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자명 백진호 기자
  • 입력 2023.03.06 10:25
탈세포화된 지방조직을 활용한 지방세포의 배양 플랫폼 구축 및 비만 AT MPS 모델 개발 과정. (사진제공=울산과학기술원)

[뉴스웍스=백진호 기자] 박태은 울산과학기술원(UNIST) 바이오메디컬공학과 교수팀이 인체 백색지방조직의 생리·병리학적 특징을 모사하는 생체모사칩을 개발하는 데 성공했다

6일 UNIST에 따르면 지방조직은 대부분 지방세포로 이뤄져 있다. 그 중 백색지방조직은 체내 에너지를 저장하고 항상성을 유지하는 데 중요한 역할을 하며, 지방산이나 호르몬 물질을 분비하는 내분비 기관이다. 백색지방조직에 과도한 지방이 쌓이면 비만이 발생하며, 당뇨병이나 심혈관계 질환 같은 합병증을 유발한다. 암 발생과 악화에도 영향을 미친다.

연구팀은 비만 지방조직의 생리·병리학적 특징을 모사하는 지방조직 생체모사칩을 발명했다.

생체모사칩은 지방조직에서 분리한 세포외 기질(ECM) 기반 하이드로젤 구조체 내에서 지방세포가 3차원으로 배양된 상부 미세채널과 지방 내피세포가 공동배양된 하부 미세채널로 구성됐다. ECM은 조직에서 여러 세포 사이에 공간을 채우는 3차원 구조를 띠며 세포로부터 분비·축적한 분자로 이뤄진다. 지방조직의 ECM은 비만화 과정에서 조성과 특성이 변해 지방세포의 움직임을 직·간접적으로 조절한다.

연구팀은 정상·비만 지방조직을 탈세포화하는 기술을 통해 ECM으로 이뤄진 하이드로젤을 만들었다. 하이드로젤 조직 특유의 생리·병리학적 특징을 통해 정상·비만 지방조직만의 특수한 미세환경을 모사할 수 있었다. 배양한 1차 지방세포의 기능을 장기간 유지하는 데도 도움을 줬다.

연구팀은 비만과 정상 지방조직 생체칩을 제작해 혈관 내피세포에서 관찰할 수 있는 기능 장애를 비만 지방조직 내에 재현했다. 비만 때문에 증가한 지방 내 염증 반응은 혈관내피 세포를 활성화하며 지방 내 면역세포의 수를 증가시켰는데, 개발한 비만 지방조직 생체칩에서 두 배 높은 면역세포를 부착해 관찰해냈다. 

연구팀은 비만 지방조직과 암세포의 직접적인 상호작용을 시각화·정량화할 수 있음도 증명했다.

제1 저자인 윤희정 연구원은 "연구를 통해 비만 지방조직의 미세 환경을 모사했다"며 "생체모사칩을 활용하면 비만 조직으로 인한 혈관내피세포의 활성화, 염증 및 기능 장애를 넘어 다른 세포와의 상호작용을 관찰할 수 있어 지방과 관련된 여러 질병 기전을 규명하거나 비만 치료제 개발에 활용할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연구 결과는 지난 1월 29일 생체소재 분야 국제 학술지 '악타 바이오머터리얼리아'에 게재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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