KB금융 준비된 회장 후보 4인4색…내부경쟁도 치열

'은행장-회장' 수순 밟으면 허인 부회장 유리 ESG경영 본보기 차원서 박정림 사장 '다크호스'

2023-08-08     차진형 기자
KB금융 차기 회장 후보 중 내부출신으로 허인(왼쪽부터), 이동철, 양종희 부회장과 박정림 총괄부문장이 선정됐다.. (사진제공=KB금융지주)

[뉴스웍스=차진형 기자] KB금융 차기 회장의 레이스가 본격 막을 올렸다. 회추위는 내부출신 4인과 외부출신 2인 등 총 6명을 숏리스트 명단에 올렸다.

8일 KB금융지주 회장후보추천위원회는 내부출신 후보로 허인, 이동철, 양종희 부회장과 박정림 KB증권 사장을 확정했다.

예상된 결과였지만 오는 29일 인터뷰 후 최종 3인에 내부 출신이 몇 명이나 남을 수 있을지 관심거리다.

일단 부회장 3인은 2021년부터 '포스트 윤종규'로 후계 수업을 받고 있는 만큼 강력한 후보군으로 꼽힌다.

이 가운데 업계 공식인 '은행장-회장' 승진 코스를 감안하면 허인 부회장이 다른 경쟁자보다 유리하다는 평가다.

허 부회장은 경남 진주 출생으로 대구고, 서울대 법대를 졸업했다. 1988년 장기신용은행에 입행해 국민은행 대기업부 부장, 동부기업금융 지점장, 여신심사본부 상무, 경영기획그룹 전무, 영업그룹 부행장을 거친 뒤 2017년 국민은행장에 올랐다.

당시에도 은행 비주류 출신인 허인 은행장이 선정됐을 때 윤종규 회장의 깜짝 발탁이란 이야기가 많았다.

하지만 은행장 재임 4년 동안 국민은행의 질적·양적 성장을 이뤄내며 경영능력을 충분히 보여줬다는 평가다.

이동철 부회장은 안팎에서 전략통으로 꼽힌다. KB금융의 굵직한 M&A 이슈에선 언제나 이동철 부회장이 있었다. 2000년 국민·주택은행 합병 작업, 2003년 인도네시아 BII 인수, 2006년 외환은행 인수 도전, 2016년 현대증권 인수 등에서 실무를 맡았다.

2018년 KB국민카드 대표를 맡으며 자동차 할부금융사업 확대와 해외 진출 등으로 수익원 다변화 기반을 만든 것도 이 부회장의 대표적인 성과다.

이 부회장은 제주 출신으로 제주 제일고와 고려대 법학과를 졸업했다.

윤종규 회장과 가장 가까운 자리에 있는 인물은 양종희 부회장이다. 양 부회장은 전북 전주 출신으로 전주고와 서울대 국사학과를 졸업했다. 1989년 국민은행에 입행해 종합기획부, 재무기획부를 거쳐 재무보고통제부장, 서초역지점장을 역임했다. 윤종규 회장이 금융지주 전략담당 CFO로 재직할 당시 경영관리부장으로 함께 손발을 맞췄다.

이후 윤종규 회장이 KB금융 회장으로 취임하자 양 부회장은 상무로 승진했다. 이어 LIG손해보험 인수를 총괄하며 전무를 건너뛰고 부사장으로 고속 승진했다.

양 부회장은 2017년 윤종규 회장이 연임할 당시에도 최종 후보군에 포함된 바 있다. 3인 부회장 중에서도 가장 먼저 부회장 자리에 올랐다.

박정림 총괄부문장은 다크호스로 분류된다. 그러나 타이틀만 놓고 보면 부회장 3인에 뒤처지지 않는다.

박 부문장이 갖고 있는 타이틀은 국내 증권사 1호 여성 CEO다. 단순히 여성을 우대한 것보다 실력도 충분하다는 평가다. 실제 박정림 부문장은 2002년 한국인 최초로 세계리스크관리전문가협회 임원에 당선되며 리스크 전문가로 당당히 이름을 알리고 있다.

경쟁 후보보다 국민은행 입성은 조금 늦었다. 2004년 국민은행에 합류한 뒤 시장운영리스크부장, 리스크관리부장, WM본부장, WM사업본부장, 리스크관리본부 부행장, 여신그룹 부행장을 거쳤다.

2019년 KB증권 사장에 오른 뒤 현재 KB금융지주가 리딩뱅크 반열에 오를 수 있도록 실적 상승에도 기여했다.

이처럼 내부출신 4인의 경영 능력만 놓고 봤을 땐 차기 회장 레이스는 박빙이다. 하지만 외부 변수를 고려하면 어느 정도 윤곽을 예상할 수 있다.

허인 부회장의 경우 윤석열 대통령과 같은 서울대 법대 동문이다. 윤 대통령이 79학번, 허인 부회장이 80학번으로 1년 선후배 관계로 두텁다는 평가다.

박정림 부문장은 여성금융인네트워크 초기 멤버다. 2002년 발족한 여성금융인네트워크는 금융권 유리천장을 깨는 중요 역할을 담당해 왔다. 초기 창단 멤버인 권선주 기업은행장, 강신숙 수협은행장도 여금넷 출신이다.

KB금융지주가 ESG경영에 힘을 주고 있는 만큼 최초 여성 회장을 선출할 지도 관전 포인트다. 이미 KB금융은 사외이사 7명 중 3명이 여성으로 구성돼 있다.

외부 후보는 본인의 요청에 따라 익명성을 보장키로 해 공개되지 않았다. 향후 숏리스트를 6명에서 3명으로 압축하면 명단이 모두 공개될 예정이다.

회추위는 오는 29일 숏리스트 6명을 대상으로 1차 인터뷰를 진행한다. 이후 후보자를 3명으로 압축해 9월 8일 2차 심층 인터뷰를 실시하고 최종 후보자를 확정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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