. 

이럴 경우 한국 수출은 2012년(-1.3%) 이후 3년 만에 감소세로 돌아서고 감소폭으로는 세계 금융위기 여파로 충격을 받은 2009년(-13.8%) 이후 최대가 된다.

전문가들은 과거 한국의 수출이 역성장한 시기가 대체로 글로벌 경제위기에 맞물려 있었지만 올해는 그렇지 않다는 점을 주시하고 있다. 미국은 긴축정책을 준비할 정도로 호황기이고 유럽도 몇년째 이어져온 재정위기에서 바닥을 치고 나오는 시점이다.

전문가들은 당초 하반기에 수출 물량이 늘면서 수출 실적이 회복할 것으로 예상했다. 상반기에 엔화 약세에 우리 상품이 고전했으나 이후 원화약세가 심화되면서 가격경쟁력은 상당히 회복되고 있다.

그러나 중국을 비롯한 신흥국, 자원부국, 개도국 등 미국을 제외한 글로벌 경제가 위축되면서 한국 수출이 회복 모멘텀을 못잡고 있다는 지적이다.

이준협 현대경제연구원 경제동향실장은 "수출에 영향을 주는 요인은 세계경기와 환율, 유가"라면서 "이 중 원화가 예전보다 약세이고 유가도 앞으로 하락폭이 크진 않을 것 같아서 무엇보다 세계경기가 관건이 될 것"이라고 말했다.

무역협회 관계자는 "수출이 부진한 것은 글로벌 경기 부진에 따른 교역위축이 주된 원인이지만 우리 수출주력산업이 중국, 멕시코 등 다수의 후발주자들로부터 전방위로 위협받으면서 경쟁력이 약화된 것도 중요한 원인"이라고 지적했다.

 

저작권자 © 뉴스웍스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