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언]보험산업의 혈전용해제, 금융개혁의 성공을 기대하며(김재현 상명대 교수)

2015-11-06     차상근기자

김재현 상명대 리스크관리
보험학과교수

우리는 금융을 신체의 순환기관에 자주 비유한다.

금융이 우리 경제에 에너지를 공급하는 중요한 역할을 수행한다는 뜻이다.  은행과 증권업이 우리 경제를 움직이는 펌프역할을 한다면, 보험은 경제 흐름을 막는 위험요소를 제거하는 일을 한다. 즉, 보험은 혈액의 흐름을 막는 혈전과 같은 각종 리스크를 제거하기 위해 보이지 않는 곳에서 묵묵히 작동하는 일종의 장치산업과도 같다.

하지만 그동안 우리 보험산업이 그 같은 역할을 충분히 수행해왔는지 의구심이 든다. 여기에는 외형지향적인 보험회사의 기업문화 까닭도 있겠지만, 경쟁제한적 규제에 묶여 업계 전반의 경쟁력이 크게 약화된 탓도 크다. 리스크를 제거하는 장치가 곳곳에서 멈추어있다는 것이다.

최근 다각도로 진행되고 있는 금융규제개혁은 보험산업에 있어 혈전용해제처럼 느껴진다. 그간 딱딱하게 응고되어 산업발전을 저해하던 규제덩어리를 풀어주고 녹여줄 것으로 기대된다.

나아가 금융위원회가 최근 발표한 ‘보험산업 경쟁력 강화 로드맵’은 보험회사 간 질적 경쟁을 유도함으로써 근본적으로 보험산업의 역할을 극대화할 여건을 마련하는 계기가 될 것이다. 시장경쟁과 혁신촉진으로 혈전의 원인이 되는 콜레스테롤을 원천적으로 제거하는 시도가 이루어지고 있다. 이는 우리 보험산업이 충분히 치열한 경쟁을 감당할 만큼 성숙했다는 정부의 자신감이 반영된 것으로 판단된다.

2008년 글로벌 금융위기 이후 경제전반의 시스템 위기를 막기 위해 꺼내든 규제강화 카드가 이제는 새로운 금융 뉴노멀 시대가 요구하는 형태로 탈바꿈할 때가 왔다.

리스크 분산이라는 본질과 불확실한 미래를 책임진다는 보험이야말로 금융혁신이 가장 절실했던 산업인데 반해, 그간 사회전반의 부정적 인식으로 인해 소외받는 느낌도 없지 않았다. 따라서 이번에 정부가 ‘기존의 양적 성장을 질적 성장으로 전환시키지 못한다면 한국보험산업에 미래가 없다’며 금융혁신의 첫 단추를 보험산업에서 끼운 것은 매우 적절한 판단일 것이다.

특히, 가격규제완화로 인해 다양한 보험상품이 개발됨으로써 개인과 기업 등 수 많은 보험소비자들이 보다 안전한 삶과 경제활동을 보장받을 것이다. 이에 따라 우리 보험산업은 사회 안전망 역할을 더욱 견고하게 수행할 수 있게 되었고, 글로벌 시장으로 진출할 수 있는 기회도 잡게 되었다.

새롭게 탄생하는 보험산업의 모습을 소비자들이 지켜보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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