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자명 문병도 기자
  • 입력 2021.05.08 00:15
7만8000년 전에 묻힌 3살 소년인 '음토토'가 묻힌 형태를 보여주는 가상 이미지. (사진제공=뉴욕타임스)

[뉴스웍스=문병도 기자] 아프리카 케냐 해안 근처 동굴인 판가야 사이디에 아프리카에서 가장 오래된 인간의 매장지가 발견됐다. 

뉴욕타임스(NYT) 최근 보도에 따르면 약 7만 8000년 전 2~3살 정도 된 남자아이가 구덩이에 옆으로 몸을 웅크린채 누워있었다.

머리 밑에는 베개 같은 것이 놓여 있었다.

유럽과 중동에서 현대 인류와 네안데르탈인들은 여러 곳에 무덤을 남겼다. 이 중 12만 년 된 것들도 있다.

하지만 현대 인류의 기원으로 알려진 아프리카에서 매장 행위의 오래된 증거는 거의 발견되지 않았다. 남아프리카에서는 약 7만 4000년전 무덤이, 이집트에서는 약 6만8000년전 무덤이 발견됐을 뿐이다. 

이번에 발견된 무덤 속 아이는 스와힐리어로 '아이'라는 뜻의 '음토토'라는 이름이 붙었다.

엠토토는 장례 행위를 통해 땅에 묻혔음이 분명하다. 

마리아 마르티논-토레스 스페인 부르고스 국립 인류 진화 연구센터 소장은 네이처 논문을 통해 "유골이 놓인 상태를 봤을 때 아이의 머리 밑에 무언가가 놓여 있었다"라고 지적했다.

그녀는 "지역사회가 구덩이를 파고 베개를 사용한 것 뿐만 아니라, 특정한 위치에 안치하는 데 관여했다"라고 말했다. 

매장 문화는 현대인에게 전해져 아프리카에 남아있다.

아이의 유골은 분명히 호모 사피엔스다. 하지만 다른 사람의 유골과는 상이한 치아 특성을 보여주기도 한다. 인류가 특정 장소가 아닌 다른 곳을 여행하면서 그 곳 사람들과 섞였다는 것을 말해준다. 

마르티논-토레스 박사는 케냐에서 발견된 매장 유적지 이후 더 많은 매장 유적지가 발견될 수 있다고 말했다.

그녀는 또 "인간의 가장 독특한 행동 중 하나인 장례 문화가 어떻게 생겨나고 시간이 지남에 따라 어떻게 변화했는지에 대한 더 많은 정보를 얻을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그녀는 또 "인간은 죽은 사람을 똑 같이 배려하고 존중하며 섬세하게 대하는 유일한 종이다이다. 이는 우리가 산 사람을 위해 헌신할 수 있도록 한다"라고 말했다.

 아프리카 케냐 해안 근처 동굴인 판가야 사이디. 이 곳에서 아프리카에서 가장 오래된 인간의 매장지가 발견됐다. (사진제공=뉴욕타임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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