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재용 회장 승진] JY '뉴삼성' 본격화…핵심 키워드 '기술·인재'
"미래 기술에 우리 생존 달려 있어…세상에 없는 기술에 투자해야"
[뉴스웍스=전다윗 기자] 국내 1위 그룹 '삼성'을 진두 지휘할 이재용 삼성전자 회장이 추구하는 '뉴삼성'의 키워드는 '기술'과 '인재'로 요약된다. 그는 지난 2014년 고(故) 이건희 회장이 쓰러진 이후 실질적으로 삼성을 이끌어 왔지만, 이제 공식적인 회장에 오르면서 본격적인 '이재용 시대'가 개막된 것으로 평가된다.
삼성전자는 27일 오전 이사회를 열고 이 회장의 회장 승진을 의결했다. 삼성전자 이사회는 글로벌 대외 환경이 악화되는 가운데 ▲책임경영 강화 ▲경영 안정성 제고 ▲신속하고 과감한 의사결정이 절실하다고 판단했다.
재계에서는 이날 이 회장의 승진을 계기로 본격적인 '뉴삼성' 체제가 시작될 것으로 전망한다. 최근 불확실성이 어느 때보다 큰 엄중한 대내외 환경에 그룹 체질 개선과 사업 확장 등에 속도를 내야 한다는 삼성 안팎의 목소리가 많았던 게 사실이다. 이 회장이 미뤄뒀던 회장 자리에 오르면서 강력한 리더십을 바탕으로 한 뉴삼성 작업에 속도를 낼 것이란 전망에 힘이 실리고 있다.
이 회장이 이끌어 갈 뉴삼성 키워드는 기술과 인재 두 단어로 요약된다. 이날 취임사 대신 사내게시판에 올린 소회와 각오에서도 이 회장은 기술과 인재를 거듭 강조했다.
해당 게시물에서 이 회장은 "창업 이래 가장 중시한 가치가 인재와 기술"이라며 "성별과 국적을 불문하고 세상을 바꿀 수 있는 인재를 모셔오고, 양성해야 한다. 세상에 없는 기술에 투자해야 한다"고 힘줘 말했다.
이어 "미래 기술에 우리의 생존이 달려있다. 최고의 기술은 훌륭한 인재들이 만들어 낸다"며 "인재들이 마음껏 뛰놀 수 있는 조직문화가 필요하다. 도전과 열정이 넘치는 창의적인 조직을 만들어야 한다. 목표를 향해 치열하게 나아가면서도 상황 변화에 유연하고, 우리의 가치와 질서를 존중하면서도 다양성을 인정하는 개방적인 문화를 만들어야 한다"고 당부했다.
이 회장은 회장 취임 전부터 기술과 인재를 중시하는 경영철학을 수차례 내비쳐왔다. 미래를 선도하기 위해서는 '기술 초격차'가 유지돼야 하며, 이를 위해 우수인재 확보가 필수적이라는 게 이 회장의 지론이다.
앞서 이 회장은 지난 6월 유럽 출장을 다녀온 후 "첫 번째도 기술, 두 번째도 기술, 세 번째도 기술"이라며 기술 중심의 경영철학을 언급한 바 있다.
복권 후 첫 행보로 선택한 지난 8월 경기 기흥 반도체 연구개발(R&D)단지 기공식에선 "차세대뿐 아니라 차차세대 제품에 대한 과감한 연구개발(R&D) 투자가 없었다면 오늘의 삼성 반도체는 존재하지 못했을 것"이라며 "기술 중시, 선행 투자의 전통을 이어나가자. 세상에 없는 기술로 미래를 만들자"고 임직원을 독려했다.
지난 17일에는 경기도 고양시 킨텍스에서 열린 '2022 국제기능올림픽 특별대회 고양' 폐회식에 참석해 선수들에게 직접 메달을 건네며 기술 인재를 격려했다.
부친이 늘 강조해왔던 '인재제일' 경영철학도 이전부터 수차례 밝혀왔다.
6월 유럽 출장 귀국길에는 "시장의 여러가지 혼돈과 변화와 불확실성이 많다. 삼성이 할 일은 좋은 사람을 모셔오고, 조직이 변화에 적응할 수 있도록 유연한 문화를 만드는 것"이라고 강조했다.
지난 8월 수원사업장에서 진행한 여성인력 간담회에선 "유능한 여성 인재가 능력을 충분히 발휘해 차세대 리더로 성장하고, 롤모델이 될 수 있는 조직문화를 함께 만들어 가자"고 말했다. 지난해 말 청와대에서 진행한 '청년희망ON' 간담회에선 "미국과 중국이 탐내는 인력을 키우는 게 중요하다"고 언급한 바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