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해외취업 이렇게 성공했다⑤]약점, 극복하면 스토리가 된다

<해외취업 수기부문 장려상> 글·사진 김은혜 에띠하드 항공 승무원

2016-01-03     온라인뉴스팀

나는 29살 평범한 직장인이었다. 결혼을 한 뒤 외국계 회사에서 비서로 근무하는 중 출산으로 부당하게 해고를 당하게 되었다. 계약직이기 때문에 산후 휴가신청이 되지 않는다는 이유에서였다. 열심히 몸바쳐 일한 회사를 그렇게 억울하게 나오게 되니 하늘이 무너지는 것만 같았다.

설상가상으로 아이가 자주 아프기 시작했고 남편의 벌이가 고정적이지 않아 맞벌이를 해야만 하는 상황에서 경제적으로 큰 타격이였다. 한 순간 한 순간이 위기였고, 그때 내 나이 겨우 서른 이었다.

◆ 내 인생의 결정적 한 순간

모든 것이 막막하다가도 해맑게 웃는 아기를 보며 천국과 지옥을 오가는 와중에 나는 우연히 아이를 담당했던 여의사 선생님과 사담을 나눌 기회가 있었다.

선생님은 이제 막 산후 휴가에서 돌아왔다며 아이가 자기 아이와 동갑이라며 특별히 애정을 가지고 대해 주셨다. 그때 그 흰 가운을 입고 엄마로서 당당히 일하는 그 선생님이 왜이리 멋지게 보이던지...진료를 끝내고 집으로 돌아오는 길에 나는 마음속 선명한 외침을 들을 수 있었다.

"멋진 엄마가 되고 싶다! 경제적으로 힘이 있는 엄마가 되고 싶다! "

그 순간 나는 오랫동안 미루어 두었던 숙제를 펴보듯 처녀 적 꿈을 펴 보았다. 그것은 바로 결혼으로 출산으로 접어둘 수밖에 없던 외국항공사 승무원 이라는 꿈이었다.

하지만 기쁨도 잠시, 무엇보다 걱정이 앞섰다. 질문과 의심은 많았지만 품에 안겨 곤히 자고 있는 아이를 보니 이상한 큰 용기가 생겼다.

'그래, 맞아, 나는 이제 고작 30살이야! 몸 건강하고, 영어를 원어 민처럼 잘하진 않지만, 연습하면 되잖아!

◆ 달려라 엄마

비행기는 상공으로 날기 전 활주로에서 시속 약 600 km로 달린다. 이 속도는 현재 세계적으로 지상에서 달릴 수 있는 가장 빠른 속도이다.

나는 승무원이 되기 위해, 남들보다 한참 뒤처진 격차를 좁히기 위해 한 시간을 열 시간처럼 달렸다.

그때 당시에는 한국 항공사에선 면목적인 20대라는 나이제한이 있었고, 외국 항공사에서도 30대가 넘어 승무원에 합격한 사례는 흔치 않았다. 특히 아기 엄마로서 합격한 경우는 전무후무 했습니다.

나는 호주대학에서 호텔경영을 졸업해 영어에는 자신이 있었다. 그래서 나만의 전공과 장점을 살릴 수 있는 외국항공사를 목표를 하기로 했다.

아기가 어린 관계로 외국항공사지만 한국이랑 가까운 동남아시아 쪽 항공사를 위주로 준비 했다. 쟁쟁한 20대 친구들과 경쟁하기 위해 지하철 오가는 시간에 면접 답변, 예습복습을 누구보다 열심히 했다.

하지만 승무원이 되는 길은 그리 평탄하지 만은 않았다. 1차 면접을 20번도 넘게 떨어졌다. 보통 승무원 면접은 3차까지 있다는 걸 감안하면 나는 승무원의 문턱 언저리에도 가보지 못했던 셈이다.

아마 나이와 기혼여부 때문인 거 같았다. 솔직히 말해 20대의 훨씬 예쁘고 쟁쟁한 지원자도 많은데 나이 많은 아줌마를 뽑을 이유가 없으니까.

나는 생각의 전환을 꾀했다. 인터뷰의 답변을 좀 더 진정 성을 담는 방법으로 바꾼 것이다. 그것은 오히려 제 약점일 수도 있던 엄마를 강점으로 내세우는 것이었다. 아무리 교과서처럼 그럴싸한 답변이라도 면접관들의 마음을 얻지 못하면 그것은 실패한 답변이기 때문이다.

그 뒤로 매번 최종면접마다 아기문제로 문제가 되어 떨어졌지만 나는 엄마이기 때문에 절실하고 엄마로서의 승무원이 더 강할 수 있다는 점을 일관성 있게 어필했고 그 결과, 최종면접까지 통과했다.

김은혜씨가 근무하는 풀 서비스 항공사 '에띠하드 항공'. 업계 최고 대우로 유명하다.

◆ 세계최고의 저비용항공사에서 풀 서비스 항공사로서의 이직

에어아시아 엑스 항공은 세계최고 저비용(LCC) 항공사이다. 다양한 국적의 사람들과 아시아 여러 나라들을 비행하고 여행하면서 국제서비스 인으로써 기본적인 소양을 갖출 수 있었다.

저비용항공사는 서비스 보다는 안전에 더 주안점을 두고 있으며 기내에서 스낵이나 음식을 유료로 판매해야 한다는 경영방침이 있다.

어느 날 나는 항공사를 찾아오시는 손님을 대접하는 느낌이 아닌, 그냥 승객으로 대한 다는 느낌이 들어 그 동안 배운 좋은 경험들을 바탕으로 풀 서비스 항공사로 이직하여 서비스에 대해서 본격적으로 배워보겠다는 더 큰 꿈을 가지게 됬다.

그러던 어느 날 일본 도쿄에서 "에띠하드 항공 승무원 채용 공고"을 보았다.

에띠하드 항공은 이력서와 에세이를 인터넷으로 접수하면 서류심사 합격자에 한해서 면접을 볼 수 있는 Invitation (초대장)을 받을 수 있기에 현직승무원으로써의 상공 전선에서 배운 점과 나만의 좋은 서비스의 대한 정의를 잘 점목하여 에세이를 작성했고, 이력서도 정성껏 작성하여 에띠하드 인사 팀으로 보냈다.

3일 후에 서류가 통과 되어 초대장을 받았고 나는 일본 도쿄로 면접을 보기 위해서 날아갔다.그 결과 1차에서 160여명 중에 35명 만이 통과 하였고, 2차 면접은 20명정도 통과하였고 마지막 최종면접을 본 후 일주일안에 합격 메일을 받았다.

◆ 약점을 극복해 나만의 스토리를 만들자 

승무원이란 직업은 (외적인 아름다움 +내적인 아름다움)*자신만의 차별성을 잘 갖춘 사람이다.

우리 주변에는 예쁜 친구들도 많고, 마음 따뜻한 사람들도 많이 있다. 그런 훌륭한 지원자들이 돋보이지 않는 이유는 자신만의 색깔이나 차별성이 부족하기 때문이라고 생각한다.

뚜렷한 목표가 없는 면접준비와 외모에 대한 강한 집착 보다는 자신의 장점과 단점을 인정하고 자신의 상태를 잘 파악하고, 또한 어필할 줄 아는 용기가 필요하다.

약점 또한 극복하면 감동적인 나만의 스토리가 되고 그 과정들을 통해서 자신만의 이미지, 자신만의 브랜드를 만들어야 한다.

사회적인 편견으로 보면 나의 사회복귀는 생각지도 못했을지도 모른다.

하지만 나같이 평범하고 나이 많은 지원자가 합격할 수 있었던 이유는 나이라는 이름에서 또한 엄마라는 이름에서 갖게 하는 성숙함과, 강한 책임감이라고 생각한다. 그것이 내가 갖고 있는 약점이었지만, 지금은 이렇게 나만의 스토리가 되었다.

"젊어서 고생은 사서도 한다" 지금 보다 더 어릴때는 이 말의 의미조차 몰랐던 나. 젊어서 고생은 사서도 할 만큼 갚진 것이란걸 이제는 안다.

그 고생들은 소멸되는 것이 아니라, 적금처럼 하나 둘씩 쌓여서 여러분의 미래에 날개를 달아주고 더 높이 더 오래 날수 있게 도와줄 동반자가 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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