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현기 서울시의원 당선인 "야당과 협치는 하되 적절한 견제도 하는 의회 본연의 역할 다할 것"
[뉴스웍스가 만난 사람] "도시 저소득 계층 보호, 이것이 내가 정치 하는 이유" "개포동·양재천 남쪽 주민들, 쾌적한 주거환경 속에서 보다 높은 삶의 질 향유하도록 최선"
[뉴스웍스=원성훈 기자] 지난 2018년 지방선거에서 낙선한 후 이번에 최다선인 4선 의원으로 서울시의회에 재입성하는 김현기(66세) 국민의힘 서울시의원 당선인은 여당의 최다선 의원이라는 점에서 유력한 서울시의회 의장 후보로 거론되고 있다. 오는 7월 임기가 시작되는 제11대 서울시의회는 112명 의원 가운데 초선 의원이 86명이다. 김현기 당선인에게는 자신의 서울시의회 경험을 토대로 초선 의원들과의 조화를 잘 이뤄가야 할 숙제가 주어져 있다.
김 당선인은 '교육'을 중시하면서 특히 교육에서 소외되는 사람이 없도록 자신이 그런 역할을 하겠다고 다짐했다. 그는 시의회에서 열심히 일할 것을 다짐하면서 이번 지방선거의 슬로건을 '마음은 초선처럼, 능력은 4선답게'로 설정했다. 이런 그를 13일 서울 강남구 수서동의 그의 사무실에서 만나서 인터뷰했다. 아래는 그와의 일문일답이다.
-'강남구가 부자동네인 것만은 아니다'라는 뜻은.
"저는 이번에 강남 제3선거구(개포 1·2·4동)에서 당선이 됐고 이제 4선 의원의 역할을 하게 됐다. 4년 전에는 민주당이 큰 태풍으로 다가와서 볼 것도 없이 낙선을 했다.
그전에는 2006년부터 2018년까지 내리 3선을 했다. 강남이니까 당연히 내리 3선을 했겠지라는 그런 생각이 들겠지만 내 선거구는 그런 선거구가 아니었다. 강남은 남북으로 되게 길다. 남북으로 대단이 긴데, 제일 북쪽은 압구정동·청담동·신사동 등으로 이른바 잘 사는 곳이다. 그 다음에 중간 부분이 대치동·삼성동·도곡동 등으로 이곳도 잘 사는 곳이고 마지막으로 양재천 남쪽에 있는 개포동·일원동·수서동·세곡동 등인데 이곳은 곳에 따라 소득 격차도 심하고 그렇다보니 이곳에 거주하고 계신 분들 중에는 굉장히 어려운 계층도 많다.
예를 들어서, 우리 강남구가 서울 시내 25개 구청 중에서 임대 아파트가 세 번째로 많다고 한다. 이 분들이 대부분 제 선거구에 거주하고 계신다. 그래서 제가 초선·재선·3선 때 저의 선거 상대방인 민주당 후보자가 보통 선거 한 달 전에 이들 지역으로 오는데도 그의 득표율은 48%나 나온다. 다시 얘기하면 내가 4년 동안 노력하지 않으면 당선되기 어려운 지역이라는 얘기다.
여기에다가 또 세곡동에 보금자리 주택이 5만 가구나 들어왔다. 보금자리 주택은 주로 이제 젊은 세대들에게 공급된 아파트다. 다자녀 우선으로 해서 세곡동에 가면은 자녀 셋 가지고 있는 분들을 볼 수 있는데 이 지역에서는 자녀가 네명, 다섯명인 분들도 상당히 많다. 그런데 이런 분들의 투표성향이 민주당 성향이 많고 이곳에는 임대아파트들도 많아서 내가 2018년에 낙선했다. '강남'하면 일반적으로 타 지역 분들이 갖고 계신 인식과는 많은 차이가 있다."
-서울시의회에서 여러 상임위를 두루 섭렵하게된 이유는.
"시의원 초선 때 전반기에는 교육문화위원회에 있었다. 예나 지금이나 '강남하면 교육'이다. 제 선거구 안에 초·중·고등학교가 35개가 있다. 어마어마한 숫자다. 서울 시내 전체로는 초·중·고등학교가 1350개쯤 있다. '강남'하면 '교육'이라는 것은 강남의 주거지역이 거의 다 교육을 목적으로 이사를 와서 사는 젊은 계층이 많다는 점에서도 드러난다.
그런데, 내가 의원이 돼서 제일 먼저 학교 현장을 방문한 것인데 강남도 가보고 강북도 가보고 나서 깜짝 놀랐다. 나는 여태까지 강남 소재 학교가 훨씬 시설이 우수한 줄 알았다. 하지만 정반대였다. 그래서 현장 방문 이후, 서울시교육청에 최근 5년치 시설환경 개선 사업비 내역 제출을 요구했다. 그래서 문서를 검토해봤더니 강남에는 전혀 투자가 안 되고 강북에만 투자를 하고 있는 게 드러났다. 바로 이 부분을 바로 잡아서 강남 지역 학교 환경개선 시설 투자를 하도록 요구했고 그래서 지역민들로부터 많은 호평을 받았다.
구체적으로는 강북의 대다수의 학교들에는 강당이 있는데 강남에 있는 학교들에는 상당수의 학교들에 강당이 없는 점을 개선시켰다. 학생들이 모여서 뭔가 공동의 과제를 하고 운동을 하는 것과 그렇지 않은 것은 엄청난 차이다. 바로 이런 점을 내가 개선시키는데 일조를 했다. 앞으로도 '강남 교육'의 발전을 위한 일이라면 그게 무엇이 됐건 간에 앞장 서서 개선해 나가도록 노력할 것이다."
-철도고등학교 출신은 가정 형편이 어려운 사람들이 많은데, 자수성가 한 것인가.
"말씀하신 대로다. 나 뿐만 아니라 내 동문들이 시골에서 다 천재들이다. 친구들을 보면 각자가 다녔던 초등학교, 중학교에서 다들 1등하던 친구들이더라. 이런 친구들이 전국에서 왔다.
나는 경북 영주가 고향이고 내 아버지는 일찍 돌아가셨고 어머니가 그 시골에서 조그마한 논밭 가지고 농사는 지어서 살았다. 농사만으로 부족하니 행상까지 해가면서 자녀들을 키우셨다. 내가 고등학교 1학년 때 가정환경 조사를 하는데 내가 '우리 어머니는 농업 겸 행상'이라고 써놨다. 최근에 내가 우연히 모교를 찾아가서 예전 기록에 그렇게 씌여진 것을 보고 눈물도 많이 흘렸다."
-정치인으로서의 기본 철학은.
"사회적 약자에 대한 보호다. 우리 사회는 고도 성장 과정에서 필연적으로 사회적 약자가 탄생했다. 특히 도시 저소득 계층에 대한 보호는 시급하다. 국민 소득은 선진국 수준에 도달했지만, 상대적으로 절대 빈곤에서 벗어나지 못하는 계층도 상당하다. 이들 계층에 대한 보호는 정치의 영역이고 바로 이런 점에서 기여하고자 하는 게 내가 정치를 하는 이유다.
그동안 내가 사회복지사로서 활동해 온 배경도 이에 기인한다. 서울 강남구는 일반적으로 부자동네라 일컫는다. 그러나 조금만 더 들여다 보면 우리의 손길을 기다리는 주민들이 곳곳에 있다. 구룡마을 등 주거환경이 열악한 주민들이 서울에서 제일 많은 구가 강남구이기도 하다. 이런 점을 면밀히 들여다 보게 되면 사회적 약자를 보호하기 위한 시스템을 만드는 것을 조금도 소홀히 할 수 없다.
이번 당선으로 4선 의원이 됐다. 3선을 하는 동안에도 주민분들의 과분한 사랑과 지원을 받았다. 한 번의 낙선이라는 고배를 마시고 다시 일을 하게 선택해 주신 주민께 감사드린다. 반드시 지역의 각종 현안을 해결하고 지역경제를 활성화 시키겠다. 특히 개포동, 양재천 남쪽의 강남지역 주민분들이 쾌적한 주거환경 속에서 보다 높은 삶의 질을 향유할 수 있도록 최선을 다하겠다."
-서울시의회의 다수당이 국민의힘이다. 의장 후보 하마평에 오르고 있는데 대한 생각은.
"일하는 데 선수는 의미가 없다. 제대로 일하는 모습을 보이는 것이 우선이다. '마음은 초선처럼, 능력은 4선답게'라는 선거 슬로건처럼 더 낮게, 더 가까이 현장 속으로 시민 곁에서 동고동락하면서 겸허히 섬기겠다. 선배의원으로서 후배의원들에게 다양한 경험과 사례들을 전해 말이 아닌 행동으로 변화된 의정활동을 펼칠 수 있도록 역할을 하겠다.
최다선 의원이다 보니 의장 후보로 거론되는 것 같다. 다선이라고 해서 당연히 의장이 된다는 것은 없는 것이고, 당내 의장 선출과정이 경선인 만큼 경선 절차에 의해 자연스럽게 도전할 계획이고, 그 과정에서 의원들의 뜻을 물어보겠다. 동료 의원들이 판단해 선택할 것으로 본다.
중요한 것은 지난 12년 동안 민주당이 의회를 지배해 왔고 그로 인해서 발생한 폐단과 독선·독단이 누적돼 있는 만큼, 산적한 문제를 조속히 해결하고 의회를 원래 시민의 대표기관인 의회로 새롭게 정립해 가야겠다. 야당 의원들과 협치는 하되 적절한 견제도 하는 의회 본연의 역할을 다할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