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IFRS17 수익지표 활용"···보험업계 '보장성 상품' 출시 봇물

보험연구원 "쏠림현상 심화, 소비자 선택권 축소로 피해 우려"

2023-05-26     백종훈 기자
보험연구원. (사진=백종훈 기자)

[뉴스웍스=백종훈 기자] 보험사들이 상품 포트폴리오 구심점을 '보장성'에 맞춰가는 모양새다. 

26일 업계에 따르면 보험사들은 상해·입원·사망 등의 사유로 보험금을 지급하는 보장성 상품 판매에 열을 올리고 있다. 

업계의 이 같은 움직임은 보장성 상품이 '보험계약서비스마진(CSM)' 산출 증대에 긍정적 영향을 끼친다는 이유에서다. CSM은 보험계약에서 향후 나오리라 예상되는 이익을 현재가치로 환산한 값이다. 쉽게 말해, 보장성 상품이 잘 팔릴수록 CSM 규모가 커지고 이게 회사 이익 증대로 이어진다는 것이다. CSM은 올해부터 보험업계에 적용 중인 IFRS17 회계제도 하에서 중요 수익지표로 떠올랐다.

실제 삼성화재와 현대해상, KB손해보험, 한화생명은 최근 '어른이보험'이라고 일컫는 2030세대 특화 보장성 상품을 내놨다.

먼저 삼성화재는 30대 전용 상품인 '내돈내삼'을 지난 2월 선보였다. 이 상품 가입은 30세부터 40세까지만 가능하다. 하지만 혜택은 선택에 따라 90세 혹은 100세까지 보장받을 수 있다. 특히 이 상품은 60세부터 가입 금액의 2배를 보상한다. 2배 보상은 암, 뇌혈관질환, 허혈성 심장질환의 진단비 등 3가지 특약에 적용된다. 입원 후 통원일당도 보장해준다.

현대해상은 2030 특화상품인 '#굿앤굿2030종합보험'을 론칭했다. 이 상품은 20세부터 최대 40세까지 가입 가능하다. 보험기간은 80·90·100세까지, 납입기간은 10·15·20·25·30년 중 선택할 수 있다. 암·뇌·심장 등 3대 질환과 같은 핵심보장 위주로 가입할 수 있는 게 특징이다. 운전자 관련 보장, 배상책임 담보 등을 추가해 종합적인 형태로도 가입할 수 있다.

KB손해보험과 한화생명은 '금쪽같은 자녀포험 플러스'와 '평생친구 어른이보험'을 출시했다.

KB손보의 '금쪽같은 자녀포험 플러스'는 35세까지 가입이 가능하다. 수두나 수족구와 같은 9대 전염병에 대한 진단비 탑재는 물론, 뇌졸중 전조 질환 증상과 암 전조 질환에 대한 진단비도 보장하는 게 특징이다.

한화생명의 '평생친구 어른이보험' 가입연령은 KB손보와 마찬가지로 35세까지다. 이 상품의 특징은 80개의 특약을 개인별로 설계가 가능하다는 점이다. 낙상이나 이물질 삼킴 등의 응급실 질환을 보장하는 특약도 탑재했다.

보험업계 관계자는 "IFRS17 하 주요 수익지표로 CSM이 신설되면서 각 보험사들은 이를 높이기 위해 보장성 상품에 무게감을 주는 경영전략을 구사하고 있다"며 "대표적인 보장성 상품에는 어른이보험으로 불리는 자녀보험을 비롯해 종합건강보험, 종신보험 등이 있다"고 설명했다. 이어 "저축보험이나 연금보험이 CSM 증대에 큰 영향을 끼치지 못하는 것도 보장성 보험 쏠림현상의 한 원인"이라며 "보험사 포트폴리오에 지각변동이 일 것으로 예상된다"고 덧붙였다.

다만 업계 일각에서는 우려의 목소리도 나아고 있다. 자칫 소비자피해로 이어질 수 있다는 이유에서다.

노건엽 보험연구원 연구위원은 최근 열린 '신회계제도와 보험회사의 대응’세미나에서 "IFRS17 시행으로 보장성 상품 판매가 크게 늘 것으로 보인다"며 "업권 내, 업권 간 경쟁이 더 치열해 질 것"이라고 강조했다.

그는 "매출의 확대가 곧 가치경영인 시대가 온 것 같다"며 "이에 따라 수익성이 낮은 상품이 사라질 수 있어 보험소비자의 선택지가 줄어들 수도 있다"고 경고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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