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머니웍스] 박원갑 국민은행 수석전문위원 "부동산 규제 완화에도 반전 어렵다"

정부 규제지역 해제에도 거래량 감소 계속돼 부동산 하락기 오히려 자녀 증여 최적 타이밍

2022-11-20     이한익 기자
최근 국내외 금융시장의 변동성이 커진 가운데 자산가들의 고민도 늘고 있다. 부동산 시장은 침체로 기대 이상의 수익을 거두기 힘들고, 국내외 주식시장마저 하락세로 돌아서 수익률이 저조한 실정이다. 그나마 기준금리 인상으로 은행 예금상품만이 돈을 불릴 수 있는 상황이다. 이에 뉴스웍스는 금융권 자산관리 전문가를 통해 새로운 투자전략을 제시해 본다. [편집자주]
박원갑 KB국민은행 부동산 수석전문위원. (사진제공=KB국민은행)

[뉴스웍스=이한익 기자] 최근 부동산 시장은 하향 조정을 받고 있다. 서울 아파트의 매매가격은 25주 연속 하락하며 낙폭을 키우고 있다.

원인은 매수자가 사라지고 있기 때문이다. 그동안 부동산 가격 상승을 이끈 주역은 2030 중심의 영끌족이다. 이들은 저금리를 활용해 최대한 돈을 빌렸다. 

하지만 올해부터 대출금리가 상승하자 월 이자 부담도 늘었다. 결국 부동산을 처분하고 싶어도 대출이자 때문에 매수자도 선뜻 나서지 못하는 상황이 발생한 것이다.

이처럼 부동산 경기침체와 거래 급감으로 인한 시장의 경착륙이 우려되는 상황이 벌어지면서 정부는 지난 14일부로 투기과열지구였던 경기도 수원, 안양 등 총 9곳과 조정대상지역이었던 경기도 22곳, 인천 8곳, 세종 등 총 31곳을 규제지역에서 해제했다. 대출 규제도 완화했다.

하지만 전문가는 정부 정책과 관련해 회의적 반응을 보였다.

박원갑 국민은행 부동산 수석전문위원은 “규제 완화는 시장을 상승 반전시킬 만큼 영향을 발휘하기 어렵다”며 “금리가 부동산 시장의 최대변수”라고 지적했다.

정성진 국민은행 강남스타PB센터 부센터장은 “다주택 보유자의 경우 자녀에게 증여 또는 양도를 통해 1주택으로 갈아타는 것을 추천한다”며 집값 하락기 증여를 권했다.

-지난해 10월 고점 이후부터 부동산 시장 조정세가 이어지고 있다. 연말 부동산 시장과 내년 전망은 어떻게 보고 있는지. 최근 정부의 부동산 규제지역 해제가 부동산 반등 효과로 이어질 것으로 보이나.

(박원갑 전문위원) "고금리가 부동산 시장을 강타하고 있다. 앞으로 금리인상도 예고돼 있어 부동산 침체기는 계속될 것으로 보인다.

이런 상황에서 규제 완화는 시장을 상승 반전시킬 만큼 영향을 발휘하기 어렵다. 집주인의 기대심리로 다소 호가가 올라가거나 매물이 회수될 수 있을 것이다.

결국 규제 완화는 하락폭을 줄여주는 효과만 있을 뿐 장기적으로 부동산 가격은 지속해서 떨어질 것으로 예상된다. 금리인상이 마무리됐다는 신호가 있기 전까지 거래량 감소와 가격하락은 계속될 전망이다."

-지금과 같은 부동산 침체기 부동산 보유 고객에 대한 투자 포트폴리오 제안은.

(박원갑 전문위원) "고금리 시대인 만큼 무리하게 대출을 내서 부동산을 사는 것은 위험하다. 상급지로 갈아타기 여건도 좋지 않다.

20·30세대들이 몰렸던 하급지나 중급지가 상급지 아파트보다 더 하락해서다. 다만 같은 지역 갈아타기는 무난하다.

상가 등 수익형 부동산은 대출금리 상승으로 역마진이 발생하는 상황이므로 시세를 잘 보고 판단해야 한다. 당분간 침체기에서 벗어나지 못할 가능성이 큰 만큼 바닥을 확인하고 천천히 매입 여부를 검토하는 것이 좋다."

정성진 KB국민은행 강남스타PB센터 부센터장. (사진제공=KB국민은행)

-부동산 하락기에 접어들 때 자산가들이 할 수 있는 절세 전략은.

(정성진 부센터장) "다주택 보유자의 경우 자녀에게 증여 또는 양도를 통해서 1주택으로 가는 것을 추천한다.

재산세, 종부세 등 보유세의 부담이 커지고 있기 때문이다. 자녀가 아직 본인 집을 마련하지 못할 경우 증여를 통해 해결할 수 있다.

부동산 증여는 결국 타이밍이다. 하락장은 집을 팔려는 사람에겐 위기이지만 자녀에게 증여를 고민하는 경우라면 좋은 기회가 될 수 있다. 저가에 거래된 사례를 활용해 증여세를 줄일 수 있고 조정대상지역이 해제되면 취득세도 줄어든다."

-최근 금융시장 불안으로 부동산 매각 후 자금을 활용하기 어려운 상황이다. 국민은행이 제시하고 있는 자산배분 전략은.

(정성진 부센터장) "투자 성향별로 분류하자면,  안전자산 위주의 투자자는 정기예금(1년·2년·3년) 금리가 우대금리를 적용하면 연 5%가 넘어가는 상황이라 예금을 추천한다.

투자 경험이 있는 고객은 5년 이상 투자할 수 있는 여유자금을 활용해 금융기관이 발행한 신종자본증권을 눈여겨볼 필요가 있다. 월이익지급식에 가입하게 되면 매월 이자를 받는 구조로 최근 자산가들이 선호하는 투자처다.

ELS, 주식형 펀드의 경우 개별종목 위주로 구성된 것보다 인덱스펀드(S&P500)를 분할 또는 적립식으로 접근하는 게 손실을 줄이는 방법이다.

-지난해 미국 주식 투자를 통해 투자자들이 상당한 이익을 봤다. 올해의 경우 미국을 포함해 해외주식 투자를 이어가도 좋을지 조언해 달라.

(정성진 부센터장) "지난해 미국 주식을 매수한 투자자들이 적지 않게 당황했을 것이다. 변동폭이 커지면서 이익을 유지한 투자자가 있는 반면 대부분은 이익이 줄거나 손실로 전환한 투자자가 많았다.

미국은 내년까지 금리인상 기조를 이어갈 전망이다. 주식시장은 금리인상 기조가 멈춰야 시장 예측이 가능한 만큼 보수적인 접근을 권한다. 주식 하락기에는 분할매입 또는 적립식으로 매입 시점을 분산하길 바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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