롯데 '형제의 난'...지분 확보 주총에서 결판난다
롯데그룹의 신격호 총괄회장의 아들인 신동주, 신동빈 형제 간 후계 다툼이 갈수록 본격화되고 있다.
롯데그룹 신격호 총괄회장의 장남인 신동주 전 일본롯데 부회장은 30일 KBS와의 단독 인터뷰에서 "신 총괄회장이 신동빈 회장을 비롯한 롯데홀딩스 이사 6명에 대해 내린 조치는 자신의 권한을 행사한 것"이며 "이를 두고 '쿠데타'라고 표현하는 것을 이해할 수 없다"고 밝혔다.
신 전 부회장은 이날 신격호 총괄회장이 한국 주요 임원들을 해임했다고 밝히며 그의 지시서를 공개했다. 또한 이 지시서 안에 자신을 롯데홀딩스 사장으로 임명했다는 내용도 담겼다고 강조했다.
신 전 부회장은 이를 뒷받침하는 근거로 일본으로 떠나기 전날 작성된 신격호 총괄회장의 지시서 두 장을 KBS에 공개했다.
아울러 신 전부회장은 그동안 자신의 편에 선 것으로 언론을 통해 알려졌던 신영자 롯데복지재단 이사장에 대해서는 알려진 것과 달리 중립이라고도 말했다.
이에 대해 롯데그룹 측은 대표이사 선임은 합법적인 이사회 의결이 필요하기 때문에 일본 롯데홀딩스 이사 해임 때와 마찬가지로 이번 해임 지시서 역시 법적으로 효력이 없다는 점을 강조했다.
롯데그룹 측은 신 전 부회장과 일부 친족들이 고령으로 거동과 판단이 어려운 신격호 총괄회장을 임의로 모시고 해임발표를 유도한 것이라고 주장하며 신 전 부회장 측의 주장에 대응할 필요가 없다는 입장이다.
이런 가운데 앞으로 일본 롯데홀딩스의 주총에서 이기는 쪽이 한국과 일본 롯데를 모두 지배하게 되기 때문에 형제간의 본격적인 싸움은 주주총회에서 결말이 날 것으로 예상된다.
일본 롯데홀딩스의 주주총회 일정은 아직 확정되지 않았지만, 신동빈 회장 측이 발표한 대로 신격호 총괄회장을 명예회장으로 퇴진시키기 위해서는 정관 개정이 필요해 주총을 열어야 한다.
신동주 전 부회장은 이 주총에서 이사를 전면 교체하겠다는 방침을 밝히고 있어 형제 간의 치열한 싸움을 예고하고 있다.
일본 롯데홀딩스는 일본 롯데그룹의 지주회사이면서 한국 롯데그룹의 지주회사 격인 호텔 롯데의 최대주주다. 일본 롯데홀딩스를 지배하면 사실상 롯데그룹 전체를 차지하게 되는 셈이다.
결국 형제 간 지분 확보를 위한 격돌은 불가피한 상황이다. 이와 관련 신동빈 회장 측은 이미 과반의 지분을 확보했다고 주장하고 있다. 반면 신동주 전 부회장은 부친인 신격호 회장의 지분과 종업원 지주회 지분 등을 합쳐 3분의 2를 차지했다고 주장하고 있다.
앞으로 롯데그룹은 형도 아우도 승리를 장담하기 어려운 사활을 건 지분 확보 경쟁을 겪을 것으로 예상된다. 하지만 '형제의 난'이 해결되더라도 불투명한 지배구조를 유지한 것이 혼란의 근원이라는 지적이 있어 롯데그룹의 지배구조 변화는 불가피할 것으로 전망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