LG디스플레이 'OLED'로 미래의 창 연다

10조원 투자로 中과 기술격차 확대, 세계 선두 유지한다

2015-11-27     한동수기자
LG전자의 OLED적용 플랙시블 TV<사진:LG디스플레이>

LG디스플레이가 오는 2018년까지 10조원을 투자, 생산시설를 확대하고 유기발광다이오드(OLED)기술에 집중한다고 27일 발표했다.

이는 중국과의 기술격차를 늘리면서 디스플레이의 미래인 플랙시블(구부러지는 화면)과 다양한 폼펙터(모양)기술로 세계시장을 선도해 나가겠다는 전략인 것으로 풀이된다.

과감한 투자없이 경쟁업체들과 기술격차를 벌릴 순 없고, 중국의 추격을 따돌리고 세계 1위를 유지하기위한 뾰족한 대안도 없기 때문이다.

디스플레이 산업은 TV나 스마트폰을 넘어 스마트홈· 스마트자동차· 사물인터넷 환경과 더불어 무한한 확장 가능성을 가지고 있다. 현재 디스플레이 출하량과 시장점유율부문에서 세계 1,2위 모두 국내 업체들이 차지하고 있다.

문제는 중국을 비롯한 경쟁국들과의 기술격차다. 2000년대 들어 LG와 삼성 디스플레이는 일본·대만 업체를 누르고 세계시장점유율 50%내외를 줄 곧 유지해왔다.

그러나 2008년이후 글로벌 시장 환경이 빠르게 변화하면서 상황은 달라졌다.

치킨게임 걸어오는 중국

‘두 명의 경쟁자가 양쪽에서 차를몰고 돌진한다. 충돌직전 핸들(스티어링)을 먼저 꺾는 쪽이 겁쟁이(일명 치킨)로 취급당한다. 이것을 서양에선 치킨게임이라 부른다’

90년대 후반부터 2000년초반에 걸쳐 메모리 반도체 산업이 이랬다. 대만·일본·미국 등이 한국에 치킨게임을 걸어왔다. 메모리 반도체산업의 치킨게임은 10여년만에 기술력에서 앞선 삼성·SK하이닉스·마이크론(미국)의 3강체제로 막을 내렸다.

지금 디스플레이 산업은 치킨게임중이다. 중국에는 현재 디스플레이 패널, LED는 물론 첨단기술이 필요한 OLED까지 생산해내는 업체들이 BOE· CSOT· CEC-팬더· 인포비전· 티안마 등 5개사에 달한다. 이들의 출하량기준 세계시장 점유율은 18.8%다. 만만하게 볼 수치가 아니다.

메모리반도체 산업에서 교훈을 얻자면 기술격차를 확대해 추월당하지 않는 게 정답이다.

하지만 무모한 투자는 실패로 귀결된다. 현명한 선택과 최선을 다하는 집중력이 필요한 시점이다.

LG디스플레이의 ‘선택’은 올레드(OLED)

이우근 LG경제연구원 디스플레이부문 책임연구원은 “미래에도 세계 디스플레이 시장을 선도하기 위해선 두가지 선택 뿐”이라며 “기존의 LED 생산 확대와 OLED 투자확대 중 하나를 결정해야 하는 상황”이라고 말했다.

LG디스플레이가 오는 2018년까지 10조원을 투자해 집중하기로 한 OLED는 ▲투명디스플레이를 만들 수 있고 ▲접거나 휘는(플랙시블)화면이 가능하며 ▲프린팅 공정기법을 적용, 기존의 LCD·LED에 비해 생산원가 절감도 기대된다.

적용범위도 스마트폰 뿐만아니라 자동차, 생활용품 등 다양하고 적용산업도 사물인터넷 자동차부품을 비롯해 수십가지다. 미래 먹거리 산업이라 불릴만하다.

OLED 기술로 만들어진 휘어지는 두께 6mm 스마트폰.

그런데 OLED시장을 선점하기 위해선 ‘소재개발-합리적공정-첨단장비’에 걸친 3단계 과정이 통합돼야 한다.

이 책임연구원은 “국내 디스플레이업계의 경우 3단계 통합과정을 이미 이뤄낸 수준인데, 중국이 맹추격 중”이라며 “LG디스플레이가 과감한 투자를 통해 한세대 앞선 기술을 개발, 시장점유율을 높여나간다면 미래에도 승산은 있을 것으로 전망된다”고 말했다.

고객감동 OLED등장, B2B시장 주역된다

홍성일 서울대 전자공학부 교수는 “최근 TV나 스마트폰 시장의 변화 중 하나는 신제품을 출시해도 예전보다 활력이 떨어지는 것”이라며, 이는 “고객이 ‘과도한품질(Overspec)’에 대해 회의적 시각을 갖으면서 가격에 민감한 반응을 보이기 시작했기 때문”이라고 분석했다.

그는 이어 “당장 프리미엄 제품을 사기보단 가격이 떨어진 후 구매하려는 소비 경향도 간파해야 한다”고 말했다. 이처럼 가전이나 스마트폰 시장에서 신제품 출시 간격이 점점 축소되면서 소비자들은 새 제품에 더 이상 감동을 받지 않는다.

그런데 OLED는 기존에 없던 새로운 제품을 세상에 내놓는 것에 비교된다. 신제품에 시큰둥한 요즘 소비 트랜드에 맞설 수 있는 대안이 될 수 있다.

OLED의 가장 큰 특징인 투명하고 구부러지는 화면은 네모난 스마트폰에 변화를 줄 수 있다. 또한 OLED를 안경에 적용하고 무선인터넷을 연결시킬 경우 눈 앞에서 자동으로 상대방의 언어가 번역돼 나타나는 ‘올레드 안경’도 등장 할 수 있게된다.

이 책임연구원은 “OLED는 단순히 TV, 전광판, 자동차, 스마트폰에만 적용되는 것이 아니라, 앞으로는 인간이 사용하는 모든 사물에 적절하게 사용될 수 있다”며, 따라서 “유리로된 전자칠판, 건물외벽이나 내·외장재 등으로 OLED는 진화, 기업을 고객으로 삼는 B2B 사업의 주역이 될수 있을 것”이라고 분석했다.

OLED로 디스플레이 정체기 벗어날 것

전문가들은 디스플레이가 연관산업이 다양하며 엄청난 잠재력과 확장가능성을 갖고 있어 미래 먹거리 확보를 위한 주요 산업으로 성장할 것으로 내다보고 있다.

그러나 연관산업이 많다는 것은 다양한 시도를 해야할 시점에 안주를 선택할 경우 뒤쳐질 수밖에 없다는 얘기와 통한다.

이 책임연구원은 “빅데이터와 사물인터넷 부문 등에 OLED는 적용될 수 있다”며 “사용자 중심의 새로운 제품 개발만이 막대한 투자자금의 회수시기를 앞당기는 방법이 될 것”이라고 말했다.

OLED가 가져다 줄 미래의 모습은 다양하다. 그 중하나.

‘공항이나 터미널에서 이동 중 거울 앞에 서서 옷매무새를 정리할 때 거울에는 본인이 원하는 다양한 정보가 새겨진다. 예를 들면 취향에 맞는 상품이나 책이 가까운 곳에서 판매되고 있다거나 좋아하는 장르의 영화관련 정보 등이다. 스마트워치에 개인정보를 입력해 놓으면, 공공시설이나 야외의 OLED로 만들어진 ’거울‘이나 ’외벽‘ 혹은 ’쇼윈도‘ 등등에서 맞춤형 정보를 쏟아내 주는 것이다. 멀지 않은 미래에 가능한 얘기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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