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자명 전현건 기자
  • 입력 2022.06.02 14:05

전해철 "패배 책임 있는 분들은 한 발 물러서야"…홍영표 "사욕과 선동으로 사당화시킨 정치의 참담한 패배"

이재명(가운데) 민주당 인천 계양을 국회의원 후보자가 윤호중(왼쪽) 민주당 공동 비대위원장 및 박지현 공동 비대위원장과 30일 오전 인천 계양구 이재명 후보 캠프 사무실에서 '투표해야 이깁니다' 합동 기자회견을 마친 뒤 손을 맞잡고 웃고 있다. (사진=이재명 후보 페이스북 캡처)
이재명(가운데) 민주당 인천 계양을 국회의원 후보자가 윤호중(왼쪽) 민주당 공동 비대위원장 및 박지현 공동 비대위원장과 지난달 30일 오전 인천 계양구 이재명 후보 캠프 사무실에서 '투표해야 이깁니다' 합동 기자회견을 마친 뒤 손을 맞잡고 웃고 있다. (사진=이재명 후보 페이스북 캡처)

[뉴스웍스=전현건 기자] 더불어민주당이 6.1 지방선거에서 '참패'한 가운데 선거를 이끌었던 이재명 총괄선거대책위원장 책임론이 고개를 들고 있다. 

이낙연 전 더불어민주당 대표는 2일 6·1 지방선거 결과를 놓고 "민주당은 (대선에서) 패배를 인정하는 대신에 '졌지만 잘 싸웠다'고 자찬하며, 패인 평가를 밀쳐두었다"며 "더 정확히 말하면, 그런 과정을 정략적으로 호도하고 왜곡했다"고 강조했다.

이 전 대표는 이날 오전 본인의 페이스북을 통해 '지방선거 이후의 민주당'이라는 제목의 글을 올리며며 "그런 방식으로 책임자가 책임지지 않고 남을 탓하며, 국민 일반의 상식을 행동으로 거부했다. 출발부터 그랬으니, 그다음 일이 제대로 뒤따를 리 없었다"고 비판했다.

그는 "6.1 지방선거가 끝났다. 민주당이 패배했다. 아픈 패배였다"며 "대통령 선거를 지고도 아무 일도 없었던 것처럼 지방선거를 치르다 또 패배했다. 패배의 누적과 그에 대한 이상한 대처는 민주당의 질환을 심화시켰다"고 전했다.

이어 "국민은 민주당에게 광역단체장 5대 12보다 더 무서운 질책을 주셨다. 특히 광주 투표율 37.7%는 현재의 민주당에 대한 정치적 탄핵이었다"며 "민주당이 그동안 미루고 뭉개며 쌓아둔 숙제도 민주당이 감당할 수 있을지 의문스러울 만큼 무거워졌다"고 설명했다. 

그는 "선거는 국민의 집단적 의사표시다. 그러므로 선거는 매듭이 된다. 승자도 패자도 그 매듭을 잘 짓고, 선거 이후의 전개에 임해야 한다"며 "패자가 할 일은 대체로 이렇다. 패배를 인정하고, 패배의 원인을 분석해 받아들이며, 그 원인된 문제들을 제거하고, 새로운 단계로 발전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그러면서 "책임지지 않고 남 탓으로 돌리는 것, 그것이 아마도 국민들께 가장 질리는 정치 행태일 것"이라며 "민주당은 그 짓을 계속했다. 그러니 국민의 인내가 한계를 넘게 됐다. 국민의 실망과 분노가 누적됐다. 민주당의 위기도 누적됐다"고 꼬집었다.

또 "이제 민주당은 또 다른 임시 지도부를 꾸려 대선과 지선을 평가하고 반성과 쇄신에 나설 것 같다. 그 일도 말처럼 쉽지 않을 것"이라며 "새 지도부와 평가 주체가 정당성 있게 구성되고, 그들의 작업이 공정하게 전개될 것이냐가 당장의 과제"라고 전했다.

이 전 대표는 "혹시라도 지도부와 평가 주체의 구성부터 평가 작업의 과정과 결과가 또다시 모종의 정략으로 호도되는 일이 없어야 한다"며 "잘못하면 민주당의 위기는 걷잡기 어려울 만큼 커질지도 모른다. 동지들의 애당충정과 지성을 믿는다"고 덧붙였다. 

'친문재인계'의 핵심인 홍영표 의원도 이날 페이스북에 올린 글을 통해 "이번 지방선거를 대선 시즌 2로 만들고 말았다. 사욕과 선동으로 사당화시킨 정치의 참담한 패배"라며 이재명 총괄선대위원장을 직격했다. 그는 "이제 민주당은 당원만 빼고 다 바꿔야한ㄷ가. 오직 국민만 바라보며 재창당의 각오로 완전히 새로운 당으로 거듭나야 한다"고 강조했다.

문재인 정부에서 행정안전부 장관을 지냈던 전해철 의원은 이날 자신의 블로그를 통해 "지방선거 패배로 인하여 당 안팎에서는 민주당의 혁신에 대한 필요성이 강하게 대두되고, 본격적으로 논의될 것"이라며 "이에 앞서 대선과 지방선거 패배에 대한 냉철한 평가가 반드시 선행되어야 한다"고 밝혔다.

이어 "이를 가능하게 하려면, 선거 패배에 책임이 있는 분들은 한 발 물러서 객관적으로 원인을 분석하고 판단할 수 있는 기본적인 토대를 만들어 주어야 한다. 선거 과정에서 일어난 모든 문제점들을 복기하고, 평가하며, 그 결과에 대해 책임을 지는 것이 필요하다"며 이재명 총괄선대위원장의 당권 도전에 반대한다는 입장을 분명히 드러냈다.

그는 "이후 당 혁신과 정치개혁은 제도적으로 가야 한다. 시스템 공천을 포함한 공천제도 혁신, 당의 윤리성 확보 방안 등 그동안 검토된 당 혁신에 더해 지난 대선 과정에서 제기된 정치개혁 의제의  구체화와 실천 방안도 함께 논의되어야 한다"며 "8월 전대로 선출된 새로운 지도부 체제하에서 당 혁신위가 주도적으로 역할을 하되, 과정에서 지도부는 다양한 의견을 수렴하고 치열하게 토론하며, 그 방향을 질서 있게 설정하여 당의 하나된 목소리로 국민들을 설득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마지막으로 그는 "국민 상식에 기반한 정도를 가는 것이 민주당의 신뢰를 회복하는 유일한 방법이 될 것이라고 단언했다.

'정치 9단'으로 일컬어지는 박지원 전 국가정보원장은 "당이 살고 자기가 죽어야 국민이 감동한다"면서 이 위원장을 직격했다. 

박 전 원장은 "자생당사(自生黨死)"라며 "자기는 살고 당은 죽는다는 말이 당내에 유행한다더니..국민의 판단은 항상 정확하다"고 적었다.

그는 "광주의 투표율을 보며 길을 찾으시라"면서 "당생자사(黨生自死). 당이 살고 자기가 죽어야 국민이 감동한다"고 쓴소리를 했다. 자신은 당선되고 당은 참패한 이재명 위원장과 민주당의 상황을 빗댄 게 아니냐는 해석이 나온다.

민주당 전략공천위원장을 맡았던 이원욱 의원도 이날 "이재명 친구, 상처뿐인 영광"이라며 이 위원장을 정조준했다.    

그는 댓글을 통해 "이 말에 내 친구 이재명의 답이 있기를 바란다"면서 이 위원장에게 입장을 밝히라고 촉구했다.

조응천 더불어민주당 의원은 이재명 총괄선대위원장의 당권 도전 문제에 대해 "(6·1지방선거) 대참패의 한 원인이기에 (8월) 전당대회에 출마하긴 쉽지 않을 것"이라고 예상했다.

조 의원은 이날 MBC라디오 '김종배의 시선집중'에서 이 당선자의 보궐선거 승리를 "상처 뿐인 영광"이라며 "굉장한 내상이 왔다"고 꼬집었다. 그는 "대선 패배에 일정 부분 책임이 있는 사람이 말을 뒤집고 이번에 출마한 것에 대한 설명이 제대로 안 됐다"며 "(지방선거 패배) 결과가 나올 것으로 보고 저는 계속 '(출마)하지 마라'는 입장이었다"고 털어놨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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