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자명 허운연 기자
  • 입력 2024.03.29 11:48

"특정 직역에 굴복하는 악습 끊을 것…조건없이 대화하자"

박민수 보건복지부 제2차관이 지난 2월 23일 의사 집단행동 중앙재난안전대책본부 첫 회의 결과를 브리핑하고 있다. (사진제공=보건복지부)
박민수 보건복지부 제2차관이 지난 2월 23일 의사 집단행동 중앙재난안전대책본부 첫 회의 결과를 브리핑하고 있다. (사진제공=보건복지부)

[뉴스웍스=허운연 기자] 박민수 보건복지부 제2차관은 29일 "의료 개혁은 의사 직역에 국한된 사안이 아니라 모든 국민이 직접적인 당사자이며, 의료 개혁의 성패는 5000만 국민의 생명과 직결된다"며 "다수 국민이 원하는 의료 개혁을 특정 직역과 흥정하듯 뒤집는 일은 없을 것"이라고 밝혔다.

박 차관은 이날 의사 집단행동 중앙사고수습본부 브리핑을 통해 "국민을 뒤로 하고 특정 직역에 굴복하는 불행한 역사를 반복하지 않겠다"며 의대 2000명 증원 등을 포함한 의료 개혁 완수 의지를 재차 드러냈다. 

특히 "과학적 추계에 기반하고 130회가 넘는 의견수렴을 거친 정책적 결정을 합리적 근거 없이 번복하지 않을 것"이라며 "특정 직역이 국민 생명과 건강을 위협하는 방식으로 정부 정책을 무력화한 악습을 끊고 법치주의를 바로 세우겠다"고 강조했다. 

이어 "정부가 진정성을 가지고 여러차례 대화 제의를 하고 있지만 교수 사직이 계속되고, 전공의 이탈이 장기화하고 있어 매우 유감스럽게 생각한다"며 "집단행동을 접고 조건 없이, 형식에 구애받지 않고 대화자리로 나와달라"고 촉구했다.

또 "전공의는 즉시 소속된 수련병원으로 복귀하고, 의대교수는 집단 사직을 철회해주길 바란다"며 "교수의 집단 사직이 환자에게 미치는 영향은 전공의 사직과 비교되지 않을 정도로 크다. 조건없이 대화 자리로 나와달라. 조건을 붙이는 건 대화를 더욱 어렵게 만드는 것"이라고 지적했다. 

한국백혈병환우회 등 9개 환자단체가 참여한 한국환자단체연합회가 29일 서울 중구 국가인권위원회 앞에서 기자회견을 갖고 있다. (사진제공=한국환자단체연합회)
한국백혈병환우회 등 9개 환자단체가 참여한 한국환자단체연합회가 지난 2월 29일 서울 중구 국가인권위원회 앞에서 기자회견을 갖고 있다. (사진제공=한국환자단체연합회)

박 차관은 "국민의 생명과 건강보다 더 귀한 것은 있을 수 없고, 이를 부정하면 어떠한 정당성도 확보되지 않을 것"이라며 "정부는 열린 자세로 대화할 준비가 돼 있다. 건설적인 대화로 국민이 불안하지 않도록 사태의 진전을 이루길 호소한다"고 말했다.

의사 집단행동이 장기화되면서 환자 불안감은 커지고 있다. 한국환자단체연합회 이날 입장문을 내고 "의료계와 정부가 팽팽하게 맞서고 있고, 환자 입장에서는 어느 쪽의 주장도 완전히 찬성하거나 반대할 수 없다"며 "현 사태는 환자에게 엄청난 위협으로 다가오고 있다"고 설명했다.

특히 "양측이 사태 해결을 위해 전혀 양보하지 않으면 조만간 걷잡을 수 없는 다수의 환자 피해가 발생할 것이고, 그때는 누구도 책임질 수 없는 파국을 맞을 것"이라며 "의료계와 정부 양쪽이 조금씩 양보해서라도 현재의 의료공백 사태를 조속히 해결하기를 바란다"고 호소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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