주훈지 경기교총 회장 "교권수호로 자긍심 높이는 교총 만들겠다"

[뉴스웍스가 만난 사람] "이재정 교육감 너무 독선적...현장 교원·교원단체와 소통 나서야"

2021-10-15     한재갑 기자
주훈지 경기도교원단체총연합회 회장이 14일 경기 수원시 팔달구 경기교총 회장실에서 이뤄진 뉴스웍스와의 인터뷰에서 "교권수호로 자긍심을 높이는 교총을 만들겠다"고 말하고 있다.(사진=한재갑 기자)

[뉴스웍스=한재갑 기자] 주훈지 평택물류고등학교 교장은 제36대 경기도교원단체총연합회(경기교총) 회장으로 지난 9월 16일 취임, 공식적인 업무에 들어갔다. 임기는 9월 1일부터 3년이다. 주훈지 경기교총 회장은 지난 8월 회원 2만4389명 중 1만4008명(57.44%)이 투표에 참여한 선거에서 1위를 차지해 회장에 당선했다. 중등 교장으로 출마한 주 회장은 초등 1명, 중등 3명이 겨룬 선거에서 선거구도상 어려울 것이라는 예상을 깨고 압도적인 표 차이로 당선됐다.

17개 시·도 중 최대 규모 회원 수를 자랑하는 경기교총 회장에 취임한 주 회장은 교권수호로 자긍심을 높이는 교총, 회원권익에 신속·강력하게 대응하는 교총 실현과 함께 회원복지혜택 확대를 약속했다. 또 교사노조, 전교조와 정기적인 소통을 통해 현장 교원의 목소리를 하나로 모으고 경기도교육청이 현장중심 교육행정을 펼칠 수 있도록 노력하겠다는 뜻도 밝혔다. 그러면서 경기교총이 교육의 정도를 걷는 교원단체로서 회원 수를 확대해 위상을 높일 것이라고 말했다. 주 회장을 만나 교육현안과 경기교총의 운영방향에 관해 들어봤다. 주 회장과의 인터뷰는 지난 14일 경기도 수원시 팔달구 경기교총회관에서 이루어졌다. 아래는 그와의 일문일답이다.

-회장 당선 원인이 무엇이라고 생각하나.

"선거를 하면서 회원들께 교권강화와 부당한 교육정책에 맞서 현장을 지원하는 경기교총이 되겠다고 약속했다. 또 투명하고 공정한 경기교총 운영으로 회원들의 믿음에 보답하겠다고 했다. 특히 선생님들이 교육활동에만 전념할 수 있는 교육여건을 만드는 데 최선을 다하겠다고 진심을 다해 호소했다. 2만7000여명에 달하는 회원들께서 경기교총과 경기교육 발전을 위한 저의 진심을 믿고 선택해주신 것에 깊이 감사드리고 믿음에 보답할 수 있도록 혼신을 다할 각오다."

-취임 후 가장 역점을 두는 정책은. 

"경기교총 회장 취임의 기쁨보다는 막중한 책임감이 앞선다. 교총은 본래 교권보호와 교원의 사회경제적 지위 향상을 위해 교육기본법에 따라 설립된 교원단체다. 교원단체 본연의 기능인 교권보호와 교원의 권익 신장을 위해 혼신의 힘을 쏟을 것이다. 또한 아이들이 미래세대 주인공으로 바람직하게 성장할 수 있도록 행복한 양질의 교육을 받을 수 있는 여건을 만드는 데 최선을 다할 것이다."

-교권보호를 위한 구체적인 대책이 있다면.

"교권은 당위성만 주장하거나 피상적인 정책으로 보호되는 게 아니다. 교권강화와 교권피해 발생시 대응 시스템을 만들어 조직적이고 체계적이며 신속하게 대응할 수 있도록 준비하고 있다. 상근변호사 채용을 계속 확대하고 교권침해가 발생하면 소송비 지원을 강화할 계획이다. 또 교권침해 우려가 있는 교육정책에 대해서는 단호하고 신속히 대응해 선생님들이 아이들 교육에만 전념할 수 있는 여건을 만들 것이다. 경기교총의 가장 우선순위는 교권보호다. 교권하면 경기교총이 떠오를 수 있도록 교권보호를 위해서는 어떤 타협이나 양보도 하지 않을 것이다."

-취임 후 이재정 경기도교육감을 만났나.

"며칠 경기교총과 경기도교육청 간의 정기적인 교섭이 있어서 상견례 차원에서 만났다. 지난해 봄에 발생한 코로나19 상황으로 모두가 힘들어하고 있다. 교육현장에선 일선학교 선생님들이 교육 당국의 혼선과 현장을 무시한 정책으로 많은 어려움을 겪고 있다. 코로나19 방역, 온라인 수업 등 코로나19 이후 그동안은 솔직히 선생님들의 헌신이 있었기에 그나마 교육을 유지하고 이끌어 갈 수 있었다. 그러나 언제까지 선생님들의 헌신만 요구할 수는 없다. 이젠 우리 사회와 교육청이 적극 나서 선생님들께서 교육에만 전념할 수 있도록 교육환경 조성에 적극 앞장서 달라고 요구했다. 아울러 교원들의 사기진작과 교육환경 개선 없이는 공교육 강화가 어렵기 때문에 좋은 교섭결과가 나올 수 있도록 협조를 구했다. 이재정 교육감도 교총과 협력관계가 잘 유지되도록 최선을 다하겠다고 화답했다.

-이재정 교육감이 이끌어온 7년간의 경기교육, 어떻게 평가하나.

"그간 우리교육이 지닌 경직성을 극복하고 획일화된 교육에서 벗어나기 위해 다양한 정책을 추진하고 창의적이고 즐거운 교육환경 구축에 많은 노력을 기울이신 점은 의미있게 평가할 수 있다. 그러나 교권보호를 위한 정책이 피상적인 수준에 그치고 있다. 특히 교원업무 경감을 위해 노력하고 있지만 현실은 더 늘어나고 있다. 또 학교자치를 얘기하지만 실질적인 권한은 없고 책임만 있는 실정이다. 가장 아쉬운 점은 너무 독선적이라는 점이다. 현장 교원과 교원단체와의 적극적인 소통에 나서야 한다."

-최근 스쿨넷 사업의 학교 이관을 두고 경기교육이 갈등을 보이고 있다. 경기 교원3단체가 연합 기자회견도 했는데. 어떻게 해결해야 하나.

“17개 시도교육청 중 스쿨넷 사업을 학교에 떠넘긴 건 경기도교육청이 유일하다. 스쿨넷 관련 갈등은 이재정 교육감이 학교현장 실정과 선생님들 목소리를 외면하고 있는 것이 가장 큰 원인이다. 교원3단체 의견도 경청하지 않으려고 한다. 한마디로 독선이다. 이 교육감의 이러한 독선에 편승한 도교육청의 안일한 행정이 만들어낸 합작품이다.

스쿨넷은 쉽게 말하면 SK, KT, LG 중 하나의 통신사업자를 선정하는 것이다. 도교육청 직원 10명이면 충분한 일이다. 왜 학교에 떠넘겨 1만 명의 교직원이 이 일에 매달려야 하나. 이런 비효율적이고 기만적인 행정이 어디에 있나. 경기교총은 교원3단체와 연대해 서명운동 전개, 1인 시위 투쟁 등을 지속해 경기도교육청의 잘못을 바로잡을 수 있도록 강력히 투쟁해 나갈 것이다.“

주훈지 경기도교원단체총연합회 회장이 14일 경기 수원시 팔달구 경기교총 회장실에서 이뤄진 뉴스웍스와의 인터뷰에서 제주도연수원 건립 문제에 대해 상황을 파악해 대처하겠다는 입장을 밝히고 있다.(사진=한재갑 기자)

-이번 경기교총 회장선거에서 제주도 연수원 건립 문제가 쟁점이다. 어떻게 해결해나갈 것인가.

“제주도연수원 계획, 추진 과정의 문제점이 무엇이었는지 면밀히 분석하고 있다. 또 현재 피해나 손해규모가 어떤지, 향후 사업 전망성은 어떤지도 검토 중이다. 제주도연수원 사업을 추진한 측에 법적 책임을 물을 부분이 있다면 그에 상응하는 적절한 조치를 취할 계획이다.”

-경기교총 회원 수가 감소하고 있다. 대책은 있나.

“교원단체의 회원 수 간소는 전반적인 추세다. 교총이나 교원노조 모두 마찬가지다. 회원 수 감소는 복합적인 요인이 작용한다고 판단한다. 퇴직자수 증가 및 신규교사 임용수 감소, 교원단체 필요성에 대한 인식 부족, 젊은 교사들의 개인주의적 성향 등 복합적인 요인이 있다. 교원단체 필요성을 절실히 느낄 수 있는 정책과 복지혜택 발굴, 젊은 교사 요구에 맞는 교원단체 운영, 강력한 교권보호 활동. 교육 당국의 부당한 교육정책 맞서에 경기교총이 끊임없이 노력하면 회세는 확대될 것으로 생각한다.”

-경기교사노조와 전교조경기지부 등 다른 교원단체와 관계 설정은 어떻게 하고 있나.

“경기교총이나 교사노조 모두 교권보호와 교육발전을 위해 노력하는 곳이다. 목표는 같지만 때로 이를 실현하는 수단이 좀 다를 뿐이다. 서로 소통하고 협력해 같이 할 일이 엄청 많다고 생각한다. 우선 경기교총부터 열린 마음으로 교사노조와 대화하고 공감하고 신뢰를 쌓을 수 있도록 노력할 것이다. 정기적으로 때로는 수시로 만나 소통하면서 협력해 나가도록 할 생각이다.”

-경기교총 회원들에게 남기고 싶은 말은.

“회장은 지위와 명예를 누리는 자리가 아니라 봉사와 희생의 자리다. 저는 월급을 받지 않는 회장으로서 그 예산을 교권 및 회원 복지비 예산으로 활용할 것이다. 아울러 젊은 교원들이 관심을 가지는 교총을 만들 것이다. 3년 임기동안 힘 있고 강력한 교원단체로 거듭나 선생님들한테 꼭 필요한, 이 나라 교육에 기여하는 경기교총을 만들 각오다. 회원 선생님께서도 제가 가고자 하는 길에 적극적인 관심과 동참을 요청드린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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