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정한 경북교육청 창의인재과장 "경북직업교육, 대한민국 표준 넘어 세계 표준으로"
[뉴스웍스가 만난 사람] 취업률 4년 연속 전국 1위, 전국기능경기대회 5년 연속 종합우승, 전국 최초 직업교육박람회 개최 성과 이끌어
[뉴스웍스=최만수 기자] 경북교육청이 직업계고 취업률과 전국기능경기대회에서 독보적인 성과를 이어가며 경북 직업교육을 대한민국 표준을 넘어 세계 표준으로 만든다는 야심찬 계획을 차근차근 실행에 옮기고 있다.
경북교육청은 신산업 학과재구조화를 지속적으로 추진해 4년 연속 취업률 전국 1위를 달리고 있다. 또한 기능기술인의 꿈의 무대인 전국기능경기대회 5연속 종합우승의 쾌거를 달성했다. 이러한 성과가 알려지면서 매년 16개 시·도에서 1000명의 학생들이 경북으로 몰리고 있다.
10년째 경북 직업교육을 이끌고 있는 김정한 경북교육청 창의인재과장을 만나 경북 직업교육의 성공 비결을 들어봤다. 서울대 농대를 졸업한 김 과장은 전국 교육청 관계자 가운데 유일하게 2021년 2월부터 1년 6개월간 대통령직속국가교육회의 고등·직업교육개혁 전문위원을 지냈다. 2019년엔 청와대 교육비서관실 요청으로 직업계고 현장실습 개선 자문회의에 참석한 직업계고 정책 전문가다.
다음은 일문일답이다.
-경북교육청이 취업률이나 전국기능경기대회에서 독보적인 성과를 올리는 비결은.
"2017년 전국 최초로 '10차 산업 교육과정 운영'이란 획기적인 교육정책을 입안해 미래융합인재를 육성하는 데 주안점을 두고 있다. 한마디로 시대 변화와 기업 요구에 맞춰 학과재구조화를 꾸준히 추진해 기업이 원하는 맞춤형 기능·기술인을 배출하고 있는 게 비결이라면 비결이다. 경북 직업계고 취업률(교육부 통계)이 2019년 55.6%, 2020년 59.6%, 2021년 65.1%로 매년 상승해 2위권과의 격차를 벌려 독주체제를 굳히고 있는 원동력이기도 하다."
-10차 산업을 구체적으로 설명해달라.
"10차 산업이란 기존 1차(농업), 2차(가공), 3차(서비스업)의 융복합을 통해 고부가가치를 창출하는 6차 산업에 정보통신기술(ICT)를 중심으로 한 4차 산업혁명을 더해 새로운 가치를 창출하는 미래종합산업이라는 의미다. 경북교육청이 처음 만든 용어다. 예를 들어 호텔리어를 육성하는 과의 경우 회계나 경영, 식음료, 조리(제과·제빵) 등이 모두 가능하도록 융합교육과정을 운영하는 것이다. 산업 현장에 필요한 자격증도 5~6개 취득해 궁극적으로 최고경영자(CEO)로 성장할 수 있는 융합인재 양성이 목표다."
-'펫고' '식품과학마이스터고' 등 경북교육청의 직업계고 학과 이름이 특이한데.
"산업체가 요구하는 융합형 인재를 육성하기 위해 신산업 연계 학과재구조화를 시대 변화에 맞춰 혁신적으로 추진해 취업률 4년 연속 전국 최고를 달성하는 토대를 마련했다. 카페경영과, 이차전지과, 메타버스과 등 시대와 경제상황에 맞춰 교육과정을 융합하는 방향으로 변모시켜 각종 교육지표에서 눈부신 성과를 올리고 있다. 궁극적인 목표인 평균 취업률 70% 달성과 함께 20%대에 불과한 직업계고 학생 비율을 30%까지 끌어올리기 위해 부단히 노력하고 있다."
-최근 열린 전국기능경기대회에서 5년 연속 학생부 종합우승을 달성했는데.
"8월 29일부터 9월 5일까지 경남에서 열린 대회에서 금메달 10, 은메달 11, 동메달 12, 우수상 6, 장려상 25개를 획득해 개최지 경남교육청을 역대 최대 격차로 따돌리고 종합우승을 거머쥐었다. 주최 측에서 종합우승을 공식적으로 발표하진 않지만 전국 시도교육청이 기능기술 수준을 평가하는 척도로서 종합 순위를 매우 중요하게 여긴다. 특히 경북교육청은 22교가 출전해 17교가 입상하는 고른 활약을 펼쳐 경북 직업교육의 탄탄한 실력을 유감없이 발휘해 뿌듯하다."
-국내는 물론 해외 취업도 성과가 뚜렷한데.
"국제사회가 요구하는 글로벌 인재 양성을 목표로 지난 11년간 1078명을 해외에 파견해 해외 취업 100명 시대를 열었다. 매년 150여 명이 미국, 호주, 독일, 싱가포르 등 해외 7개국에 파견돼 현지 취업으로 연결되고 있다. 3개월 현장실습 후 2년간 해외취업 연계 프로그램을 운영하고 있으며, 지난 10월 1일에 83명이 미국, 독일, 호주 등으로 향해 글로벌 기능기술인으로 성장하게 된다. 호주나 독일 등에서 적성과 전공을 살려 취업에 성공해 세계 무대에서 꿈을 키우는 학생들이 늘어나고 있다."
-매년 타 시·도에서 1000여 명의 학생이 경북직업계고에 몰리는 이유는.
"취업률뿐 아니라 취업의 질이 뛰어나기 때문이다. 임종식 경북교육감이 평소 '교육은 맛집'이라고 강조한다. 소문을 듣고 맛집에 전국에서 손님이 찾아오듯 경북 직업교육의 우수성이 알려지면서 수도권은 물론이고 제주에서도 학생들이 경북으로 대거 건너오고 있다. 영주, 봉화 등 경북 북부지역 직업계고는 수도권 학생비율이 50% 이상인 곳도 상당하다. '선취업 후학습' 제도를 활용해 좋은 조건으로 4년제 명문대학 진학의 꿈을 이루는 학생들도 많다. 기업체에서 3년을 근무하면 재직자특별전형으로 정원외로 입학하는 길도 열려 있다. 대학에서도 학과 커리큘럼에 필요한 지식과 기술을 미리 익히고 진학하는 경북교육청 직업계고 출신들의 선호도가 높다. 이처럼 부모에게 손 벌리지 않고 자신의 능력으로 세상을 열어가는 학생들이 늘어나면서 경북교육청의 모토인 '삶의 힘을 키우는 경북교육'이 현실이 되고 있는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