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청년실업해소⑨] 취미살려 직업갖자! 17개 新직종이 뜬다
정부, 문신시술자·레저선박 전문가·대체투자 전문가 등 다양한 직종 육성책 내놔...
더 이상 문신은 ‘차카게 살자’를 새긴 조폭 형님들의 전유물도, 비호감의 상징도 아니다. 한 때 병역 기피의 수단이기도 했던 문신이 이제는 ‘타투’라는 이름으로 또 하나의 패션으로 자리잡아가고 있다. 한국타투협회 추정에 따르면 국내 타투인구는 약 100만명. 하지만 현행법상 비의료인에 의한 문신 시술은 엄연히 불법에 해당된다.
그런데 이제 정부가 나서서 타투를 하나의 산업으로 발전시키려고 한다. 예술행위에 한정해 문신을 합법화하고 타투를 전문적으로 시술하고 개발하는 예술가 ‘타투이스트’를 적극 육성하겠다는 계획이다.
정부는 15일 ‘新직업 추진 현황 및 육성 계획’를 발표, 타투이스트를 비롯해 총 17개의 새로운 일자리 창출을 발굴하겠다고 밝혔다. 이번 발표에는 정부가 직접 육성하고 지원하는 13개 직업과 민간시장이 자생적으로 창출할 것으로 기대되는 4개의 직업이 포함됐다. 분야는 주로 안전이나 의료, 여가생활, 재테크, 문화 분야와 관련이 깊다.
◆ 재난관리자, 레저선박전문가 등...기존의 직무분야 전문화
먼저 기존의 시장이 보다 구체화되고 세분화됨에 따라 새로운 수요가 창출되는 분야에 대해서 새로운 직업군을 창출하겠다는 전략이다.
9.11테러나 각종 대형빌딩 화재, 산업현장 안전사고 등으로 기업재난에 대한 전문가 수요가 증가하고 있는 추세에 맞춰 정부는 기업재난관리자를 적극 육성할 계획이다. 정부는 향후 특성화 대학원을 지정해 석·박사급 인력을 배출시키겠다고 밝혔다.
또한 신약의 연구와 개발, 제품 사용화 등에 대한 전문가로 의약품규제과학전문가를 육성할 방침이다. 인턴십 프로그램을 운용하고 규제과학 전문가 인증서 교부 등 실시한다. 제약기업의 재직자나 제약분야 진출 희망자 등을 대상으로 집중 실시할 계획이다.
또한 주택이 임차인 무집과 월세징수, 세금납부, 유지보수 등 민원처리 등을 전담할 주택임대관리사도 장려한다. 최근 주택임대차 시장에서 월세의 비중이 급격히 늘어나고 있는 반면 해당 전문가가 미비한 상황임을 고려한 것이다. 2300여개의 임대관리업체가 있는 일본 등을 고려했을 때 향후 비전이 있는 업종으로 평가된다.
요트가 정박하는 마리나를 운영하고 각종 레저 선박을 운항하거나 수리하는 직종에 대해서도 투자한다. 지난 2007년부터 2014년까지 국내 요트 등 레저선박 보유척수는 3.3배, 해당 면허 취득자수는 2.3배가 증가하는 등 시장이 급격히 크고 있다. 이 같이 확장하고 있는 레저선박 관련 업계 전문가를 키우겠다는 것이다.
또한 기관 투자자에 고용돼 대체투자 자산의 발굴과 수익 및 위험분석 등을 전문으로 하는 대체투자전문가, 해양플랜트의 전체적인 밑그림을 그리는 해양플랜트기본설계사 등도 적극적으로 확대할 방침이다.
◆ '한국판 해리포터', '퓨디파이' 만든다...자격제도·인프라 구축 통해 직업창출
관련된 자격제도를 신설하거나 인프라를 구축해 공공부문에서 점차 민간부분으로 새로운 직업이 창출·확산될 수 있도록 하는 계획도 발표됐다.
지방정부와 주정부는 물론 병원 등 민간시설에도 다수 고용돼있는 재난안전관리전문가를 국내에도 적극 도입한다. 방재전문가를 집중적으로 키우는 대학을 선정하고 새로운 국가공인시험을 만들어 자격인증제도도 운용할 방침이다.
최근 취미를 넘어 직업으로도 정착돼가고 있는 ‘1인 콘텐츠 제작’ 추세에 맞춰 미디어콘텐츠크리에이터도 정차된다. 연간 830억원에 달하는 막대한 수익을 버는 퓨디파이(Pewdiepie)가 한국에서도 나타날 수 있도록 하자는 취지다. 공모전 등을 통해 관련 인재를 발굴하고 각종 교육 인프라를 지원하며 전세계 유통을 지원하는 등 정부에 의한 종합지원책이 마련된다.
진로와 적성 분야에 대한 전문 인력도 창출한다. 다양한 진로체험 활동을 기획하고 기업과 학교, 정부 등을 서로 연결하는 역할을 하는 진로체험코디네이터를 육성할 계획이며, 개인별 직무수행 능력을 평가하고 필요한 교육과정과 훈련기관 등을 소개하는 직무능력평가사도 새로운 직업군으로 발굴한다.
대표적인 신산업으로 각광받고 있는 3D프린팅 산업과 관련해 설계와 모델링부터 프린팅, 후처리까지 전 과정을 기획하는 3D프린팅매니저를 육성해 개인맞춤형 상품 제작 산업의 수요에 적극 대응하겠다는 방침도 내놓았다. 또한 한국판 해리포터, 제2의 또봇을 개발할 수 있는 상품·공간스토리텔러를 키워 스토리텔링에 기반한 마케팅 전문가도 다수 배출하겠다고 밝혔다.
◆ 민간에 의한 자생적 창출이 기대되는 신직업, P2P대출전문가 등
정부가 아닌 민간 기업이 주도적으로 창출할 것으로 기대되는 직업들에 대해서도 정부가 적극적 지원을 해나갈 방침이다.
먼저 불특정 다수로부터 투자금을 모아 대출을 원하는 사람에게 합리적인 이자율로 돈을 빌려주는 P2P대출(Peer to Peer Lending) 전문가가 새롭게 떠오를 것으로 보인다. 내년 1월부터 크라우드펀딩 제도가 실시되고 핀테크 산업에 대한 각종 지원육성책이 쏟아져 나오고 있는 만큼 전도유망한 분야라는 분석이다.
또한 점차 확장되고 있는 의료관광과 관련 마케팅은 물론 법률적 문제 해결, 컨설팅 등의 서비스를 제공하는 의료관광경영상담사가 새롭게 나와 의료관광 활성화에도 기여할 수 있을 것으로 보인다.
한편, 연간 2000만명이 넘는 관광객이 몰리고 36조원대 시장 규모에 달하는 크루즈 산업과 관련해 크루즈 선상에서 각종 활동과 스포츠, 엔터테인먼트, 강연 등을 기획하고 객실 서비스까지 관리하는 크루즈 승무원, 전자와 전기, 소프트웨어, 반도체 등과 관련한 마케팅 문서 작성과 리뷰, 검증 등을 담당하는 테크니컬 커뮤니케이터 역시 민간에서 새로운 직업군으로 부상할 것으로 전망된다.
정부는 새로운 직업군에 대한 대중 홍보를 강화하겠다는 방침이다. 외국사례 연구는 물론 유망산업과 관련된 산업 전망을 소개하고, 민간산업별 협의체 등을 통해 현장 의견을 반영하겠다고 밝혔다.
이기권 고용노동부장관은 “새로운 직업을 발굴하여 육성하는 것은 우리 경제의 역동성을 강화하고 창조경제 실현을 위한 원동력이 될 수 있을 것”이라며 “미래를 선도할 새로운 가치와 일자리를 창출하고 이를 통해 청년들에게 보다 많은 양질의 일자리를 제공할 수 있도록 하겠다”고 밝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