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과열 논란' 에코프로…증권가는 손 놓고, 개미들은 순매수 행진

황제주 등극에도 개인투자자 3거래일 동안 순매수 증권가 "에코프로, 다음달 MSCI 편입 가능성 높아"

2023-07-12     유한새 기자
에코프로 사옥. (사진=에코프로)

[뉴스웍스=유한새 기자] 에코프로의 주가가 100만원을 돌파하면서 '버블' 논란이 거세지고 있다. 증권가는 분석을 포기했지만, 개인투자자들의 순매수 행진은 멈출 기미가 보이지 않는다.

12일 한국거래소에 따르면 오후 3시 9분 기준 에코프로는 전장보다 5만4000원(5.53%) 하락한 92만2000원에 거래되고 있다. 시가총액은 24조6040억원으로 집계됐다.

에코프로의 이날 하락은 2분기 잠정실적 발표에 따른 것으로 보인다. 이날 에코프로는 공시를 통해 올해 2분기에 1664억원의 영업이익을 기록했다고 밝혔다. 전년 동기 대비 2.1% 하락한 수준이다. 매출액은 전년 동기 대비 63.4% 오른 2조132억원을 기록했다.

에코프로는 지난 10일 장중 101만5000원까지 치솟으며 국내 증시에서 유일하게 1주당 100만원을 넘는 '황제주'에 등극했다. 이후 약세를 거듭하며 92만원대까지 하락했지만 최근 상승세를 감안하면 조만간 100만원 돌파도 어려운 일은 아닐 것으로 보인다.

에코프로는 전기차 배터리 핵심소재인 양극재를 제조하는 에코프로비엠의 지주사다. 지난해부터 이어진 이차전지 열풍에 힘입어 올해 10만3000원으로 출발해 이날 올해만 약 795% 상승했다. 

에코프로의 상승은 개미들이 이끌었다. 외국인과 기관투자자들이 올해 9365억원, 7627억원어치를 순매도하는 동안 개인투자자들은 1조7216억원어치를 순매수했다. 

에코프로가 장중 100만원을 돌파한 지난 10일부터 이날까지도 개인투자자들의 순매수 행진은 멈추지 않고 있다. 3거래일 동안 개인투자자들은 1013억원어치를 순매수했다.

일부 커뮤니티에서는 개인투자자로 추정되는 이용자가 에코프로를 통해 수십억의 수익을 거뒀다는 인증글을 올려 화제가 되기도 했다.

고평가 논란에 시달리고 있지만 에코프로의 성장세는 뚜렷하다. 에코프로는 지난 2020년 매출액 8508억원, 영업이익 636억원에서 지난해 매출액 5조6397억원, 영업이익 6132억원으로 2년동안 약 10배 상승했다.

금융정보업체 에프앤가이드에 따르면 올해 에코프로의 실적 추정치는 매출액 10조1298억원, 영업이익 9480억원으로 나타났다. 전년 대비 54.60% 높은 수준이다.

증권가도 기업의 성장성에 대해선 긍정적으로 전망했다. 김현수 하나증권 연구원은 에코프로에 대해 "당사가 지난 3년간 강조해 온 배터리 산업의 성장 가치, 메탈 비즈니스의 차별적 가치를 모두 담고 있는 기업"이라고 평가하며 "섹터 내 커버리지 기업 중 미래에 대한 준비가 가장 잘 된 기업이라고 판단한다"고 말했다.

하지만 여전히 주당 100만원은 너무 높다는 지적이다. 김 연구원은 "2027년 자회사별 예상 이익에 근거한 에코프로의 향유 가치는 비엠 5조8000억원, 머티리얼즈 3조6000억원, 이노베이션 6000억원, CnG 8000억원이며 합산 목표 시총은 11조8000억원"이라며 "위대한 기업이나 위대함을 상당 부분 반영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김 연구원은 적정 주가로 45만원을 제시했다.

김 연구원이 해당 리서치보고서를 발간한 지난 4월 12일, 에코프로의 종가는 64만원으로 시가총액은 17조원 수준이었다. 김 연구원은 해당 리서치보고서를 통해 매도 의견을 제시한 후 투자자들로부터 원성을 산 것으로 알려졌다. 

김 연구원이 리서치보고서를 발간한 이후 지난 5월 2일 삼성증권에서도 리서치보고서를 통해 "순자산가치(NAV) 대비 50% 프리미엄을 받는 현저한 고평가 상황이 지속되고 있다"고 밝혔다. 이후 증권가에서는 에코프로에 대한 분석을 포기한 상태다.

이미 에코프로의 주가는 증권가에서 제시한 목표주가보다 두 배 이상 높은 상태이며, 현 주가 상승이 논리적으로 설명되지 않는 것이 부담으로 작용한 것으로 보인다.

또한 투자자들의 반발이 거센 점도 애널리스트이 에코프로에 대한 분석에서 손을 떼게 된 배경으로 꼽힌다. 금융투자업계 관계자는 "매도 의견을 낸 연구원에게 협박 전화가 온 것으로 알고 있다"며 "애널리스트들이 목숨 걸고 관련 리서치보고서를 내진 않을 것"이라고 전했다.

다만 에코프로를 둘러싼 호재는 산적한 상황이다. 지난 5월달에는 불발되긴 했지만, 다음달 에코프로가 모건스탠리캐피털인터내셜(MSCI) 한국 지수 구성 종목에 편입되면 기대가 주가가 더 뛸 것이란 기대감도 커지고 있다. 

남아란 다올투자증권 연구원은 다음달 MSCI 편입 예상 종목으로 에코프로, 한화오션, 현대로템을 꼽으며 "에코프로는 지난 5월 리뷰에서 극단적 가격 상승 종목 편입 유보 조건에 의해 편입에 실패했지만, 이번에는 편입 가능할 것으로 전망된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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