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하반기 경제정책] 연간 수출 6.6% 감소…취업자 32만명↑

추경호 "어려웠던 경제여건 조금씩 나아져…하반기로 갈수록 개선흐름 뚜렷"

2023-07-04     허운연 기자
추경호 부총리가 4일 정부서울청사에서 열린 '2023년 하반기 경제정책방향 관계부처 합동브리핑'에서 발표문을 낭독하고 있다. (사진제공=기획재정부)

[뉴스웍스=허운연 기자] 정부가 올해 우리나라 성장률을 1.4%로 제시했다. 지난해 12월 전망치보다 0.2%포인트 하향했다. 이는 5월 발표된 한국은행 전망치와 동일한 수준이다. 기획재정부가 하향을 공식화했고 최근 각종 연구기관의 전망치도 1.5% 내외로 수정되고 있는 만큼 1.4%는 예상 수준으로 평가받는다.

추경호 부총리 겸 기획재정부 장관은 4일 정부서울청사에서 진행한 '2023년 하반기 경제정책방향' 브리핑에서 최근 경제에 대해 "출범 이후 그 어느 때보다도 어려웠던 우리 경제여건은 조금씩 나아지는 모습"이라고 평가했다.

이어 "지난해 6.3%까지 상승했던 소비자물가는 올해 6월 2.7%로 21개월 만에 2%대로 하락했고 체감물가를 보여주는 생활물가도 2.3%로 27개월 만에 최저를 기록하면서 물가 상승세는 확연히 둔화되는 모습"이라고 설명했다.

또 "고용도 호조세를 이어가는 가운데 글로벌 금융 불안 속에서도 국내 금융시장은 비교적 안정적 흐름을 유지하고 있다"며 "수출의 경우 6월에는 반도체와 선박 수출 개선 등으로 감소폭이 크게 축소됐고, 무역수지도 16개월 만에 흑자로 전환됐다"고 말했다.

특히 "이러한 개선 흐름은 하반기로 갈수록 점차 뚜렷해질 것으로 예상된다"며 "성장률은 상반기 실적 부진으로 당초 예상보다 낮은 1.4%로 예상되지만 하반기에는 IT 부문 경기 회복 등으로 성장세가 상반기보다 두 배 높은 수준 반등할 것으로 전망된다"고 강조했다.

부산항에서 수출화물이 선적을 기다리고 있다. (사진=부산항만공사 블로그 캡처)

정부는 민간소비가 완만한 증가세를 이어가는 가운데 반도체를 중심으로 수출이 개선되면서 하반기 성장세 회복을 견인할 것으로 내다봤다. 

세부적으로 보면 민간소비는 연간 2.5% 증가할 것으로 전망된다. 외부활동 증가, 양호한 고용상황, 소비심리 개선 등으로 대면서비스업 중심의 완만한 회복세를 지속할 것으로 보인다. 다만 보복소비 완화, 금리 인상에 따른 원리금 상환부담 증가 등이 제약요인으로 작용할 가능성이 있다.

설비투자는 1.2% 감소할 것으로 예상된다. 지난해 하반기 공급망 차질이 완화되면서 반등했으나 반도체 업황 둔화 영향 등으로 1분기에 감소 전환했다. 주요 반도체 업체 감산, 고금리 영향 및 기계수주 감소 등을 고려하면 회복속도는 완만할 것으로 전망된다. 반면 최근 기업심리 개선, 임시투자세액공제 시한 등은 하반기 투자 개선요인으로 작용할 수 있다.

건설투자는 0.6% 증가할 것으로 보인다. 이연된 공사 재개 등으로 양호한 흐름을 보였으나 건설사 자금조달 애로, 수주·착공 감소 등이 회복세를 제약할 것으로 전망된다.

지식재산생산물투자는 디지털 전환수요 확대 및 콘텐츠시장 성장, 정부 정책지원 강화 등에 힘입어 증가세 지속할 것으로 기대된다. 연간 3.0% 증가가 예상된다. 최근 기업의 영업이익 악화는 단기적 제약요인으로 작용하겠으나 정부·민간의 R&D 투자 확대 기조는 이어질 것으로 보인다.

정부는 연간 수출이 6.6% 감소할 것으로 내다봤다. 지난해 말 전망치 4.5% 감소보다 다소 악화됐다. 

앞서 정부는 지난 2월 올해 수출목표를 6850억달러로 설정했다. 이는 역대 최대 수출실적을 기록했던 지난해(6838억달러)보다 0.2% 증가한 수준이었던 만큼 실제 달성 여부는 어려울 것으로 봤다. 이번에 정부가 연간 감소를 공식화하면서 달성 실패를 사실상 인정했다. 

다만 지난해 하반기부터 올해 상반기까지 부진했던 수출은 기저효과, IT업황 개선 등으로 하반기부터 점차 회복할 것으로 예상된다. 올해 1~6월까지 수출은 3073억달러로 1년 전보다 12.3% 감소했다. 연간 6.6% 감소하려면 하반기 수출이 증가세로 반등해야 한다. 정부는 자동차·이차전지가 양호한 흐름을 보이는 가운데 반도체 수출이 재고조정 과정을 거치면서 실적이 개선될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

연간 수입은 8.6% 감소할 것으로 전망된다. 국제에너지 가격 하락, 투자 부진에 따른 원자재·자본재수입 둔화 등으로 상당폭 감소할 것으로 보인다.

경상수지는 흑자가 예상된다. 서비스수지 적자 확대에도 불구하고 소득수지 흑자의 큰 폭 확대, 상품수지 회복 등으로 230억달러 수준의 흑자를 기록할 것으로 보인다. 참고로 4월까지 경상수지는 53억7000만달러 적자를 기록 중인 만큼 5월 이후 280억달러 규모의 흑자가 기대된다.

2023년 취업자 수 증가규모는 32만명 수준으로 예상된다. 대면서비스·보건복지업 중심으로 견조한 증가세를 지속하면서 당초 예상인 10만명 수준을 크게 상회할 것으로 보인다. 다만 방역인력 감소, 제조업·건설업 둔화 영향 등이 증가세를 제약할 수 있다.

한편 정부는 연간 소비자물가 상승률을 3.3%로 제시했다. 지난해 말 전망치보다 0.2%포인트 낮췄다. 5월 한은 전망치(3.5%)보다도 양호하다. 이번 하향 조정은 에너지·곡물 등 국제원자재 가격 안정, 농산물 작황개선 등으로 당초 예상보다 빠르게 물가가 둔화되고 있는 것을 고려한 조치다. 

향후에도 국제유가 안정세 유지, 기대인플레이션 하락 등으로 물가 둔화 흐름이 지속될 것으로 예상된다. 6월 물가 상승률은 2.7%로 21개월 만에 2%대로 하락했다. 2%대 물가는 7월에도 관찰될 것으로 예상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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