외국계은행 상반기 실적 엇갈린 행보…씨티 '웃고' SC제일 '울고'

2023-08-14     이한익 기자

[뉴스웍스=이한익 기자] 서로 다른 전략을 취한 한국씨티은행과 SC제일은행의 성적표가 공개됐다. 소매금융을 철수한 씨티은행은 상승 곡선을, 자산관리(WM) 강화와 디지털 전환 속도를 높인 SC제일은행은 주춤한 모양새다.

14일 씨티은행은 올해 상반기 당기순이익이 1777억원으로 전년 동기(787억원) 대비 125.7% 증가했다고 밝혔다. 총이익은 5860억원으로 1년 전보다 28.9% 늘었다.

상반기 이자이익은 4365억원으로 지난해 상반기 4069억원보다 7.3% 늘어나는데 그쳤다. 비이자이익은 올 상반기 1495억원으로 지난해 같은 기간보다 214.3% 급증했다. 채권, 외환, 파생상품 관련 수익의 증가가 주 요인이다.

소비자금융 부문의 단계적 폐지 영향으로 6월 말 현재 고객대출자산은 전년 동기 대비 15.7% 감소한 17조2000억원으로 집계됐다. 예수금은 전년 동기 대비 7.7% 감소한 22조6000억원이었다. 6월 말 현재 예대율은 56.0%를 기록했다.

SC제일은행의 올 상반기 당기순이익은 2092억원으로 지난해 상반기(2121억원)보다 1.4% 감소했다. 이자이익과 비이자이익의 성장에도 비용과 충당금 전입액이 증가했기 때문이다.

SC제일은행의 상반기 이자이익은 6716억원으로 전년 동기보다 15.0% 증가했으며 비이자이익은 외환파생상품 부문의 견조한 실적과 자산관리부문의 소폭 회복으로 전년동기 대비 32.1% 성장한 1731억원을 달성했다.

다만 비용의 경우 정기적 임금 인상으로 인한 인건비 증가 등의 영향으로 전년 동기(4063억원)보다 739억원(18.2%) 증가했다. 

SC제일은행은 소매금융 부문에서 차별화된 글로벌 자산관리(WM) 전략과 디지털 시대에 적합한 상품·서비스 제공을 위해 노력하고 있다.

모기업인 스탠다드차타드(SC)그룹과 연계해 미래의 중요한 영업기반인 WM 비즈니스를 강화하고 있으며 SC그룹의 투자 전문인력들이 도출한 투자 테마에 따라 국내에서도 차별화된 글로벌 투자전략과 최신의 시장전망을 제공하고 있다. 

급변하는 금융 환경 및 디지털 시대 선제적 대응에도 힘쓰고 있다. 대표적으로 인터넷전문은행 토스뱅크에 주주사로 참여하고 있으며 지난해 4월에는 현대카드와 전략적 파트너십 MOU를 맺고 데이터 사이언스 기반의 협업을 통한 라이프스타일 맞춤형 서비스를 공동 개발하고 있다.

충당금전입액의 경우 대내외 불확실성 확대에 의한 잠재 리스크 요인을  미래경기전망 조정에 반영한데다 기업대출 충당금 및 파생상품평가 충당금이 늘어남에 따라 전년동기 대비 389억원 증가한 863억원을 기록했다.

한편 양 사의 자본 건전성은 건실한 수준을 유지했다. 씨티은행의 6월 말 현재 BIS 자기자본비율은 27.56%로 전년 동기 대비 10.3%포인트 상승했다. SC제일은행의 6월 말 기준 BIS 자기자본비율은 20.39%를 기록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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