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자명 허운연 기자
  • 입력 2023.11.01 14:49

17일간 약 7800톤 방류…1, 2차와 동일한 규모
도쿄전력 피폭 사고에 정부 "심각한 문제 아냐" vs 민주당 "국민 기만"

후쿠시마 원전내 오염수 탱크. (출처=도쿄전력 홈페이지)
후쿠시마 원전내 오염수 탱크. (출처=도쿄전력 홈페이지)

[뉴스웍스=허운연 기자] 일본 도쿄전력이 내일(2일) 후쿠시마 제1 원자력발전소 오염수 3차 해양 방류를 시작할 예정이다. 방류량은 약 7800톤으로 1, 2차와 동일한 규모다.

도쿄전력은 다핵종제거설비(ALPS)를 거쳐 후쿠시마 제1원전 부지 내 저장 탱크에 보관 중인 오염수를 대량의 바닷물에 희석해 약 1㎞ 길이의 해저터널을 통해 원전 앞바다에 내보내고 있다. 도쿄전력은 지난 8월부터 방류를 시작, 올해 4차례에 걸쳐 총 3만1200톤을 방류할 계획이다.

도쿄전력이 발표한 3차 방류 계획에 따르면 2일부터 약 17일에 걸쳐 3차 방류 대상인 K4-A 탱크군에 저장된 오염수 약 7800톤을 방류한다. 일본 측은 지난달 19일 K4-A 탱크의 오염수 시료의 분석 결과 발표를 통해 삼중수소 외 핵종의 배출 기준을 만족한다고 강조했다.

우리 정부는 지난 1, 2차 방류 때와 마찬가지로 3차 방류에 대해서도 도쿄전력이 제공하는 실시간 데이터, 시료 채취 및 분석 후 공개하는 정보 등을 지속 모니터링할 방침이다. 더불어 우리 전문가의 현장사무소 방문, 화상회의, 서면 보고 등 IAEA와의 정보 공유와 원전 시설 방문을 통해 도쿄전력의 계획대로 방류가 이뤄지고 있는지 확인할 계획이다.

한편 지난달 25일 알프스 크로스플로우 필터 출구 배관 세정 작업을 하던 작업자 5명에게 배관 세정수가 비산해 일부 인원이 피폭된 사고가 발생했다. 이들 5명 가운데 2명은 제염을 해도 신체 표면 방사성량이 기준치인 1㎡당 4㏃(베크렐) 이하로 떨어지지 않아 병원에 입원했다.

일본 측은 사고로 지역병원에 이송됐던 작업자들은 몸 상태에 문제가 없고 오염 부위의 피부 외상 등이 확인되지 않아 같은 달 28일 퇴원했다고 우리 측에 전달했다.

당시 도쿄전력은 현장 바닥에 남아있던 액체를 바탕으로 사고에 따른 분출량이 약 100㎖라고 발표했다. 그러나 며칠 뒤인 29일 도쿄전력은 기자회견을 통해 "실제 분출량은 당초 알려진 것의 수십 배인 수 ℓ에 달하는 것으로 보인다"고 정정했다. 

이런 관리부실 의혹에 국민 우려가 커지는 가운데, 야당은 공세를 이어갔다.

우원식 더불어민주당 의원(후쿠시마 원전오염수 해양투기 총괄대책위원회 상임위원장)은 지난달 31일 자신의 SNS를 통해 "이번 사고는 사고원전 핵심 시설 관리부실, 오염수의 위험성, 도쿄전력의 은폐·조작 의혹 등 총체적 문제점을 여실히 드러내는 사고"라고 지적했다. 

특히 "후쿠시마 오염수는 안전하다는 상식 밖의 이야기만을 앵무새처럼 반복하는 윤석열 정부는 국민 안전을 위한 최소한의 양심이라도 지켜야 한다"며 "국민을 기만하는 일일 브리핑을 즉시 중단하고 더 이상 국민 안전을 등한시한 일본 변호행위를 중단하라"고 촉구했다.

반면 정부는 이번 사고가 안전상 심각한 문제는 아닌 것으로 판단하고 있다. 신재식 원자력안전위원회 방사선방재국장은 지난달 30일 브리핑에서 "피폭은 본격적인 핵종 제거 단계 이전에 있는 크로스플로우 필터 출구 배관을 청소하던 중에 발생한 것"이라며 "오염수 처리 공정상 알프스 정화 미흡 등으로 핵종이 제대로 제거되지 않아 피폭이 발생했다고 볼 여지는 없다"고 설명했다.

이어 "이번 사고를 포함한 알프스 공정상의 이상이 오염수 방류의 안전성과 직결되지는 않는다"며 "알프스를 거친 오염수는 저장탱크 보관 후 측정 확인용 설비인 K4 탱크로 이송돼 배출기준 만족 여부 및 삼중수소 농도를 확인한 뒤 해양으로 방출된다. 배출기준 만족 여부가 확인된 오염수만 방류 대상이 되므로 알프스 운전 또는 고장 여부가 직접적으로 방류의 안전성에 영향을 미치지는 않는다"고 덧붙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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