준오 美 스카이댄스미디어 해외부문 총괄대표…"한국콘텐츠 세계 확산에 일조"

[뉴스웍스가 만난 사람] "글로벌 대형 OTT 업체 한국콘텐츠 유통에 욕심…기회 잡아야“

2023-08-23     정승양 대기자
미국 스카이댄스미디어의 준오(Jun OH) 글로벌 비즈니스 및 해외 부문 총괄 대표. (사진=본인제공)

[뉴스웍스=정승양 대기자] "넷플릭스를 필두로 한 글로벌 대형OTT들이 한국콘텐츠 유통을 강력하게 희망하고 있다는 사실을 눈여겨 봐야 합니다."

미국 영화, TV 시리즈 제작사인 스카이댄스미디어의 준오(Jun OH) 글로벌 비즈니스 및 해외 부문 총괄 대표는 23일  국경이 없어진 다양한 콘텐츠 비즈니스 시대에 한국콘텐츠의 생존전략을 소개해달라는 질문에 이같이 답했다.

OTT라는 글로벌 플랫폼의 등장으로 세계시장의 유통장벽이 허물어져 한국콘텐츠가 새로운 기회를 맞고 있으니 달라진 환경에서 더 적극적이고 예리한 눈으로 기회를 발견해 나가라는 것이다. 그는 아시아 최대 방송영상콘텐츠마켓인  '국제방송영상콘텐츠마켓(BCWW) 2023' 행사 참석차 방한했다가 뉴스웍스와 만났다.  

스카이댄스미디어는 영화 '터미네이터', '미션 임파서블' 시리즈, 드라마 '그레이스 앤 프랭키', '얼터드 카본' 등의 제작사로 명성을 높인 미국의 대표적 스튜디오다. 다국적기업 오라클 설립자인 래리 앨리슨의 아들 데이빗 앨리슨이 창립한 것으로도 유명세를 타왔다.

준 오 대표는 영화, TV, 스포츠, 애니메이션 등 스카이댄스미디어 주력 사업부문의 개발, 제작 및 유통에 관련된 다양한 사업들을 진두지휘해와 헐리우드와 글로벌 콘텐츠 시장의 공기를 잘 읽고 있다는 평가를 받고 있다. 한국방문도 잦은 지한파로 알려져 있다.

미국 코넬 대학교에서 학사, UCLA 로스쿨에서 법학 박사학위를 취득했고 월트 디즈니, 워너 브라더스 등 미국 메이저 스튜디오를 거치며 주로 비즈니스 및 법무 부문을 맡아 미디어시장의 생리를 경험한 뒤 스카이댄스미디에 합류했다.

미국 영화예술과학 아카데미 회원이며 스카이댄스에 몸을 담근 뒤에는 주요 배우 및 핵심 제작진 계약 등의 업무를 통해 스카이댄스의 영화 프로젝트를 이끌어왔다. 그는 이런 이력을 뒷받침하듯 한국영화의 도전과제에 대해서도 거침없는 의견을 피력했다.

준오 대표는 "살인의 추억, 기생충 등 한국영화 열혈 팬인데 한국식 영화가 사라지고 있는 현실이 아쉽다"며  "OTT시대에 한국영화 콘텐츠도 새로운 도전에 나서야 된다"고 말했다.

"영화스크린보다 더 작은 창에서 모든 콘텐츠시청이 이뤄지며 영화관람 형태가 바뀌고 있어요. 제 딸은 영화를 보지 않아요. 그 시간에 SNS를 하거나 봅니다. 미래 관객이 사라지고 있는 것이죠. 또 영화는 드라마와도 맞경쟁해야 합니다. TV드라마 회당 제작비가 한국 100만달러, 미국 300~400만달러 규모인데 반해 영화는 더 막대한 규모의 예산이 투입돼 제작되고 있습니다. 한국영화도 저 예산을 투입하되 수준은 과거와 같은 고 퀄리티를 유지할 수 있는 묘법을 찾아내야 글로벌 시장에서 생존할 수 있을 것입니다."

스카이댄스의 글로벌 프로젝트 관리, 공동제작, 현지어 작품의 공동 파이낸싱 등은 그가 현재 총괄하는 업무다.

2020년 이뤄진 스튜디오드래곤의 모회사 CJ ENM과 스카이댄스미디어의 지분 파트너십 계약에서도 그는 중추적인 역할을 담당했다. 그리고 3년이 흐른 현재 양사가 적극적 협업의 결과물들을 내놓으면서 국내 미디어업계에는 스카이댄스미디어가 화두처럼 부상해있다.

지난 5월 17일 화제를 뿌리며 시즌1이 종영된 애플TV+의 미국 현지 10부작 오리지널 드라마 '더 빅 도어 프라이즈'(The Big Door Prize)가 대표작이다. 한국 스튜디오드래곤과 미국 스카이댄스미디어가 공동 제작한 이 드라마는 국내제작 스태프들이 합류해 한국기업이 만든 첫 ‘미드’로 K콘텐츠의 해외진출방식의 분기점을 이룬 시도로 평가받고 있다.

국내 제작사가 콘텐츠나 리메이크 권리를 판매하는 것을 넘어 미국 드라마 시리즈 제작에 나선 것은 최초다. 국내제작진이 직접 이런 글로벌제작 프로세스에 참여했다는 점에서 우리 콘텐츠산업의 지평을 더 넓힐 수 있는 기회도 됐다. 베끼기로 시작했지만 혁신으로 재창조한 K콘텐츠산업 특유의 또다른 도전인셈이다.

이 과정의 타임라인에 모두 관여했던 준오 대표는 "앞으로 한국콘텐츠시장에 독특한 기회들이 더 많아질 것"이라고 밝혔다.

"글로벌 OTT 업체들이 모두 한국콘텐츠를 욕심내고 있어 한국콘텐츠 제작수요는 양적으로 넘쳐날 거예요. 넷플릭스, 디즈니플러스 뿐 아니라 더 많은 OTT업체들이 한국시장에 직접 진출하기 위해 몰려올 겁니다. 한국은 이런 기회들을 잡아야 합니다."

할리우드에서 벌어지고 63년만의 미국 배우·작가 조합 파업과 관련된 동향도 전했다. 그는 "최대한 빨리 해결되길 기대한다"며 "오랫동안 예약돼 있던 영화 및 텔레비전 제작 일정들이 중단되면서 세계 콘텐츠 시장에 혼선과 차질이 벌어지고 있다"고 설명했다.

배우조합과 작가조합은 할리우드 양대 노조로, 이들 두 조합이 동반 파업을 벌이는 것은 1960년 이후 처음있는 일이다. 유명 배우들도 파업을 지지하고 있다.

준오 대표는 "개인적으로 영화에 가졌던 관심을 드라마로 확대하고 있다"며 "한국콘텐츠를 세계시장에 널리 확산시키는데 스카이댄스미디어도 적극적으로 일조하고 싶다"는 말을 남겼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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