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자명 문병도 기자
  • 입력 2019.05.11 07:30
남극을 제외한 모든 대륙에 서식하는 쌍살벌은 이행추론 능력이 있다. <사진제공=뉴욕타임스>

[뉴스웍스=문병도 기자] 간단한 문제 하나.

철수가 영희보다 크고 민식이가 철수보다 크다면 민식이와 영희 중 큰 사람은?

답은 민식이다.

어른들은 쉽게 알 수 있지만, 일반적으로 6세 또는 7세 이하의 어린이들은 이런 문제를 풀지 못한다.

이를 이행추론이라고 한다.

이행추론은 문제해결에서 서열적 관계를 새로운 사태에 적용하는 연역적 과정이다. 

과학자들은 인간에게서만 볼 수 있는 능력으로 여겨졌던 이행추론 능력을 말벌의 일종인 쌍살벌이 갖고 있다는 사실을 확인했다고 뉴욕타임스(NTY)가 11일 보도했다. 

미국 미시건 대학의 진화생물학자인 엘리자베스 티벳 교수는 유럽 쌍살벌과 다른 종류의 쌍살벌로 이행추론 문제를 푸는지를 실험했다. 

쌍살벌들은 A, B, C, D, E로 분류될 수 있는 다섯 가지 색깔의 서열체계를 학습했다.

말벌들은 두개의 색깔을 놓고 날다가 내렸을 때 한 곳에서 전기 충격을 받도록 했다.

A와 B 색깔이 함께 제시되었을 때, B에 전기 충격을 줬다. B와 C를 보여주었을 때 C에서 충격을 주도록 했다. C와 D 중에서 D가, D와 E 중에서 E에서 충격을 느끼도록 했다.

티벳트 교수는 뉴욕타임스(NYT)와의 인터뷰에서 "쌍살벌들이 꿀벌처럼 혼란스러워질 수도 있다고 생각했다"라면서 "하지만 쌍살벌들은 특정한 색깔이 어떤 상황에서는 안전하지 않고 다른 상황에서는 안전하지 않다는 것을 알아내는 데 아무런 어려움이 없었다"라고 말했다.

실험에 따르면 꿀벌은 신경계가 작아서 쌍살벌과 같은 능력이 없었다.

이 같은 능력 차이로 인해 영리한 쌍살벌들이 남극 대륙을 제외한 모든 대륙에서 번성할수 있었다.

티벳교수는 쌍살벌들이 꿀벌에서는 볼 수 없는 복잡한 사회적 행동을 보이기 때문에 꿀벌보다 더 넒은 곳에서 번성할 수 있었다고 말했다.

이번 연구결과는 왕립학회가 발간하는 생물학 저널에 최근 발표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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