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자명 백진호 기자
  • 입력 2022.12.24 06:00

아이폰, 2018년 출시 XS 시리즈부터 '듀얼폰' 혜택…삼성, 8월 나온 갤럭시Z 플립·폴드4 가능

 

'유심'과 'e심'의 차이. (사진=정보통신기획평가원 기술정책단 'ICT Brief 32' 캡처)
'유심'과 'e심'의 차이. (사진=정보통신기획평가원 기술정책단 'ICT Brief 32' 캡처)

[뉴스웍스=백진호 기자] 지난 9월 1일 국내에서 새로운 휴대전화 가입자식별모듈인 'e심' 사용이 가능해지며 하나의 휴대전화에서 두 개의 전화번호를 쓰는 '듀얼폰' 서비스를 쓸 수 있게 됐다.

e심이란 기존의 '유심'과 같은 역할을 하지만, 물리적 실체가 없고 휴대전화 단말기에 내장돼 있는 가입자식별모듈이다. 사용자는 본인 휴대전화에 가입자 정보를 다운로드해 e심 서비스를 이용할 수 있는데, 온라인 개통이 가능해 매장에 직접 가지 않고도 서비스에 가입할 수 있다.

듀얼폰이란 e심과 기존 유심을 결합해 하나의 휴대전화에서 두 개의 번호를 사용하는 서비스이다. 한 대의 휴대전화로 두 개의 번호를 이용하려는 수요는 꾸준히 존재했다. 코로나19를 기점으로 중고 거래·택배·배달 서비스를 이용하며 개인 휴대전화 번호가 부득이하게 노출되는 경우가 늘어났고, '워라밸'을 중시하는 사회 분위기가 정착하며 일상과 업무를 분리하려는 사람들도 증가했기 때문이다. 이에 국내 이동통신 3사는 이를 기회로 보고 5G 중간요금제와 e심으로 연내 5G 가입자 수 3000만명을 돌파하려 했다.

8월 28일 KT는 월 8800원에 두 번째 번호에 1GB의 데이터를 주는 '듀얼번호' 요금제를 공개했고, 9월 1일 LG유플러스는 월 8800원에 두 번째 번호에 250MB를 할당하는 '듀얼넘버 플러스'를 출시했다. 마지막으로 SK텔레콤은 9월 8일 월 8800원에 음성 모회선 공유, 문자 기본 제공, 데이터 250MB 및 모회선 공유를 내세우는 '마이투넘버'를 내놓았다.

이동통신업계는 e심 출시와 상용화로 번호이동이 활발히 이뤄질 것이라 내다봤다.

하지만 이통 3사의 목표는 이뤄지지 않았다. 과학기술정보통신부의 '이동전화 및 시내전화 번호이동 현황'을 보면 e심이 출시된 9월 번호이동건수는 8월(38만2352건)보다 더 적은 35만4723건을 기록했다. 10월에는 애플의 신규 모델 '아이폰14' 출시로 39만2553건까지 늘었다. 하지만 이는 지난해 같은 달 수치(47만279건)보다 더 적다.

이 같은 결과는 e심 서비스가 아직 상용화되지 않았음을 의미한다. 국내 통신업계에서는 e심이 기대에 미치지 못한 결정적 이유로 e심을 지원하는 휴대전화 기종의 제한을 들고 있다.

국내 휴대전화 기종 중 e심 서비스를 지원하는 갤럭시 Z 플립 4(왼쪽)와 폴드 4. (사진=삼성전자 홈페이지 캡처)
국내 휴대전화 기종 중 e심 서비스를 지원하는 갤럭시 Z 플립 4(왼쪽)와 폴드 4. (사진=삼성전자 홈페이지 캡처)

현재 e심이 적용되는 국산 휴대전화는 8월에 나온 갤럭시Z 플립·폴드4다. 이는 올해 출시된 최신 갤럭시 모델이라 하더라도 Z 플립·폴드4가 아니면 e심 서비스를 적용받지 못한다. 이는 결국 소비자의 선택 폭을 좁히는 결과로 이어졌다.

아이폰 모델 중 e심 서비스 적용이 시작되는 '아이폰 XS 시리즈'. (사진=애플 홈페이지 캡처)
아이폰 모델 중 e심 서비스 적용이 시작되는 '아이폰 XS 시리즈'. (사진=애플 홈페이지 캡처)

국내 휴대전화와 아이폰 간의 간격도 존재한다. 아이폰은 2018년 국내에서 출시된 XS 시리즈부터 e심 서비스를 받을 수 있다. 갤럭시Z 플립·폴드4와는 4년 차이로, 아이폰의 선택 폭이 국내 휴대전화보다 넓다.

통신업계는 e심을 지원하는 국내 단말기 모델의 적용 범위 확대를 e심 활성화의 주요 조건으로 보고 있다. 하지만 이는 단말기 제조업체측에 책임을 떠넘기는 태도로 보인다.

이통사들이 e심 요금제 가입자 수를 정확히 공개하지 않고 있어 통신업계 주장의 타당성을 제대로 알 수 없다. 이통사가 정보를 안 밝히다 보니 주무 부처인 과기부도 추이를 알지 못하는 상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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