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입력 2025.11.25 14:10
카니발·E클래스, 거래량 1위…잔가율은 셀토스·520i가 선두
반면 쉐보레 더뉴말리뷰·푸조 508은 상대적으로 낮은 수준

[뉴스웍스=정현준 기자] 고금리와 경기 불황이 이어지면서 중고차 수요가 늘어나는 가운데, 모델별 중고차 잔가율(신차 가격 대비 중고차 시세 비율) 격차가 더욱 뚜렷해지고 있다.
잔가율은 신차 가격을 100으로 봤을 때 중고차 시세가 어느 정도 유지되는지를 나타내는 지표다. 예를 들어 신차 가격이 100일 때 중고차로 70에 거래되면 잔가율은 70%다.
25일 카이즈유데이터연구소에 따르면 올해 1~10월 승용모델 중고차 거래량은 160만8842대로 신차 판매(125만1557대)보다 28.6% 많았다. 지난해 역시 중고차가 196만6960대, 신차는 143만9310대로 큰 격차를 보였다.

올해 1~10월 기준 2023년식 국산 중고차 중에서는 기아 카니발(KA4)이 4309대로 가장 많이 거래됐다. 이어 ▲그랜저 하이브리드(GN7) ▲뉴 레이(4037대) ▲캐스퍼(3662대) ▲그랜저 GN7(3195대) ▲뉴 펠리세이드(3135대) 등이 3000대 이상의 판매고를 올렸다.
수입차는 벤츠 E클래스 5세대가 855대로 최다를 기록했다. 테슬라 모델 Y(677대), BMW 5시리즈(653대), 3시리즈(366대), 아우디 A6(338대) 순이었다.
이들 중고차(영업용 제외)의 평균 주행거리는 국산 2만9517km, 수입산 2만4721km로 집계됐다. 연료별로는 LPG 차량의 평균 주행거리가 4만9709km로 가장 길었다. 이어 전기차(3만7162km), 경유(3만5858km), 수소(3만3758km), 하이브리드(2만8471km), 휘발유(2만5716km) 순으로 나타났다.

중고차 플랫폼 케이카가 2023년 신차 판매량 기준 주요 인기 모델 상위 5개 모델을 살펴본 결과, 모두 현대차·기아 차량이 차지했다. 조사 기준은 2023년 7월 신차 가격(출고가 기준) 대비 올해 11월 케이카 평균 시세다. 잔가율 산정은 2023년 한 해 신차 판매량을 기준으로 이뤄졌다.
가장 잔가율이 높은 모델은 기아 셀토스 가솔린 1.6으로 85.3%를 기록했다. 출고가 2597만원이던 차량이 현재 평균 2215만원에 거래되며 비교적 높은 시세를 유지하는 셈이다. 이어 ▲스포티지 하이브리드(81.0%) ▲아반떼 CN7 가솔린 1.6(80.3%) ▲카니발 디젤(79.2%) ▲그랜저 GN7 하이브리드(73.6%) 순이었다.
케이카 측은 "국산차 기준 잔가율 80%면 보통 수준이며, 구형·단종 차종은 상대적으로 감가가 더 크다"고 설명했다.

국산 비인기 모델의 잔가율을 보면 상대적으로 감가 폭이 큰 모델은 현재 단종된 한국지엠 쉐보레 더뉴말리뷰였다. 신차가격 3121만원이 현재 평균 1931만원으로 떨어지면서 잔가율은 61.9%에 그쳤다. 이어 ▲KG모빌리티 티볼리 가솔린(69.2%) ▲코란도 가솔린(69.6%) ▲현대차 아반떼N 2.0(73.0%) ▲기아 스팅어 3.3(74.2%) 순이었다.

수입차에서는 BMW 520i가 잔가율 74.1%로 가장 높았다. 이어 ▲벤츠 S500 4매틱 L(67.3%) ▲벤츠 E250 아방가르드(62.8%) ▲테슬라 모델 Y(57.1%) 순이었다. 테슬라 모델 Y는 정부·지자체 보조금을 반영할 경우 실질 잔가율은 더 높게 계산될 수 있다고 케이카 측은 설명했다.
반면 단종된 푸조 508은 잔가율이 49.1%로 절반 수준에 그쳤다. 한국에서 철수한 시트로엥 DS4도 56.1%로 낮았다. 다만, 폭스바겐 투아렉(67.7%), 혼다 어코드(69.5%)는 당시 신차 판매량이 많지 않았음에도 비교적 양호한 잔가율을 유지한 것으로 나타났다.

케이카 관계자는 "고가 차량일수록 감가폭이 큰 경향이 있다"며 "장기 렌터카와 소매 시장으로 공급 물량이 많으면 인기 차종이라도 가격 하락이 발생한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스포티지·아반떼·셀토스는 워낙 인기 차종이라 잔가율 방어가 잘 되는 편"이라고 덧붙였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