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자명 전다윗 기자
  • 입력 2022.06.16 19:21
삼성이 사용할 것으로 추정되는 대한항공 보유 '보잉 787-8 드림라이너' 항공기. (사진=플레인스파터스 사이트)
삼성이 사용할 것으로 추정되는 대한항공 보유 '보잉 787-8 드림라이너' 항공기. (사진=플레인스파터스 사이트)

[뉴스웍스=전다윗 기자] 삼성이 7년 만에 중형 항공기를 다시 업무에 도입할 전망이다.

16일 항공기 정보제공 사이트 플레인스파터스(planespotters)는 대한항공이 보유한 '보잉 787-8 드림라이너' 항공기를 6월부로 삼성이 이용하는 것으로 새롭게 기재했다.

대한항공이 보유한 상태로 삼성이 임차해 쓰는 형식으로 관측된다. 소형 비즈니스 제트기는 기업이 구입해 직접 운용하는 경우도 많지만, 통상 여객기 수준의 고가 항공기는 기업이 항공사에서 장기 임차해 사용한다.

국토교통부 항공기술정보시스템의 항공기 등록현황에도 해당 기체가 이달 10일부로 국내 정식 등록된 것으로 확인됐다.

지난 2015년 보잉 737-7EG 등 운영하던 항공기 3대를 임차 계약 해지하거나 매각한 지 7년 만이다. 전용기를 보유하면 시간·장소에 구애받지 않고 전 세계로 쉽고 빠르게 이동하는 '스피드 경영'이 가능하지만, 이를 운영·유지하기 위한 비용 역시 적지 않기에 내린 결정이었다. 

전세기 도입 기종은 보잉 787-8 드림라이너로, 이전에 삼성이 사용했던 보잉 737 기종과 비교할 때 상대적으로 큰 모델이다. 787-8은 장거리 중형 광동체(廣胴體) 항공기다. 크기는 길이 56.7m, 폭 60.1m, 높이 17.0m다. 항속거리 1만3620㎞이며, 형식에 따라 최대 242~381명의 승객을 수송할 수 있다. 광동체는 기체 내에 좌석을 설치했을 경우 통로가 2열 만들어지는 항공기의 동체 형식을 뜻한다.

해당 항공기는 내부가 39석으로 개조돼 임원급 이상의 해외 출장에 사용될 것으로 추정된다. 또한 반도체 등 주력 사업의 글로벌 경쟁이 심화되면서, 필연적으로 늘어나게 될 해외 출장 수요에 대응하기 위한 목적도 있는 것으로 관측된다.

삼성이 사용하는 이 항공기는 2015년 3월 생산된 787-8 초창기 기종으로 대한항공이 인수했다. 당시 대한항공은 보잉 787-9, 보잉 787-10 기종을 주력으로 사용하던 상황이어서 해당 항공기 인수 이유를 두고 다양한 추측이 나왔다. 그러다 2018년 내부를 VIP용으로 개조했다는 외신 보도가 전해지면서, 대통령 전용기·공군 2호기·대기업 전용기 등으로 쓰일 것이란 관측도 나왔다. 그러나 이후 4년여간 고객을 찾지 못하다가 이번에 정식 항공 등록을 했다. 

플레인스파터스 사이트에 올라온 대한항공 보유 보잉 787-8 드림라이너 항공기 정보. 오른쪽 아래 'operaiting for samsung'이라고 기재되어 있다. (사진=플레인스파터스 사이트)

삼성이 중형 항공기를 다시 업무용으로 투입하는 것은 향후 해외 출장 수요가 급증할 것으로 판단했기 때문으로 보인다. 반도체 등 주력 사업의 글로벌 경쟁이 심화되면서 경영진이 급하게 해외로 날아가야 할 일도 필연적으로 늘고 있다. 

게다가 반도체·스마트폰·가전 등 삼성의 주요 생산기지는 전 세계에 포진해 있다. 이런 주요 생산기지에 문제가 발생할 경우, 복구를 위해 엔지니어를 급파하는 경우도 발생한다. 지난해 2월 미국의 기록적인 한파로 인한 전력 부족 사태로 오스틴 반도체 공장이 가동 중단되자, 삼성전자가 대규모로 엔지니어를 현장으로 보내 긴급 복구한 것이 하나의 사례다. 

글로벌 공급망이 중요해진 현재, 전 세계 생산기지에 대한 신속한 대응력은 무엇보다 중요하다. 장거리 운항이 가능한 보잉 787-8 드림라이너를 선택한 것도 이 때문으로 해석된다.

삼성 측은 해당 기종의 도입 여부에 대해 말을 아꼈다. 대한항공 측은 "최근 해당 항공기가 국내 공식 등록된 건 사실"이라면서도 "자세한 운영 계획은 사업상 비밀이라 확인해 주기 어렵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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